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강병규가 ‘형사처벌’ 주장한 윤청자씨…천안함 유족 보상금 전액 軍 기부 ‘재조명’

관련이슈 이슈키워드

입력 : 2020-03-30 23:00:58 수정 : 2020-03-30 23:00: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11년 3월25일 오전 경기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의 ‘영주함’(1200t급)에서 열린 ‘3·26 기관총 기증식’에 참석한 윤청자씨가 기관총을 붙잡고 오열하고 있다. ‘3·26 기관총’은 2010년 3월26일 천안함 폭침 당시 순국한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인 윤씨가기탁한 1억898만8000원의 성금으로 구입한 ‘K-6’ 기관총 18정으로, 천안함 피격일을 잊지 말자는 뜻에서 이렇게 명명됐다. 평택=연합뉴스

 

유튜버로 활동 중인 프로야구 선수 출신 강병규가 5회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취임 후 처음 참여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다가가 아들을 잃은 어미의 심경을 호소한 ‘천안함 46용사’ 고(故)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를 두고 형사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가운데 윤씨가 2010년 6월 유족 보상금 등으로 받은 1억원 전액을 이명박 정부에 기탁하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안보를 해달라”고 당부한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윤씨는 당시 초청을 받고 방문한 청와대에서 편지를 통해 “정치하는 사람들이 안보만큼은 하나 된 목소리를 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1억원 외에도 국민성금으로 받은 898만8000원등 총 1억898만8000원을 해군 2함대에 전달했다.  

이명박 대통령(오른쪽)이 2010년 6월15일 청와대에서 천안함 피격으로 숨진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군은 심사숙고한 끝에 이 성금을 포함해 5억원을 들여 함정에서 적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K-6 기관총 18정을 구입, 천안함과 동급인 1200t급 초계함인 ‘영주함’ 등 2함대 소속 9척에 2정씩 장착했다. 또한 총신에 ‘3·26 기관총’이라고 새겼다.

 

이 문구는 당시 ‘천안함 피격사건을 잊지 말자’는 윤씨의 부탁으로 새겨졌다.

 

애초 해군은 ‘민평기 기관총’으로 명명할 계획이었으나 윤씨 등 유족은 천안함으로 희생된 46명의 순국열사 모두를 기릴 수 있게끔 “3·26이 더 의미가 있다”며 입을 모아 한사코 사양했다는 전언이다. 

 

드디어 2011년 3월25일 오전 경기 평택 소재 해군 2함대 사령부의 영주함에서 천안함 피격사건 1주기를 맞아 열린 ‘3·26 기관총 기증식’이 열렸다.

 

윤씨는 기증식 후 영주함에 승선해 새로 장착한 3·26 K-6 기관총을 살펴 봤으며, 가슴에 묻은 아들이 떠오른 듯 기관총을 붙잡고 오열해 주위를 뭉클하게 했다. 

 

윤씨는 2013년 5월 인터뷰 전문매체 탑클라스에 아들을 잃은 뒤 남편 또한 슬픔으로 매일같이 술을 마시다 방광암 말기 판정을 받았던 사연을 전했다.

 

농사를 지어 생계를 해결한다고 밝힌 윤씨는 ‘밤마다 꿈속에서 아들을 찾아 헤멘다’며 심경을 구구절절 밝혔다.

 

유족 보상금을 내놓고 3·26 기관총을 기부한 연유에 대해 윤씨는 “아들을 다시 만들 수도 없고, 흙으로 구울 수도 없고, 사올 수도 없고”며 “아깝고 원통하고 애통한 것을 말로 다하지 못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먹지도 자지도 못하니까 손녀딸이 죽을 끓여 입에 넣어주는데, ‘아들을 그냥 보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신이 번쩍 났다”고 털어놨다. 

지난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취임 후 처음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분향을 할 때 천암한 당시 숨진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다가가 질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이후에도 천안함 피격사건과 관련해 줄기차게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 온 윤씨는 천안함 피격사건 10주기를 맞은 올해에도 지난 27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희생된 ‘서해 수호 55용사’를 기리려고 마련됐는데, 당시 현충탑 앞에서 분향을 하려던 문 대통령에게 다가간 윤씨는 소맷단을 붙잡고 “대통령님, 이게(천안한 피격사건) 북한 소행인가, 누구 소행인가 말씀해달라”고 물었다.

 

예상치 못한 일에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짓던 문 대통령은 이내 “정부의 입장은 같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그럼에도 “여태 북한 짓이라고 진실로 해본 일이 없다”며 “이 늙은이 한 좀 풀어달라”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 아니냐”라며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거듭 답했다.

 

이를 들은 윤씨는 “다른 사람이 이게(천안함 피격사건) 대한민국에서 하는 짓인지, 저기(북한)인지 모르겄다고 그러는데, 제가 가슴이 무너진다”며 “대통령께서 꼭 좀 밝혀달라”고 다시 한번 호소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걱정하시는 거 저희 정부가 (살펴보겠다)”고 다독였다.

강병규 트위터 갈무리

 

이 같은 윤씨의 호소가 복수의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강병규는 지난 29일 트위터에 “문 대통령에게 들이댄 할머니를 보고 경악했다”며 “경호원 전부 잘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 할머니(윤씨)는 신원 조사 후 행적과 과거를 파헤쳐 형사처벌 꼭 해야 한다”며 “코로나 바이러스를 대통령에게 옮길 수도 있는 비상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동정은 금물”이라며 “사람 좋다고 만만하게 대하면 죽는다는 것 보여줘라. 반드시 청와대여”고 아들을 잃은 비통함에 쌓여 있는 고령의 윤씨에게 이루 형언하기 힘든 폭언을 쏟아냈다. 

 

장혜원 온라인뉴스 기자 hodujang@segey.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태리 '정년이 기대하세요!'
  • 김태리 '정년이 기대하세요!'
  • 김신록 '매력적인 미소'
  • 정채연 '여신의 하트'
  • 박보영 '빠져드는 눈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