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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마스크 못 구해 난리인데… "수요 줄이라"는 정부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03 15:35:50 수정 : 2020-03-03 20: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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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심화,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는 가운데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의 발언이 논란이 될 조짐이다.

 

김 실장은 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국민이 마스크에 대한 수요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마스크 한 개로 3일씩 써도 지장없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조 “하루 1000만장 생산해도 부족…마스크 수요 줄여야”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마스크 수급 불균형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는 마스크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정부가 물가 안정법에 근거해서 긴급 수급조정 조치를 시행했는데 사실 세세한 현장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고, 그 과정에서 혼란이 있었다는 점은 솔직하게 인정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은 그 다음에 나왔다. 김 실장은 “정부는 (마스크)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들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수요도 조금 줄일 필요도 있다. 하루에 1000만장을 생산해도 우리 인구 5000만명에 경제활동 인구 2800만명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수성우체국 앞에서 시민들이 정부가 공급하는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김 실장은 이어 “(마스크 공급 방식과 관련) 농협과 우체국은 전국에 유통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쉽게 전달할 수 있지만, 국민 모두에게 가장 확실하게 공급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은 약국”이라며 “약국은 건보시스템을 통해 모두 등록되기 때문에 구매량을 체크할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정부 노력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지만 ‘국민도 마스크에 대한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의 김 실장 발언은 대다수 국민이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구매하는 상황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다수 국민이 마스크 구매를 위해 외부에서 장시간 줄을 서고, 인터넷 구매를 위해 수십회씩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앞서 문재인정부는 우리 국민이 쓰기에도 부족한 대량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해찬(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당 회의에서 마스크를 고치고 있다. 뉴시스

◆이해찬 “마스크, 한 개로 3일씩 일주일에 두 개면 충분”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마스크 발언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대책위·최고위 연석회의에서 “현재 공급 물량으론 모든 국민이 하루에 한 개씩 쓰기는 어렵다”며 “마스크 생산량은 하루 최대 1300만개로 이 중 300만개는 매일 마스크를 바꿔야 하는 의료진, 다중시설 종사자가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일주일에 두 개씩만 마스크를 써도 무방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러스 침투를 막기 위해 마스크 재사용을 금지한 의료계의 설명과 상반된 것이다. 이 대표는 “저도 (마스크) 두 개를 갖고 일주일을 사용한다”며 “집에 있을 때는 사용을 안하고, 한 개로 3일씩 쓰는 데 아직 큰 지장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당장 미래통합당은 이 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한표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지만, 여당 대표라는 분은 마스크 하나를 3일씩 써도 지장이 없다고 했다”며 “과학적 근거 없는 얘기나 하는 게 현 정부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일한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회용 마스크는 자주 교체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식약처는 일회용 마스크를 하루 이상 사용하면 안되고 하루 동안에도 오염되거나 훼손돼 기능 유지가 어렵다고 했다”며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우리를 어디까지 몰아넣으려고 하느냐”고 지적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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