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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만 못한 연말 분위기…달라진 연말모임 풍경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12-26 16:37:42 수정 : 2019-12-26 16: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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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 등 의례적 모임 자제하는 분위기 / 직장 내 연말모임에선 참석, 음주 자율성 강조

근래 들어서는 특유의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많이 들려온다.

 

사는 게 팍팍하고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연말모임을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진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타인과의 만남을 꺼려하는 이들이 많아진데다, 연말모임이 다소 의무적으로 치러지고 술이 빠지지 않는다는 데서 느끼는 거부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실제 연말모임 비중이 조금씩 감소하는 가운데, 동창회와 같은 다소 의무적이고 강제적인 분위기가 있는 연말모임을 피하려는 태도가 역력한 요즘이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연말모임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예년에 비해 들썩이는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운 가운데 의례적인 관계를 중심으로 연말모임의 빈도도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연말을 맞이하는 모습에서는 설렘과 기대보다는 아쉬움을 좀 더 많이 엿볼 수 있었다. 연말이 되면 설레는 기분이 들고(41%), 12월은 즐겁고 재미있는 달이라고(40.6%) 말하는 응답자는 10명 중 4명에 그쳤을 뿐이다.

 

그에 비해 연말에 느껴지는 생각 및 감정으로 가장 많이 꼽는 것은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고(54.8%, 중복응답), 아쉽다(38.3%)는 점이었다. 이와 더불어 연말에는 ‘바쁘다’(34.9%)고 느끼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물론 연말에 드는 기분으로 함께하는(29.2%), 즐거운(21.3%), 특별한(21%), 따뜻한(20.8%), 설레는(20%)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도 많이 꼽았으나, 그보다는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가지게 되는 아쉬움이 좀 더 지배적인 감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예년만큼 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전체 2명 중 1명(49.2%)이 올해는 다른 해보다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응답한 것으로, 이런 느낌은 중장년층(20대 37.2%, 30대 46.8%, 40대 58.8%, 50대 54%)이 더욱 많이 받고 있었다.

 

◆2명 중 1명 "올해는 다른 해보다 연말 분위기가 잘 나지 않는 것 같다"

 

2019년을 마무리하는 ‘연말모임’은 전체 응답자의 76%가 이미 진행했거나, 계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했거나 예정된 연말모임의 유형은 고등학교 친구 모임(26.1%, 중복응답)과 대학교 친구/동기 모임(22.8%), 직장 내 친목회(20.3%)의 비중이 높은 모습이었다.

 

대체로 가깝게 지내는 친한 친구 및 직장동료들과의 만남을 선호하는 것으로, 특히 학창시절 친구들과의 연말모임은 20대가,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과의 연말모임은 30대가 좀 더 많이 갖는 특징도 살펴볼 수 있었다.

 

반면 고등학교 동창회(10.1%)와 대학교 동창회(8%), 초등학교 동창회(7.4%) 등 다소 공식적이고, 의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동창회’ 연말모임의 비중은 적은 편으로, 상대적으로 50대가 동창회 모임에 좀 더 많이 참여할 뿐이었다.

 

올 연말에 계획한 연말모임은 2회(28.3%) 또는 3회(28.7%)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나, 5회 이상(17.6%) 연말 모임을 많이 갖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다만 예전과 비교했을 때 연말모임의 비중은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보여졌다.

 

전반적으로는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68.8%)가 많은 가운데, 연말모임이 많아진 편이라는 응답(11.2%)보다는 줄어든 편이라는 응답(18.7%)이 우세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의 연말모임 빈도에 대해서도 작년보다 늘어난 거 같다는 의견(전체 4.9%)보다는 줄어든 것 같다는 의견(29.4%)이 더 많아, 사회전반적으로 예전만큼 연말모임을 많이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학연·지연에 의한 의례적인 관계, 직장 내에서 이뤄지는 연말모임 거부감 상당해

 

연말모임을 하는 분위기가 예전만 못한 모습은 학연 및 지연으로 연결된 의례적인 모임에서 더욱 두드러지는 듯했다. 2명 중 1명(51.5%)이 학연 및 지연으로 맺어진 모임과 동창회는 연말에 모임을 갖는 경우가 줄어드는 것 같다는 주장에 공감한 것으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29.3%)보다 훨씬 많은 의견이었다.

 

주로 30~40대가 학연과 지연에 의한 연말모임이 줄어들고 있다(20대 44.4%, 30대 53.6%, 40대 58%, 50대 50%)는 것을 더욱 많이 체감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강제성’이 부여되는 직장 내 연말모임에 대한 거부감도 큰 편이었다.

 

전체 10명 중 7명(68.1%)이 직장생활을 하면 연말모임은 어쩔 수 없이 갖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드러내는 가운데, 직장 내 연말모임의 참석이 선택적으로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내는 응답자가 83.3%에 이른 것이다.

 

직장 내 친한 관계가 아닌 부서 및 회사 전체 구성원이 참여하는 회식을 꺼려하는 태도를 확인시켜 준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직장 내 연말모임의 참석이 선택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20대 90.4%, 30대 84%, 40대 81.2%, 50대 77.6%)이 강했다. 회사에서 하는 연말모임은 공연이나 문화생활로 대처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의견(67.2%)에도 귀를 기울여볼 만하다. 

 

◆친밀한 사람들과의 연말모임은 여전…75.9%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친밀하고, 가까운 사람들과 만나고 싶어하는 마음은 여전해 보였다. 가령 전체 응답자의 75.9%가 연말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가장 좋다는데 동의했으며, 모두 바쁜 연말에 특별히 모임으로 만나는 사람들은 더 의미 있게 다가오는 편이라는 의견이 64.7%에 달했다.

 

예전처럼 연말모임으로 들썩하지 않은 분위기에 아쉬워하는 마음을 내비치는 사람들도 여럿이었다. 연말에 모임이 없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이고(동의 48.4%, 비동의 42%), 왠지 연말 같은 느낌이 들지 않을 것 같다(동의 44.1%, 비동의 45.9%)는 생각이 결코 적지 않은 것이다.

 

이런 의견은 연령에 따른 차이가 별로 없어 연말모임을 선호하는 태도가 대체로 개인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해볼 수 있었다. 특별히 연말모임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11.8%)은 적은 편이었다.

 

물론 특정 연말모임에 나가서 재미있는 척을 하는 경우(39.8%)도 종종 있으나, 그런 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여진다. 연말모임의 ‘경제적 부담’과 관련해서는 대부분(72.5%) 어느 정도 부담은 있으나, 모임을 가지지 않을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연말모임 지나친 음주 많이 경계…절반 이상 "요즘은 연말모임이라도 과음, 취하는 행동 쉽게 용인되지 않아"

 

연말모임에서 음주를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말모임에 ‘술’이 꼭 있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마시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안 마시는 자유가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63.7%)이 단연 가장 많이 나온 것으로, 특히 젊은 층일수록(20대 70.4%, 30대 68%, 40대 60%, 50대 56.4%) 음주의 자유를 원하는 태도가 뚜렷했다.

 

상대적으로 모임에서 음주의 강제성이 큰 직장인의 경우에도 안마실 수 있는 자유를 원한다는 응답(14년 39.1%→15년 44.4%→16년 64.1%→19년 63.8%)이 근래 부쩍 많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약간의 가벼운 술 정도는 분위기에 도움이 돼서 좋다는 주장(25.1%)은 많지 않았으며, 극단적으로 ‘다같이’ 술을 안 마시거나(6%), 마시는(3.6%)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올해 연말모임을 했거나, 계획이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임의 성격만 봐도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51.7%)와 마시지 않아도 되는 자리(48.3%)의 비중이 비슷할 정도로, 음주의 강제성이 많이 지양되는 분위기인 것이다.

 

연말모임에서의 지나친 음주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강했다. 절반 이상(55.1%)이 요즘은 연말모임에서 과음을 하거나, 취하는 행동이 쉽게 용인되지 않는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바라봤다.

 

물론 일년에 한 두 번 있는 모임인 만큼 과음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주장(52.7%)도 많았으나, 기본적으로는 지나친 음주를 좋지 않게 보는 시각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연말모임 계획이 없다고 밝힌 사람들이 말하는 가장 큰 이유도 모임에 나가봤자 술만 마시게 된다(29.6%, 중복응답)는 것이었다.

 

연말모임 장소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음식의 맛(51%, 중복응답)이었으며, 위치(46.6%)와 가격(45.3%)에 대한 고려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교통편리성(29%)과 분위기/인테리어(27.2%), 독립공간의 유무(25.4%), 메뉴의 다양성(22.4%)도 연말모임 장소를 정할 때 많이 고려하는 요인이었다.

 

20대는 가격과 장소의 분위기를, 50대는 음식의 맛과 교통편리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성향도 엿볼 수 있다. 연말모임 장소로 이용해본 경험은 고깃집(44.5%, 중복응답)과 일반 술집(43.3%), 한식집(34.1%), 횟집(27.1%), 일식집/이자카야(24%), 패밀리 레스토랑(16.4%) 순으로 많았다. 직장인의 경우에는 예전보다 일식집/이자카야(16년 14.7%→19년 26.7%)에서의 연말모임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었다.

 

가장 선호하는 연말모임 장소도 실제 이용경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깃집(39.8%, 중복응답)을 연말모임 장소로 가장 많이 선호하였으며, 일반 술집(29.1%)과 횟집(25.6%), 한식집(25.3%), 일식집/이자카야(20.6%)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젊은 층은 일반술집과 이자카야를, 중장년층은 한식집을 많이 선호하는 편이었다.

 

한편 음주운전 처벌과 단속 기준을 강화하는 일명 '윤창호법' 시행 만 1년째인 이달 18일, 음주운전이 실제 큰 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뉴시스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경찰청으로부터 확보한 '최근 3년간(2016년~2019년 10월) 음주운전 적발 건수'를 분석한 결과 윤창호법 시행 후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를 바탕으로 추산했을 때 올해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3만6218건(약 22%) 줄어들 전망이다.

 

윤창호법, 제2윤창호법으로 불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각각 지난해 11월29일과 12월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가법 개정안의 경우 지난해 12월18일부터, 도로교통법 개정안은 지난 6월25일부터 시행됐다.

 

음주운전 처벌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윤창호법은 지난해 9월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진 후 끝내 숨진 고(故) 윤창호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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