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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립·자존감 ‘쑥’… 장애인들 “꿈의 직장이죠”

입력 : 2020-01-07 06:00:00 수정 : 2020-01-06 20: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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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알복지재단 ‘굿윌스토어’ 운영 / 중고품 기부받아 판매·수익 올려 / 전국 7개 매장에 200여명 고용 / 장애 싱글맘 등 ‘홀로서기’ 도와
소인숙씨가 굿윌스토어 밀알도봉점에서 의류를 정리하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제공

“신혼여행은 제주도로 4박 5일 다녀왔어요. 아이도 가질 거예요.”

신승호(40)씨와 박자영(37)씨 부부는 각각 3급 정신장애인, 3급 지적장애인으로 지난해 5월 일터에서 만나 결혼한 사내커플이다. 두 사람이 만난 곳은 2018년 9월 연 ‘굿윌스토어’ 밀알대전점이다.

장애인 지원단체 밀알복지재단은 2011년부터 ‘장애인에게 자선이 아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굿윌스토어를 운영해 왔다. 6일 현재 전국 7개 매장에 장애인 200여명이 고용돼 기증 물품 손질과 판매 업무를 한다.

신씨는 의류팀에서 기증받은 물건을 분류하는 업무를 하고, 박씨는 용역팀에서 선물세트 가공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두 사람을 눈여겨본 한 자원봉사자가 지난해 중매를 서면서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이들의 부모도 굿윌스토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 결혼을 적극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굿윌스토어는 쓰지 않는 중고품을 기부받아 판매하고 있고, 이 수익금으로 장애인을 고용한다. 고용된 이들은 대부분 발달장애인으로, 하루 6시간씩 주 5일 근무하고 급여를 받는다. 근로장애인 중심으로 업무가 배정되고 환경이 조성된 굿윌스토어는 장애인들 사이에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지적장애 3급인 소인숙(31)씨도 굿윌스토어에서 일하며 혼자 6살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6년 전 지인 소개로 한 발달장애인과 결혼했지만 2년여 뒤 이혼한 상태로 남편에게서 양육비를 지원받지 않고 있다. 소씨의 아버지는 오래전 사망했고, 어머니와 오빠는 지적장애인으로 소씨의 이모부가 돌보고 있어 가족 도움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2013년 밀알도봉점에 입사한 소씨는 굿윌스토어에서 받는 급여와 복지수당으로 딸을 양육하는 등 생계를 꾸려나가는 중이다.

소씨는 “우리 가족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직장이 매우 소중하다고 느낀다”며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을 해줄 수 있을 때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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