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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럽기업도 한국사회 일원 … 투자·고용 증대 기여”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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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8 19:09:06 수정 : 2020-02-18 19: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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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 / 360개 업체 직원 5만명·매출 71조 / 토종기업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 / 똑같이 세금 납부하고 기부도 활발 / 韓정부, 발빠른 움직임 강점 있지만 / 정책 시행 전 충분한 조정기간 필요 / 새 규제 앞서 다양한 의견 공유해야
“한국에서 활동하는 유럽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기업과 같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증대에 노력하며 한국 사회에서의 역할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유럽 기업들이 한국 사회 발전에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유럽 기업들이 동일한 조건으로 국내 기업들과 경쟁하며 한국 사회의 일원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 기업도 국내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득세·법인세·교육세 등을 납부하며 사회공헌·기부·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실라키스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를 맡고 있다.

 

실라키스 회장은 새로운 세상으로 변모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변화를 견인하기에 앞서 정부와 기업의 보다 긴밀한 대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뷰 직후 발표된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 등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 소식엔 누구보다 기뻐했다. 그는 “한국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의 강자였으며, 기술과 혁신 분야에서도 강력한 역량을 발휘해 온 경제대국”이었다며 “최근엔 방탄소년단(BTS)의 음악과 영화 기생충의 역량에서 확인된 것처럼 문화강국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실라키스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에서 5년 가까이 지냈다. 옆에서 지켜본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야기한다면.

“한국은 안정적이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제일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새로운 세계로 변모하려는 노력이다. 한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세상은 훨씬 더 ‘연결되고 디지털화’(connected and digitalized)된 세계다. 이 새로운 세상으로 변모하려는 한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지지한다.”

―그렇다면 보완해야 할 점은.

“동전의 양면은 항상 있다. 사업 분야로 한정한다면, 규제 강화와 정책 시행 이전에 충분한 조정 과정을 두면 어떨까 싶다. 규제로 인한 손해와 이익의 밸런스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사이에 더 많은 논의와 협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규제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사항이 적용되기 전에 이해관계자들이 변화된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고 설명하는 논의 과정을 강화했으면 싶다.”

―규제와 관련해서, 지난해 한국 사회는 ‘타다’로 대표되는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해 논란을 겪었다.

“전통적인 사업의 세계는 오랫동안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계속 보호할 수 없지만, 전환 단계를 제대로 거치지 않는다면 새로운 세계를 받아들일 수도 없다. 그래서 ‘타다’의 경우 충분한 논의와 이해 단계가 있어야 한다. ‘옛것’의 ‘새로운 것’을 향한 변화는 짧은 기간에 가능하지 않다. 전통적인 산업 부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생활도 보장되도록 해야 하지만, 다수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정책과 규정을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앞서 말한 논의와 충분한 적응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 회장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유럽 기업들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이런 과정은 한국의 산업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듯하다.

“물론이다. 한국의 산업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 한국은 빠르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정성, 예측 가능성과 동시에 모든 변화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의과정을 두는 게 좋다.”

―외국 기업 입장에서 빠른 변화가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로도 들린다.

“국내외 기업을 막론하고 경영 안정성 확보는 필요하다. 기업은 정책 변경 전에 장기 계획과 변화에 대한 대비를 통해 정부와 공동목표를 바라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한국의 대응은 민첩했다고 느끼나.

“탁월하다. 한국 정부는 중국에서의 상황을 잘 관찰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치에 따라 잘 협력하고 있다. 공항에서의 절차도 신속하게 대응하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신속하게 조치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입국자 숫자에 비해 확진자는 비교적 적다.

―기업 관점에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어떤가.

“산업적인 관점에서 후베이성을 비롯해 중국의 많은 공장과 산업들이 일시적으로 멈춘 상태다. 당장 자동차, 전자, 섬유 등 여러 산업의 공급망이 약해질 것이다. 전체 상황이 언제쯤 진정될지도 예측하기 힘들다. 다행히 중국과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이번 사태가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영향은 있겠지만, 산업과 경제 전체에 미치는 전체적인 영향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유럽상공회의소가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나.

“2013년 유럽상공회의소 설립 이래 유럽 기업의 한국 진출 사례는 크게 늘고 있다. 유럽상공회의소는 현재 약 5만명의 직원과 7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360곳의 유럽 기업을 대표한다. 이는 유럽 기업들이 고용 창출 등을 통해 한국 사회에 기여하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반대로 유럽 기업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기회의 땅이다. 한국은 이미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국가지만, 여전히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여러 나라와 체결한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를 기반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성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유럽이 한국 최대 외국인직접투자(FDI)국이라는 점에서 또 확인할 수 있다.”

―유럽 기업 문화에서 부러운 점은 상생 문화이다.

“유럽, 특히 독일은 중소기업 친화적인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중소기업은 2명에서 100명, 1000명에 이르는 회사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아우르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경제 환경의 변화에 쉽게 반응해 적응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중소기업은 특정 분야에 매우 전문화돼 있고, 대기업은 이런 점을 필요로 한다. 이런 문화가 조화를 이룬다면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게 된다. 유럽상공회의소 회원사 대부분은 중소기업인 만큼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와 협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미 박영선 중기부 장관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으며, 박 장관이 유럽 국가를 방문하는 등 열린 소통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유럽의 움직임에 대한 배경과 생각은.

“글로벌 자동차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말에 따르면, 모빌리티의 미래는 전기차다. 전기차의 성능과 가격은 배터리에 직접적으로 의존한다. 따라서 자동차회사들이 효율적이고 가벼운 고전력 배터리를 개발하고 주원료인 배터리 셀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공동으로 수행하는 노력과 투자는 엄청나다. 유럽의 엄격한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혹은 배터리 전기 자동차를 개발하려는 유럽 자동차회사들은 이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일부 외국 완성차 업체가 미국 등 거대시장과 달리 특정국 소비자를 차별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곤 한다.

“기업들이 미국, 한국, 혹은 그리스와 같이 작은 나라의 소비자라도 국가별로 차별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품은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지만, 국가별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수입 회사의 능력과 책임이다. 가령 국내 법인이나 지역 판매 법인인 벤츠코리아, 폭스바겐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등은 국가별 문화적 배경, 소비자의 니즈, 정서를 이해하고 시장의 특색에 맞추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결코 소비자를 차별하려는 의도나 전략은 아니다. 또 기업이 따라야 하는 국가별 법률과 규정이 있으며 때로는 이런 법적 배경에 따라 다른 국가들에 비해 운영방식이 달라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한국은 매우 중요하고 강력한 시장이기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을 차별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대담=박종현 산업부장, 정리=이우중 기자

 

◆실라키스 회장은… ●그리스 출생(1966년) ●영국 켄트대학교 전자공학·의료전자공학 ●영국 런던대학교 소속 임페리얼 칼리지 경영학 석사 ●메르세데스-벤츠 그리스(1992) ●메르세데스-벤츠 브라질 법인 승용 부문 대표이사(2014)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2015) ●주한유럽상공회의소 회장(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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