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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해사 이벤트에 일본 국기·사무라이 칼 등장, 왜?

입력 : 2020-02-04 06:00:00 수정 : 2020-02-03 21: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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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 앞둔 4학년 생도들 위한 ‘군함 선택의 밤’ 행사 / 일본 요코스카·사세보에 배치된 군함들 고르는 순간 /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들 달려와 ‘격렬한’ 축하 보내
미국 해군사관학교가 매년 초 졸업을 앞둔 4학년 생도들을 상대로 여는 ‘군함 선택의 밤’ 행사에서 일본 요코스카 및 사세보 기지에 배치된 함정을 고른 생도는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들의 축하를 받고 일본도를 선물로 받는다. 사진은 지난해 ‘군함 선택의 밤’ 행사의 모습. 미 해사

최근 미국 해군사관학교에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군함 선택(ship selection)의 밤’ 행사가 열렸다. 오는 5월 졸업 그리고 소위 임관을 앞둔 4학년 해사 생도들이 장교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승선할 군함을 뽑는 것이 핵심이다.

 

졸업반 생도 전부가 이 의식에 참여하는 건 아니고 수상함 병과를 받은 생도만 참석 자격이 주어진다. 올해는 1000명 넘는 4학년 생도 가운데 수상함 병과에 배정된 254명이 군함 선택의 밤 행사에 참여했다.

 

3일 미 해군에 따르면 군함 선택의 밤 행사는 이렇게 진행된다. 강당의 중앙 무대에 칠판처럼 생긴 보드가 세워지고 거기엔 세계 각지의 미 해군기지 이름이 모두 적혀 있다. 기지 이름 밑에는 해당 기지에 배속돼 있는 함정 이름이 새겨진 종이가 잔뜩 붙어 있다. 곧 해군 소위가 될 해사 4학년 생도들은 자신이 탈 배가 정해지면 그 이름이 적힌 종이를 번쩍 들어올리며 자축한다. 이때 선배 해군 장교들이 박수갈채를 보내며 미래의 제독들을 격려하는 것이 행사의 대미에 해당한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행사이지만 한국인의 눈에는 다소 의아하게 보이는 장면이 있다. 바로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단의 참석이다. 미국 해군의 군함 대부분은 미 본토 및 하와이가 모항이다. 미국 밖의 해군기지로는 7함대(서태평양 관할)가 있는 일본의 요코스카와 사세보, 6함대(동대서양 및 지중해 관할)가 있는 스페인 로타와 이탈리아 나폴리 등이 대표적이다.

 

요코스카나 사세보가 모항인 군함을 선택한 해사 생도는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들로부터 아주 ‘격렬한’ 환영을 받는다. 해상자위대 대표단이 무대 중앙으로 뛰어나와 일본 국기를 펄럭이고 해사 생도에게는 칼을 선물로 준다. 흔히 ‘사무라이’로 불리는 옛 일본 무사들이 쓰던 칼이다.

 

일본 요코스카에는 미 해군 7함대 기지가 있다. 사진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방일 기간 중 요코스카 해군기지를 찾았을 때의 모습. 뉴스1

로타에도 미 해군기지가 있어 해사 생도 일부는 그곳에 정박한 군함에 배정을 받지만, 스페인 해군 관계자들이 무대로 뛰어나와 생도들을 축하하는 관행은 없다. 오직 일본 해상자위대만이 미 해사 생도들을 위한 행사에서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 해군 및 해양안보 전문가로 ‘미래 해군(Next Navy)’이란 인터넷 사이트를 운영하는 크레이그 후퍼는 이와 관련해 쓴 글에서 “처음 군함 선택의 밤 행사를 지켜봤을 때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들이 참여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적었다. 그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그들의 파트너인 미 해군을 향해 보이는 열광(enthusiasm)이 무척 신선하게 느껴졌다”며 “그런 열광적인 친미 감정은 요즘은 보기 드물기 때문”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로타 기지가 모항인 군함에 승선하게 된 미 해사 생도들을 스페인 해군 관계자가 찾아와 축하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며 “미국인의 마음을 얻었다는 점에서 일본 해상자위대는 군함 선택의 밤 행사의 진정한 승자”라고 평가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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