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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부터 활개친 가짜뉴스… 어떻게 여론을 흔들었나

입력 : 2020-02-15 03:00:00 수정 : 2020-02-14 20: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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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 동아시아 / 2만2000원

가짜뉴스의 고고학 / 최은창 / 동아시아 / 2만2000원

 

유명인사의 스캔들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슈가 등장하면 수많은 기사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쏟아진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여론을 호도하는 가짜뉴스도 포함돼 있다. 진실이 아닌,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특정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보가 ‘뉴스’라는 이름으로 유통된다. 흔히 ‘가짜뉴스’라고 불리는 것들이다.

저자에 따르면 가짜뉴스가 만들어지고 유통되는 현상은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과거 로마시대부터 있었다. 로마시대 옥타비아누스(아우구스투스)는 경쟁자인 안토니우스에게 불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가짜뉴스를 퍼트렸다. 안토니우스가 클레오파트라 7세에 빠져 로마를 배신할 것이라고 소문을 낸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옥타비아누스는 안토니우스와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했고, 로마 최초의 황제가 됐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미국 독립전쟁에서 여론을 몰아가기 위해, 미국의 소설가 에드거 앨런 포는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날조한 기사를 작성했다.

저자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했을 때 가짜뉴스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인쇄술이 발명됐을 때, 라디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새로운 형식의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렸다. 현재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적된 것과 유사하다. 특히 최근 온라인에서 가짜뉴스의 전파는 색다른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굳이 뉴스 형태가 아니더라도 날조된 정보의 파편은 포털의 댓글, 소셜 미디어, 블로그, 메신저를 순식간에 넘나들면서 대중의 관심을 낚아채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가짜뉴스들이 개인의 사상과 신념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저자는 미국 2016년 대선에서 소셜 미디어로 퍼진 거짓(가짜뉴스)이 많았지만, 실제로는 극소수만 그 내용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TV 뉴스 등 전통적 플랫폼의 뉴스 보도가 유권자들에게 미친 영향력이 더 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가짜뉴스가 가져올 수 있는 위협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저자는 선동가의 거짓과 허위적 언사에 의해서 대중이 폭도로, 민주주의가 중우정치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자에 따르면 가짜뉴스를 통제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특정인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으며, ‘사상의 자유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되지 못하게 막아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 진짜 뉴스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트린다. 하지만 가짜뉴스를 통제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가짜뉴스를 통제하는 것은 정보 유통을 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보도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가짜뉴스의 통제를 위해서) 저널리즘의 신뢰 회복, 정확한 보도 관행, 팩트체킹의 강화, 뉴스 정보에 대한 비판적 수용도 중요하다. 진정한 해결책은 개인 발언자를 추적하는 방식이 아니라 허위정보가 전달되고, 증폭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수단이 되는 플랫폼의 역할에서 찾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이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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