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장이 아닌 의료복을 입은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 확산 중인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두고 각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안 대표가 2일 이틀째 봉사를 이어갔다. 일각에서 제기된 안 대표의 ‘의사 면허’ 관련 의혹에 국민의당은 “안 대표의 의사면허는 살아 있다”며 반박했다.
안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이날 봉사에는 사공정규 동국대 의대 교수가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공 교수는 국민의당 대구시당위원장이자,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위원회 위원장이다.
앞서 안 대표가 전날 오후 5시30분쯤 진료를 마친 뒤 옷이 땀에 흠뻑 젖고 지친 표정으로 병원을 나서는 사진이 공개되며 세간에선 찬사가 이어졌다. 일부 누리꾼은 안 대표의 해당 사진이 공개된 이후 “안철수의 정치인생 중 가장 잘한 일 같다”거나 “감동이다”라는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대 의학박사를 취득한 의사인 안 대표는 1989년부터 1991년까지 단국대 의대 전임강사로 일하며 의예과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안 대표는 컴퓨터 백신을 개발하면서 벤처 사업가로 변신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30여년 전 의사로 일했을 뿐인데, 의사 면허도 없이 의료봉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당은 해당 의혹에 대해 “안 대표의 의사면허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김도식 국민의당 대표 비서실장은 “의료봉사는 면허가 있는 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 대표가) 진료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8∼10시간 진료를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환자가 밀려 들어오고 있는데 일손은 부족하고, 의사 수는 한정된 상황이라 안 대표가 8~10시간씩 진료할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안 대표의 대구 의료봉사에는 그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도 함께했다. 김 교수 역시 의사라 의료봉사가 가능하다.
한편, 안 대표는 제101주년 3·1절인 전날 성명을 내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속수무책의 정부를 지켜보면서 지금 국가는 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정권은 도대체 세월호 참사, 사스·메르스 사태 등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무엇을 고쳤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의료인들이 자원해 대구로 향하고 기업들의 지원이 줄 잇고 있는 것을 언급하면서 “정권이 무너뜨린 희망을 국민이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며 “국가가 못하니 국민들 스스로 위대함을 발휘하며 역경을 이겨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날 예정했던 유튜브 방송은 취소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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