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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시선] 온라인 개학, ‘디지털 불평등’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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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31 23:19:03 수정 : 2020-03-31 23: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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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정보화 인프라 구축 기회로 삼아야 / 맞춤형 교재·교사 역량 보완 등 준비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초중등학교의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다. 교육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다. 이제 개학을 연기하는 것은 법령상 한계에 이르렀다. 최후의 보루는 개학을 한 학기 연기해서 9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가을학기제를 도입하는 것이지만 그건 아직까지 논의 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온라인 개학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로 보고 이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학교의 온라인 수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 접근이 어려운 학생, 쌍방향 수업, 학교와 교사의 준비 부족, 온라인 수업이 어려운 학생 문제 등이 지적되고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교육학

하지만 위기는 혁신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온라인 교육을 통해 학생의 소질과 학습 속도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자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지만 그간 전통적인 수업을 바꾸지 못했다. 이번 기회에 김대중 정부에서 추진한 학교정보화 사업의 전통을 이어받아 범부처 차원의 제2의 학교정보화 사업을 통해 교육 정보화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전국의 학교, 모든 교사들이 온라인 맞춤형 수업 역량을 높여서 사태 해결 뒤에는 우리가 바라는 미래 교육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수업에 대해 차질 없는 준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모든 학생이 온라인 수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교육청과 학교는 저소득층, 다자녀가구 등 학습용 스마트 기기가 필요한 대상자에게 기기를 대여하는 방법을 준비하고 있는데, 개학 전에 차질 없이 공급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역별 공급망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국난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 공급 기업들이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지원이 필요한 대상에게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상황에 맞는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수업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실시간 쌍방향 온라인 수업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시간 온라인 접속 품질 차이로 수업 진행의 어려움, 웹캠이나 마이크 등 장비의 준비 부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하지만 화상회의 방식의 쌍방향 온라인 수업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EBS나 KERIS 등에서 개발된 기존 교육 콘텐츠 활용, 과제 수행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등도 온라인으로 가능하다. 교과의 내용적 특성, 학습자의 발달 수준과 준비도, 지역의 온라인 접속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교사들은 온라인 수업을 위해 철저히 준비해야 하다. 온라인 수업에 익숙하지 않은 많은 교사들은 처음부터 무리한 기준을 설정하지 말고 점진적 목표를 설정하여 준비하고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사들은 본인들의 강점을 살리면서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대면수업이 재개된 이후에 시행될 평가 등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

넷째, 온라인 수업을 스스로 수행하기 어려운 대상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장애학생 등의 경우에는 혼자서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다. 담당 교사는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 학생의 학습 지원 역할을 구체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보호자의 지원이 어려운 가정의 경우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긴급 돌봄 서비스처럼 학교에 등교하도록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상태로 학습에 임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우리 국민은 역사상 여러 번의 국난을 겪었고, 슬기롭게 극복한 저력이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서도 온 국민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바라보는 국민 모두는 학교가 이 상황을 잘 해결하는지 지켜보는 심판이나 관중이 아니라 바로 주인공이다. 학교의 잘잘못에 대해 비판하거나 문제를 삼기보다는 적극적인 신뢰를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에 대해 서로 격려하고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수 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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