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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화 조치 전 실마리 풀 유일한 안은 문희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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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가 향방 주목 / “현 수준 중재안에 日 사과 전제 땐 / 강제동원 피해자들도 수용할 것”

한·일 갈등의 핵심은 결국 강제동원 판결을 양국이 어떻게 정리하느냐로 모아진다. 지난 연말 정상회담 등으로 잠시 꺼졌던 불도 이 문제가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현재 윤곽을 드러낸 양국 간 유일한 중재안인 ‘문희상안’은 이런 점에서 여전히 외교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달 18일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18명 여야 국회의원들은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 이른바 문희상안을 발의했다. 한·일 기업의 자발적 기금과 민간 성금으로 피해자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한국 정부가 냈던 지난해 6월 안과 다른 점은 일본 기업의 ‘자발성’을 전제했다는 점이다. 다른 쟁점으로 떠올랐던 화해·치유재단 잔액은 기금 마련책에서 빠졌다. 현재 법안은 소관 상임위에 계류돼 있고, 물리적으로는 1·2월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살아있다.

문희상 국회의장. 뉴스1

하지만 정작 법안을 낸 국내 정치권은 이 안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 일본 기업 참여가 빠졌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이 이 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무엇보다 청와대가 이 안에 부정적이어서다. 국회 한 관계자는 6일 “야당에선 오히려 반대하지 않을 테지만 여당에서 공감대를 이루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법안 발의 자체가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정치적 ‘제스처’였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내 반응은 “우리는 생각해볼 수 있지만, 한국에서 되겠느냐”로 요약된다. 지난달 외교부 공동취재단이 ‘한·일 기자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일본 도쿄 현지에서 만난 사와다 가쓰미 마이니치신문 외신부장은 “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없다”며 “일한의원연맹 소속 의원들 중에선 기대를 보이는 사람도 있다. 한국에서 이 안을 받아들이면 일본에서도 정치적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교가에서도 피해자 수용 문제 때문에 문희상안은 가능성이 높은 안으로 꼽히지는 않는다. 다만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강제동원 문제에서 출발점 정도의 역할은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수출규제 문제는 강제동원 문제가 풀리면 풀린다”며 “현재 시간순서상으로 현금화 집행 전 1, 2월 내 사태가 어느 쪽으로 흘러가느냐가 포인트인데, 그 전에 논의해볼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안은 문희상안”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문가는 “문희상안 수준의 중재안에 일본의 사과가 전제된다면 피해자들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교 당국은 매달 진행하는 국장급 협의를 새해에도 이어가면서 대화의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홍주형 기자, 도쿄=외교부공동취재단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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