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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만 하는 野 도움 안 돼”… “文 찍었지만 지금은 아냐” [권역별 판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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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4-05 18:43:49 수정 : 2020-04-06 14: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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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부산·울산·경남/ ‘정권심판권’ ‘코로나 안정’ 거센 충돌/ 유권자들 엇갈려… 인물·당 사이 고민/ 통합당 10석 탈환 목표… 일부선 고전/ 민주당, 부산 현역 6명 중 5명 선전/ 부동층 민심 잡기가 승부 결정할 듯
4·15 총선을 열흘 앞둔 5일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수영구서핑협회, 크레이지서퍼스 등 해양레포츠 동호인들이 SUP(스탠딩 패들보드)을 타고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금은 정부에 힘을 모아야 할 때 아닌가요.” 지난 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영광서점 앞에서 만난 박채희(42·여)씨는 ‘코로나19 극복’을 4·15 총선 투표를 결정할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연제구에 거주하는 박씨는 “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응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잘못했다고만 지적하는 야당의 비판은 오히려 위기 극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역 앞에서 만난 택시기사 황정주(69)씨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경기 침체로 힘들었는데 지금은 수입이 3분의 1로 줄었다”며 “3년 전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지만 지금은 아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코로나19 안정론’과 미래통합당의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정권 심판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지만 ‘정부 지원론’도 만만치 않아 부동층의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현역인 부산 6석, 경남 3석(김해갑·을, 양산을)과 정의당 1석(경남 창원성산)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부산 내에서는 2∼3석 탈환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 6석이 걸린 울산에서 통합당은 기존 의석(3석)을 지키고 2곳 이상 더 가져온다는 목표다. 통합당 후보로 남을에 출마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5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울산은 조선·자동차 주력 산업 침체 때문에 정부에 대한 부정 여론이 강한 데다 동구와 북구는 여권이 분열해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는 민주당 이상헌 의원 지역구다.

 

부산·경남에서는 민주당 현역 의원 9명이 정권 심판론의 바람을 뚫을 수 있을지가 변수로 꼽힌다.

 

부산일보가 지난달 25∼2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한 여론조사에 따르면(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현역 의원 6명 중 박재호(남을)·김해영(연제)·김영춘(부산진갑)·최인호(사하갑) 의원 지역구에서는 정권 심판론을 지지하는 응답률이 정부 지원론을 오차범위(±4.2∼4.4%) 밖에서 앞섰다. 조사하지 않은 윤준호 의원(해운대을) 지역구를 제외하면 전재수 의원(북강서갑) 지역구에서만 정권 심판론(44.8%)과 정부 지원론(43.0%)이 박빙이었다. 민주당 김정호 의원과 통합당 장기표 후보가 맞붙는 경남 김해을에서는 정부 지지론이 45.0%, 정권 심판론이 41.6%를 기록했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민주당 김두관 의원(41.2%)과 통합당 나동연 후보(40.3%)이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4∼26일 자체 조사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에서 정권 심판론 지지 여론이 46%, 정부 지원론이 41%를 기록했다. 2주 전 같은 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55%, 정부 지원론이 34%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격차가 다소 줄었다. 통합당이 강조하는 정권 심판론이 다소 주춤하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사태 속 정부 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합당 지지가 강한 해운대갑 지역구에서도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대한 긍정 여론이 49.1%, 부정 여론이 45.9%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지난 4일 부산MBC에서 주최한 TV토론회에서 “마스크 줄은 다행히 많이 줄었다. 남구와 대한민국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발전을 위한 일꾼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 극복을 강조했다. 부산 지역의 한 통합당 현역 의원은 “무조건 정부를 비판하고 공격만 해서는 중도층 민심을 우리 쪽으로 끌어올 수 없다”며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메시지가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권자들은 인물과 당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부산 북구 구포시장에서 만난 시장상인 최모(60·여)씨는 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박민식 후보(북·강서갑)의 유세를 들으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시장 입구에서 펼쳐진 유세장에는 중장년층이 다수였다. 김 위원장은 “굶어 죽으나 코로나로 죽으나 매한가지”라며 통합당 지지를 호소했다. 최씨는 “정부가 잘못한 게 미워서 야당을 뽑을 거지만 그렇다고 전 의원이 지역구 활동을 못 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4일 부산 남구 용호로에서 남구을 이언주(오른쪽 첫번째)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가운데는 하태경 해운대갑 후보. 연합뉴스

부산 남구에서 열린 통합당 이언주 의원(남을)의 유세장. 유세를 지켜보던 박모(35·여)씨는 “국회의원,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이 모두 민주당 일색이라서 전혀 견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조 전 장관 관련 의혹을 나열하는 이 후보의 유세 발언에 대해 “조국과 지역구 선거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인물을 보고 뽑을지, 견제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남은 선거 기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여당 지지를, 통합당은 코로나19 이후 정부의 경제위기 대응능력 부족을 집중적으로 지적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은 김영춘 의원은 지난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대미문의 상상력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정부에 힘을 실어 달라”고 당부했다. 통합당 이진복 총괄선대본부장은 “정권 심판이란 PK 유권자들의 열망을 받들어 이번 총선에서 꼭 바꿔보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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