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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농협축산경제대표 “축산업 스마트 시스템 박차… 농가 사료값 부담 덜어줄 것” [세계초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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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8 19:04:15 수정 : 2020-01-28 19: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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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연임 성공한 김태환 농협축산경제대표 / 한우 DB플랫폼 등 디지털화 잰걸음 / 강소번식농 육성·암소개량체계 확립 / 수급예측시스템 구축 등 생산 안정화 / 사료가격이 사육비용 40∼50% 달해 / 사료공장 고도화로 가격 인하 이끌것 / ‘e-고기장터’ 매출 올 1000억규모 확대 / 영원한 난제인 분뇨 악취 처리 최선 / 냄새 모니터링 등 선제적 조치 나서 / 구제역 등 방역상황실 운영 비상근무
“축산업이 지속할 수 있으려면 축산인들이 객체가 아닌 주체가 돼 축산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채식주의자가 아니라면 쇠고기나 돼지고기, 닭고기 중 분명 좋아하는 고기가 하나 이상은 있을 것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는 명절 선물로도 환영받는다. 그러나 축산업은 다르다. 가축 질병이나 분뇨 등으로 축산은 혐오대상으로 여겨진다. 소비자들에게 축산물과 축산업의 간극을 좁히는 게 축산인들의 영원한 숙제다.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28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집무실에서 진행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축산은 농업생산액의 39%를 차지할 정도로 양적 성장을 이뤄냈지만 질병이나 냄새에 따른 부정적 인식은 어두운 그림자”라면서 “앞으론 축산이 규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축산인 스스로 책임의식을 갖고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사옥에서 김태환 축산경제대표가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지속가능한 축산업’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1983년 축협중앙회에 입사한 김 대표는 축산인으로 산 지 37년이나 지났다. 2017년 1월부턴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지난해 말 3선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축협 139개에 조합원 14만5900여명, 총자산 70조원이 넘는 거대 조직의 수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세 번 내리 맡은 김 대표는 “축산경제의 올해 비전은 ‘희망축산’ ‘행복축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산업의 경쟁력 확보와 축산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해 올해는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축산경제를 꾸려가겠다”고 말했다.

―3선 연임 성공을 축하드린다. 그 비결은.

“지난 4년간의 임기 동안 축산경제의 존재가치는 축산농가와 축협이라는 신념 아래 현안이 있는 곳마다 뛰어다녔다. 그 결과 무허가축사 적법화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어려운 문제를 비교적 슬기롭게 극복해냈다. 여기에 현장중심 경영과 전국 139개 축협과의 소통, 국회와 정부 등 대외 농정활동 등을 소홀함 없이 추진해온 점을 축산인들이 좋게 평가한 것 같다.”

―올해 농협축산경제의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올해 축산경제 분야별로 디지털화에 많은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우 핵심DB(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은 지난해 20억원을 투자해 개발을 끝냈다. 이 플랫폼으로 이력번호를 분석해 교배에서 출하에 이르는 모든 정보를 종합관리하고 농가별 출하성적을 비교·분석할 수 있어 축산경제 컨설팅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다. 생산기반 안정화를 위해 2025년까지 2000호의 강소 번식농가 육성, 유전체 분석을 통한 암소 개량 체계 확립, 수급예측 시스템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해 방역 상황의 분석·대응 능력을 끌어올리고 소독실적과 농장방문 기록을 비교 검증할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한우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생체정보 수집·활용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축산연구원이 한우 1000두를 대상으로 IoT 생체 센서 유형별 실증시험을 진행 중이다.”

 

―농협이 사료시장 컨트롤 기능을 한다고 하던데.

“한우나 젖소, 돼지를 키울 때 드는 비용의 40∼50%가 사료비다. 원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사료 원료를 대부분 수입한다. 미국 곡물 시세나 환율이 사료 가격을 좌우한다. 이것은 우리가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농협과 관련 조합이 만드는 사료가 시장에서 30%를 차지하고 민간이 70%를 유통한다. 우리는 사료 값이 오르면 천천히 인상하고 내리면 재빨리 인하해서 시장을 선도한다. 축산농가에서도 농협사료가 가격도 합리적이고 품질도 좋다고 평가한다. 농협사료는 올해 디지털회사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사료공장 스마트 시스템을 고도화해서 축산농가들이 사료 값 부담을 덜도록 하겠다.”

―‘1코노미(1인 경제)’ ‘온라인 유통 채널 확대’ 등 시장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고 온라인 유통 채널이 대중화하면서 농협축산경제도 변화와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1인 가구를 겨냥해 반조리 음식인 ‘밀키트’(Meal Kit) 제품을 75가지 개발했다. 한돈 짜글이 된장찌개 등이 그 예다. 이 중 성공한 상품은 아쉽게도 8개 정도다. 그래서 올해는 개발 제품 숫자보다는 성공하는 제품을 25개까지 늘리려고 한다. 아울러 인구 고령화에 발맞춘 케어푸드나 어린이를 위한 키즈푸드 등 기능성 식품을 시장에 내놓겠다. 온라인 도매 쇼핑몰 ‘e-고기장터’도 B2B(기업 간 거래)에 그치지 않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B2BC(기업과 소비자를 동시 고객으로 삼는 거래) 등 사업영역을 다양화해 매출 규모를 대폭 확대하겠다. e-고기장터의 지난해 매출이 600억원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1000억원, 2022년엔 2000억원까지로 끌어올릴 것이다. 소매 부문에선 목우촌을 대한민국 대표 축산종합식품회사로 키우고 축협 한우프라자의 내실을 다져 지역축산물 판매를 활성화하겠다.”

―축산업의 영원한 난제는 분뇨 처리인데.

“축산업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산업이 되려면 악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매월 두 번째 수요일에 펼치는 ‘축산환경 개선의 날 캠페인’은 그 일환이다. 국립축산과학원과 연계한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냄새 측정 모니터링, 한국환경공단과 연계한 전문가 컨설팅, 축산농장 맞춤형 냄새저감시설 설치 지원 등으로 선제 조처를 하겠다. 지난해엔 78개소, 1576t이었던 공동자원화시설을 2025년엔 100개소, 2300t 수준으로 확대하는 목표도 세웠다. 2017년부터 축산농장 주변 녹지를 조성하는 방취림 사업과 친근한 축산업 이미지 구축을 위한 벽화 그리기 사업도 펼치고 있다. 올해엔 냄새 저감제, 환경개선제 지원사업을 진행한다.”

―무허가 축사 적법화는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적법화 추가 이행 기간 부여 완료 시점인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적법화 추진율은 92.1%다. 2018년 11월까지만 해도 적법화 추진율이 40.4%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농협축산경제가 총력을 다한 결실인 셈이다. 1200여 축산농가는 올해 9월 말까지 적법화가 완료돼야 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구제역 등 가축질병의 예방이나 근절 대책은 어떻게 되나.

“2017년 선제 상시방역체계를 구축했다. 2월까지가 특별방역대책기간인데, 범농협 방역상황실을 운영해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해 ASF 발생 때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해 범농협 가축질병 표준행동 요령을 개정하고 있다. 방역 인력풀의 역량을 강화하고 205개 시·군에 편성된 540개의 공동방제단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 소규모 축산농가에 농가당 24회 소득지원을 할 것이다.”

―쇠고기 등급제가 지난해 15년 만에 개편됐는데.

“1993년 도입된 쇠고기 등급제가 2004년 이후 지난해 15년 만에 개편돼 12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근내지방도 기준은 완화했고 육질등급 결정 체계 변경과 육량등급 변별력은 강화했다. 따라서 1++ 등급 출현율은 증가하고 1+나 1등급 출현율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농가 입장에선 출하 월령 단축과 경영비 절감 등으로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고,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기호도와 정보가 충족돼 한우 소비 확대 기반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직 시행한 지 2개월이 안 돼 추이를 지켜보며 보완책도 모색하겠다.”

―축산농가 소득 개선을 위해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농업생산액의 39%가 축산에서 나온다. 축산농가의 평균소득을 올리려면 도매시장에서 제값을 받고 파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소를 한 마리 도축하면 평균 450㎏이 나온다. ㎏당 1000원만 올려 팔아도 45만원인데, 여기에 하루 거래 두수를 살피면 천문학적인 액수다. 도매시장에서 가격을 지지해주는 게 농협축산경제의 역할이다. 나아가 좋은 소들의 종 개량 연구로 우수한 송아지가 나오게 해 사육기간을 줄여주는 것도 사료 값 절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담=박찬준 경제부장, 정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김태환 축산경제대표는… ●경북 상주 출생(1957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1983년 축협중앙회 입사●농협사료 본부장(2008) ●축산경제기획부장(2011) ●축산경제지원본부장(2016)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이사(20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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