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세계 스마트폰 70% 생산…제조사, 신종 코로나 ‘직격탄’

SA “올 출하량 2% 감소” / ‘5G 상용화’로 분위기 전환에 찬물 / ‘아이폰SE2’ 생산 차질… 애플 치명타 / 삼성 ‘갤S20’ 액세서리 출시 지연 /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 비상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여파로 시름에 잠겨 있다. 제조사들은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의 원년인 올해 신기술을 집약한 스마트폰으로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이번 감염증 악재로 제품 생산과 발표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5G 상용화로 역성장을 멈추고 2∼3%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SA는 “중국은 세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70%의 제조를 책임지고 있어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한발 악재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부터 ‘아이폰11 시리즈’와 ‘에어팟 프로’의 흥행으로 최고 실적을 구가하고 있지만, 아이폰 생산 거점인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자 생산과 유통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플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폭스콘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애플의 공급업체 일부가 우한 지역에 있다”며 “중국 정부의 권고에 따라 현지 공장 일부는 10일까지 조업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애플이 3월 선보일 것으로 전망됐던 ‘아이폰SE2’ 등의 생산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플은 중국에서 운영 중인 42개의 애플스토어와 고객센터 등을 9일까지 임시 폐쇄하기로 한 상태다. 애플스토어 폐쇄로 이 기간 애플의 수익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브스·스트레커 백키 애널리스트는 “최대 100만대의 아이폰 판매가 3월 분기에서 6월 분기로 넘어갈 위험이 있다”며 “100만대는 중국에서 애플의 연간 판매량에 3% 미만이지만, 상황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상하이의 플래그십 매장을 9일까지 휴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하이 매장이 중국 최대 규모 매장이고 유동인구도 매우 많다 보니 안전을 위해 휴관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일 공개하는 ‘갤럭시S20 시리즈’는 중국에서 제조하는 액세서리가 제품 공개 일정에 맞춰 납품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참가 기업들도 참가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98개국 2400여개 기업이 참여한 MWC는 중국 기업의 참여 비중이 높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려로 중국에 문을 닫는 상황에서 MWC 참가 기업들은 규모를 줄이거나 참석하지 않는 등의 방안을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구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