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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간 피해액만 299억원…'코로나19' 직격탄에 여행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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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3 06:00:00 수정 : 2020-02-13 07: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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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두 달 전 가족여행을 위해 3박 4일 베트남 패키지 여행 상품을 구매한 최모(54)씨는 며칠 전 고심 끝에 여행을 취소했다. 가족끼리 어렵게 맞춘 일정인 데다가 48만원의 취소수수료까지 내야 해 고민이 많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중국 외 동남아지역으로까지 번지자 결단을 내렸다. 최씨는 “코로나19의 증상이 애매하게 나타난다는데, 괜히 (해외에) 다녀왔다가 가족이나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수도 있다는 것이 걱정돼 취소했다”고 말했다.

 

12일 코로나19의 제3국 감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최씨처럼 동남아지역 등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국가의 여행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 말 일본여행을 계획했던 직장인 이모(28)씨도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를 보며 일본여행을 포기했다. 이씨는 “사실 현 상황에서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간다는 게 걱정이 될 수밖에 없지 않으냐”며 “여행을 떠나는 게 더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 중앙사고수습본부도 제3국을 통한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동남아지역 등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국가(싱가포르·일본·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타이완)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객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 3층 여행사 창구가 한산하다. 연합뉴스

중국에 이어 동남아지역까지 여행 취소가 잇따르자, ‘사드보복’과 ‘일본불매운동’에 이어 코로나19란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본격화한 설 연휴 직전부터 이달 3일까지 주요 12개 여행사의 아웃바운드(내국인 국외여행) 취소 인원은 6만1850명으로, 피해액은 299억원에 달한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업체 등도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 피해액보다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서울시가 발표한 공항리무진버스 승객수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꾸준히 승객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의 해외여행자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동남아지역 여행상품이 전체 상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최근 여행업계의 특성상 ‘도미노 붕괴’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사드 및 불매운동 영향으로 인해) 동남아지역으로 자연스레 (상품이) 확산했고, 현재는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됐다”며 “최근 동남아상품의 상당 부분이 취소되면서 여행업계의 타격이 상당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일본불매운동이 터지기 전까지만 봐도 동남아상품이 전체의 30% 수준을 차지했지만, 일본여행 수요가 동남아로 이동하면서 60%를 넘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동남아상품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1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여행업계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줄어들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막연한 불안감이 조성된 상태를 정부가 바로잡아줘야 하는데, 현재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동남아국가 등에 대한) 여행 자제를 권고했는데, 이게 여행을 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호한 데다 여행사 입장에서는 손님을 보내지 말라는 건지, 취소수수료를 받지 말라는 건지 명확하지 않아 소비자와 여행사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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