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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도 ‘표창’ 수여… ‘특정종교’ 연관설 부담스러운 정치권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01 15:09:05 수정 : 2020-03-01 1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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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두고 여권을 중심으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앞서 친문(친문재인) 지지자들은 2017년 권영진 대구시장이 신천지 측에 표창장을 수여했다는 점을 들어 미래통합당과 신천지 간의 연관설까지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등 여권 인사들도 과거 신천지에 포상을 수여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야 정치권에선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특정 종교에 떠미는 듯한 행태는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여권 “코로나19 확산은 신천지 탓…검찰, 강제조사 필요”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권 인사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신천지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진원지의 책임자 이만희 총회장을 체포하는 것이 지금 검찰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신천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은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서 이만희 총회장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한다“며 “(검찰)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만희 총회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 등으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산) 사태의 핵심 책임은 이만희와 신천지교의 지도부에 있고, 분명하게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서울시는 이미 경고했듯이 모든 권한과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민주당 송영길·홍익표 의원 등도 신천지를 두고 “코로나19를 의도적으로 확산시키려 한다”, “명백한 범죄행위” 등 상식적으로 수긍하기 힘든 표현을 쓰며 맹공에 나섰다. ‘차별’과 ‘혐오’, ‘배제’ 등의 비판에 누구보다 앞장서 온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23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신천지를 비판하는 다른 페친(페이스북 친구)의 글을 게재하는 등 공격에 나섰다. 

 

여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통합당까지 겨냥했다. 민주당 영입인재 이탄희 전 판사의 부인 오지원 변호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곽상도 통합당 의원이 과거 ‘㈜신천지농장’ 소유 부동산에 근저당을 설정했다는 2014년 기사를 언급하며 ‘신천지곽상도’란 검색 키워드를 올리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이 신천지와 미래통합당·새누리당의 연관설을 제기하며 공유하는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친문 지지자들도 온라인 상에서 “코로나 확산은 신천지와 미래통합당의 총선 전략이다”, “새누리당 로고와 신천지 로고가 닮았다” 같은 글들에 대한 공유를 독려했다. 이들 사이에선 새누리당의 당명을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지었다는 주장이 나돌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창당 당시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이준석 통합당 최고위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당명 결정 회의에 참석했다. 그래서 잘 아는데 국민 공모로 (당명이) 들어와서 열 분을 시상했다”며 “(소문은) 일종의 유언비어처럼 떠도는 낭설”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신천지, 여야 구분없이 표창장 받아…박원순도 두 차례 표창

 

그렇다면 정말 신천지는 야당하고만 연결고리가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신천지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았다. 심지어 박원순 서울시장도 임기 중 두 차례나 걸쳐 신천지 측에 표창장을 수여했다. 여야 정치권에서 공히 “코로나19 확산을 두고 무분별하게 특정 종교와 연관짓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16년 12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신천지예수교 자원봉사단에 수여한 표창장. 온라인 사이트 캡처

우선 박 시장은 2014년 신천지 교인에게 도시락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웃사랑을 실천했다며 ‘서울특별시봉사상’을 수여했다. 2016년 12월엔 신천지 OO교회 자원봉사단이 서울 가꾸기 사업 추진과 관련해 큰 노력을 발휘해 ‘주민 참여형 자율청소 우수단체 공모’에서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며 모범상을 수여했다. 

 

2017년 12월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이 신천지자원봉사단에 수여한 표창장. 온라인 사이트 캡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는 현직 시절인 2017년 7월 천안신천지자원봉사단에게 “전국소년체육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기여한 공이 커 노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표창을, 같은해 12월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은 신천지자원봉사단에게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큰 노력을 했다”며 표창을 각각 수여했다.

 

2017년 6월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신천지자원봉사단에 수여한 표창장. 온라인 사이트 캡처

이외에 권영진 대구시장(2017년)과 유시민 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2003년), 이시종 현 충북도지사(2016·2017년),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2015년),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2006·2010년) 등도 신천지 측에 표창상을 수여한 바 있다.

 

신천지는 포교 목적으로 심리상담, 학회, 미용 등 다양한 분야와 형태의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31번 확진자와 같은 신천지 소속 교인들은 경북 청도군에서 미용봉사를 벌였다. 이날 청도군에 따르면 31번 확진자가 소속된 신천지 ‘늘푸른봉사단’ 소속 사람들은 풍각면 현리경로당에서 미용 봉사를 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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