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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슨해진 거리두기… 향후 시민 참여도가 코로나19 해결 관건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4-06 06:00:00 수정 : 2020-04-06 11: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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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공원·교회 현장 스케치/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 나들이객 쏟아져/ 출입 허가된 서울숲도 사람들 크게 몰려/ 광주 호수공원·청주 무심천 등도 혼잡/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또 예배/ 일별 인구 이동량도 조금씩 상승 시작/ 이와중에 국가기술자격시험 실시 논란/ ‘거리두기’ 느슨… 전문가 “방심은 금물”
통제 사각지대인 서울 여의도 여의나루역 앞은 벚꽃 구경을 나온 인파로 가득 차 있다. 이재문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기간을 19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이 무색하게 5일 주요 공원과 관광지에는 상춘객이 몰렸다. 일부 교회는 현장 예배를 진행하기도 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느슨해 진 것이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으로 2주간 시민들의 참여도가 코로나19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서울 여의도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벚꽃축제가 취소되고 벚꽃 감상의 중심지인 윤중로 벚꽃길은 폐쇄됐지만 시민들은 윤중로 초입까지의 길과 여의도 한강공원 등에서 봄나들이를 즐겼다. 서울시는 윤중로 부근 버스정류소 7곳을 폐쇄했지만 인근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는 매번 열차가 정차할 때마다 많은 나들이객이 쏟아져 나와 이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도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출입이 허가된 서울 성동구 서울숲은 인기가 높아졌다. 서울숲 인근 한 카페의 직원 A씨는 “지난 주말엔 사람이 많아 자리가 없었을 정도였다”며 “서울숲은 폐쇄가 안 돼서 오히려 사람들이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 와스타디움에서 안산도시공사 직원 공개채용 필기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안산도시공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해 축구장 한가운데 좌우 5m 간격으로 140여개의 책상과 의자를 놓고 시험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광주 운천호수공원, 풍암저수지, 광주천변 등 벚꽃 명소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일부는 휴대용 텐트, 돗자리 등을 깔고 간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 벚꽃이 만개한 청주 무심천변에는 마스크를 쓴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공무원, 경찰 등이 보행 시 2m 이상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등 행정명령 이행을 지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5일 현장 예배를 강행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예배당에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이 근처 골목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는 이날도 ‘주일 연합예배’가 진행됐다. 지난달 29일 일요예배를 강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발된 이 교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 명령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2주째 현장 예배를 강행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도 온라인 예배와 함께 오프라인 예배를 병행했고, 구로구 연세중앙교회도 예배당 예배를 진행했다. 광주 1451개 개신교회 가운데 205곳도 현장에서 주일예배를 진행했다.

코로나가 바꾼 시험장 풍속도 5일 서울 용산구 용산공업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개별 부스에 들어가 용접기능사 실시시험을 보고 있다.(왼쪽 사진) 지난 4일 안산도시공사 상반기 공개채용 필기시험 응시자들은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 내 축구장에서 시험을 치렀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도 청년들의 취업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조치가 동원되고 있다. 뉴스1

한동안 중단됐던 국가기술자격 시험도 전국적으로 치러져 논란이 일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국가기술자격 정기 검정인 제1회 기능사 실기시험과 제67회 기능장 필기시험을 진행했다. 두 시험에 모두 2만5245명이 응시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달 22일 치를 예정이었던 이 시험을 이달 25일로 연기했으나 이번 시험은 예정대로 치렀다. 노동부는 시험장에서 수험생 간 모두 1 이상 거리를 유지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시험장에 들어갈 때는 세정제 등으로 손을 소독하게 했다. 발열 체크를 해 열이 나는 수험생에게는 응시 자제를 권고하되 본인이 응시를 원할 경우 별도의 공간에서 시험을 보도록 방역조치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 상황에서 대규모 시험을 치르는 게 적절했느냐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사람들의 이동이 늘고 있는 것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SKT와 통계청이 제공한 일별 인구 이동량 추이를 보면 최근 조금씩 상승세다. 31번 환자 발생 후 신천지를 중심으로 환자가 폭증하면서 2월29일 이동량은 849만명으로 최저치였다. 이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발표된 3월21일 1325만건의 이동량이 나타났고, 일주일 뒤인 3월28일에도 1302만건으로 차이가 별로 없었다. 지하철 강남역의 일평균 승차 건수도 2월 1∼19일 약 12만명, 2월 20∼29일 약 6만명으로 줄다가 2월29일 이후 7만∼8만명으로 집계됐다.

장기간 방역활동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데다 수천명씩 늘던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줄면서 긴장이 풀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자칫 그동안의 성과를 무위로 되돌릴 우려가 크다. 방역당국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은 지난달 6일 38건(19.8%)에서 31일 3건(6.1%)으로 감소했고, 신규 집단감염 발생 건수는 3월12∼21일 11건에서 3월22∼31일 4건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에서 (확진자) 숫자가 증가하는 속도가 대구, 경북보다 훨씬 빠를 수도 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지금 방심하면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정기석 한림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는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기보다) 집단감염이 벌어졌을 때 파급이 높거나 감염 위험이 우려되는 클럽 등 시설을 선별해 강력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며 “운영을 금지하고, 정부가 경제적 보상을 해주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일인 5일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대구시 지하철 1호선 객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인다. 지하철 객실 바닥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좌석에 앉을 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정부 ‘거리두기’ 연장 목표 ‘신규 확진 50명 미만’ 왜… 병상 등 국내 중환자 치료역량 감안

 

정부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하면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 50명 미만’이란 목표를 내건 건 국내 코로나19 중환자 치료 역량을 고려해서다.

 

5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국내 대형병원은 총 97곳이다. 이들이 보유한 음압 중환자실은 현재 100∼110개 수준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런 현황을 설명하면서 “하루 50명의 확진자가 생기고 이 중 10%인 5명이 중환자가 되고, 이들이 보통 21일간 치료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총 105병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계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현재 중환자가 되는 비율은 5% 수준이라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이 경우 50∼60병상으로 중환자 관리가 가능하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아래로 내려가면 국내 중환자 치료체계에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는 뜻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 오른쪽)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신규 확진자 수와 함께 감염경로 미확인 신규 확진자 비율을 5%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코로나19 감염 원인을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는 지난 3월 첫째주 하루 평균 53명이 발생해 전체 확진자의 17%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주 하루 평균 5명으로 줄어 그 비율이 5%까지 내려갔다. 정부는 이 비율이 3∼5% 이하로 관리되길 바라고 있다.

 

실제 이렇게 드러나지 않는 감염 경로를 관리하는 게 하루 신규 확진자 수를 낮추는 데 관건이 될 것이라는 게 방역당국 측 설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차피 그 경로가 드러나 있는 해외유입이나 확진자 접촉 사례보다 가장 크게 우려하는 건 전파 연결고리를 잘 모르겠는데 지역사회에서 발생하고 있는 확진 사례들”이라며 “그 드러나지 않은 연결고리는 결국 대형병원, 요양병원, 요양원, 사회복지시설 등으로 가서 많은 희생자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휴일인 5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육군 50사단 소속 장병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은 깜깜이 확진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대본과 지자체·의료기관 간 협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권 부본부장은 “지자체에서 매번 발생하는 사례에 대해 기초역학조사서를 자세히 확인하고 신속한 시간 내 완료해 방대본이 이를 바탕으로 전체를 분석하고 파악하는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며 “일선 의료기관에서도 특별히 산발적인 사례에 대해서 진행한 환자 조사 내용을, 방대본에서 빠른 시간 내에 집계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경·이강진·박지원·김승환 기자, 광주=한현묵 기자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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