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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암치료약 ‘면역항암제’… 어디까지 통할까

입력 : 2020-01-06 02:30:00 수정 : 2020-01-05 20: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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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 및 문제점 / 부작용 만만찮은 표적항암제 대안으로 / ‘획기적 치료제’로 태어난 면역항암제 / 면역기능 균형 맞춰 ‘영리한 암세포’ 억제 / “효과 충분히 입증 안 돼” 반론도 적잖아
면역항암제는 자연적으로 타고난 면역계 속의 세포들을 깨워 일으켜 애초에 설계된 일을 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종래의 항암치료와는 다른 개념이다. 사진은 몸속 세포들의 움직임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한 것이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암에 노출되어 있지만, 아직 현대 의학은 무력하다. 솔직히 암 치료에 성공했다고 해도 온전한 생활로 복귀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암을 이해하는 전문의들은 종래 암 치료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진단한다. 현대 의학이 암 치료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종래 암 치료의 프레임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항암이란 암세포를 공격해 암 덩어리를 없앤다는 개념이다. 암은 걷어내야 하는 몹쓸 덩어리이기 때문에 약품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따라서 종래 항암제의 메커니즘은 화학물질로 암세포를 없애는 게 기본 개념이었다. 대부분 암세포가 빠르게 자라는 특성에 맞춰 이에 반응하는 독한 화학물질을 치료제로 개발해 왔다.

이런 방법은 정상세포에도 손상을 입히는 부작용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에 대형 제약기업들은 표적항암제 개발에 집중했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의 특이한 분자 특성을 표적으로 공격한다. 정상세포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을 선별적으로 없앤다는 개념이다. 2001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아 표적항암제 시대를 연 ‘글리벡’은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치료제로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이마저 불완전했다. 부작용이 만만찮은 탓이다.

그러는 사이 떠오른 게 면역항암제 개념이다. 면역의 활성과 억제는 상황에 맞춰 적절히 조절되어야 한다. 애초 몸속 면역체계란 바이러스나 병원균 등 외부 유해물질의 침입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면역시스템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방향과 균형이다. 면역시스템이 방향을 잃고 균형이 흔들렸을 때 우리 몸의 엉뚱한 곳을 그만큼 강력하게 공격할 수 있다.

면역이 억제되었을 경우 감염에 노출되었을 때 쉽게 질병에 걸리지만 반면 면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도 문제다. 몸속 면역세포가 우리 몸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나 알레르기, 천식 같은 면역 과민증이 그것이다. 방향과 균형을 놓쳐 면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었을 때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것이 바로 면역 항암시스템의 개념이다.

우리 몸속에서는 끊임없이 늙거나 병든 세포가 죽고, 다시 새로운 세포들이 생겨난다. 세포는 죽을 때가 되면 스스로를 파괴하여 목숨을 끊는다. 이를 ‘세포자멸사(apoptosis)라고 한다.

세포자멸사는 말하자면 봄맞이 대청소 같은 유형으로 작용한다. 세포가 생겨날 때부터 내장된 자연적인 과정이다. 한 해 동안 우리 몸속에서 이런 식으로 스스로 없어지는 세포들의 총무게는 대략 자기 체중과 같다고 한다. 우리 몸은 이런 자연적 과정을 거쳐 손상되거나, 감염되거나, 돌연변이가 일어난 세포들을 제거한다. 그런데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중 일부는 세포자멸사에 의한 자기 파괴 능력을 없애버린다. 돌연변이 세포는 스스로 죽어 건강한 세포에게 길을 열어주는 대신, 끊임없는 분열을 계속하여 통제불능 상태로 증식한다. 세포자멸사에 대한 저항은 암세포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면역항암시스템은 면역계를 자극하여 세포자멸사를 도와주는 방법이다. 직접 암세포를 자극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법과는 다르다. 대신 자연적으로 타고난 면역계 속의 살해 세포들을 깨워 일으켜 애초에 설계된 일을 하도록 만드는 원리다.

이런 면역항암시스템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전문의들은 “면역항암제는 독한 화학약품으로 암 자체를 공격하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인공면역 단백질을 체내에서 생성시켜 정상세포를 돕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획기적 발상이다”면서도, “임상적 실험단계에 머물고 있는 데다 효과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고 있으며 전문가마다 견해가 다르다”고 했다. 국내에서는 면역항암에 대한 연구가 초기단계에 있으며 임상효과는 아직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미국 등 해외 의학계는 면역항암치료제 연구가 활발하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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