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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산업·충남은 발전… 배출원 달라 ‘맞춤형 관리’ 필요 [심층기획 - 지역마다 다른 미세먼지 원인]

입력 : 2019-12-23 12:00:00 수정 : 2019-12-23 15: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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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충남·경북 등 배출량 급증세 / 서울은 ‘車·난방’… 부산·울산은 ‘항만’ / 미세먼지 요인, 산업 41%·수송 29% 차지 / 정부, 계절관리제·대기관리권역 추진 / 지자체 재원 등 한계… 효과 제한 우려 / 지역·권역별 배출량·원인 정확히 분석 / 경제성장 저해않는 수준 저감대책 절실

미세먼지가 또다시 전국을 덮쳤다. 정부는 지난 11월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2020∼2024)’ 수립, 12월1일 ‘계절관리제’(12월∼이듬해 3월) 시행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산업·수송·생활·발전 등 주요 국내 미세먼지 배출원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집중적인 저감 노력과 함께 시·도, 권역별 배출 요인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토대로 한 맞춤형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도별로 배출량과 배출원 달라

22일 환경부 등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이, 특별·광역시보다는 도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2016년 기준 시·도별 초미세먼지(PM2.5) 직접배출량을 살펴보면 서울·인천·경기 배출량은 1만5898t으로, 전국 배출량(9만7189t)의 16.4%다. 하지만 수도권의 미세먼지 배출 증가세는 가파르다. 서울·인천·경기의 2011년 초미세먼지 배출량은 8477t이었다. 5년 새 1.9배 증가한 것이다.

8개 특별·광역시의 배출량은 전체의 13.3%인 1만2890t이었다. 상대적으로 초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시는 서울(2524t)과 부산(2544t), 인천(2247t), 울산(2502t) 등이었다. 이들 특별·광역시의 2011∼2016년 초미세먼지 배출 증가율은 전국 평균(18.8%)을 상회하는 23.2%였다. 일부 도의 미세먼지 배출은 더 두드러졌다. 2016년 충남과 경기, 경북 배출량은 각각 1만8822t, 1만1127t, 2만2670t이다. 2011년보다 각각 336%, 121%, 107% 증가했다.

 

수도권과 일부 도의 미세먼지 배출량 급증 요인은 지역마다 다르다. 국내 발생 미세먼지 요인은 크게 산업분야 41%, 수송 29%, 생활 18%, 발전 12%이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 10월 발표한 국민정책제안 보고서에서 “서울은 차량과 난방, 충남은 발전, 경기는 산업, 부산은 항만, 대전과 광주는 차량에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가 주로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산업부문에서 발생하는 것도 당국의 고민 중 하나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박승규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2015년 기준 산업 부문에서 93.8%, 가계 부문에서 6.2% 발생했다. 박 연구위원은 “2005∼2015년 농림어업(2.9%→17.7%) 등 1차산업과 운수업(14.9%→6.7%) 등 3차산업에서 미세먼지 발생은 점차 줄고 있지만 제조업(23.7%→40.4%)과 건설업(5.5%→22.9%) 등 2차산업에선 지속적으로 증가세”라며 “각 지자체의 지역성장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미세먼지 저감대책이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권역별 맞춤형 미세먼지 대책 필요

정부는 지난 1일부터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계절관리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및 누적이 예상되는 겨울철(12월∼이듬해 3월) 산업과 수송, 생활, 발전 등 다량 배출원을 집중 관리해 미세먼지 발생을 15∼20% 줄이자는 취지다. △9개 시·도(8개 시+경기)에서 공공부문 차량 2부제 실시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제한 △민간사업장에 대한 단속 강화 등이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계절관리제 대상이 공공부문에 집중돼 있고 지역별 특성은 감안하지 않았으며 지자체별 ‘정책 칸막이’로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도권 지역 5등급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할 수 있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국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은 올해 계절관리제 시행일을 목표로 준비해 왔다”며 “하지만 법령과 각 지자체 조례 미비 등의 이유로 지금은 서울 4대문 내 도심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 시 수도권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역별·권역별 맞춤형 대책도 상대적으로 미진하다는 평가다. 각 지자체는 재원이나 행정 역량의 한계로 광역 단위 배출원에 대한 공동 대응은커녕 지역 내 맞춤형 대책에 집중하기도 힘들다. 부산은 항만, 충남은 발전, 전북은 생물성연소 등 지역별 미세먼지 현안은 다 다르다. 공동생활권인 수도권조차 미세먼지 대응에 있어서는 정책 우선순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서울은 차량과 난방이, 경기는 차량 외 산업이, 인천은 발전 등이 시급한 저감 대책 분야이다.

시·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였다고 해서 정책 효과가 즉각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대전·충북의 경우 화력발전시설이 많은 충남 등에서, 분지 형태의 대구·경북 역시 인접 시·도에서 넘어온 미세먼지가 지역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박 연구위원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각 지자체 조례는 이름만 다를 뿐 내용은 거의 똑같다”며 “효과적 대응을 위해선 지자체별 유발 요인 및 지자체 간 상호 인과관계 등에 관한 구체적인 영향 정도를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시행하는 4개 대기관리권역 집중 관리 정책도 그 일환이다. 국무총리 산하 미세먼지특별대책위원회는 면적은 국토의 38%에 불과하지만 미세먼지 농도 기여율이 82%로 높은 수도권과 중부권, 동남권, 남부권 77개 시·군을 대기관리권역으로 나눠 부문별 저감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기본적으로 내 동네보다는 옆 동네에서 넘어오는 광역성이 크다”며 “내년부터 지역·권역별 배출원과 배출량 등에 관한 원인 분석과 함께 국가 단위, 권역 단위, 지자체별 맞춤형 저감정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역별 대기환경청 설립… 미세먼지 대응해야”

 

권역별로 대기환경(관리)청을 세우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시행된 ‘사업장 총량관리제’가 내년 4월부터 전국 77개 지역으로 확대되는데 이를 계기로 권역별 대기청 설립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지역별로 환경청이 있는데 별도의 대기환경청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김정진(사진) 충남환경운동연합 탈석탄특별위원장은 “현재 충청권에서 광역단위로 대기환경관리를 하는 인원은 4명뿐이고, 유역환경청은 수질관리가 중심”이라며 “수도권도 수질 중심의 한강유역청과 대기 중심의 수도권대기환경청으로 나눠 관리했듯 다른 지역에서도 총량관리제를 하게 된 만큼 특화된 전문기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총량관리제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처럼 각 사업장에 오염물질별 배출허용총량을 할당한 뒤 부족하거나 남는 양을 사고팔 수 있게 한 제도다. 이 제도가 없을 때는 연간 배출량이 아무리 많아도 굴뚝에서 나오는 배출 허용 기준만 맞추면 됐다.

 

김 위원장은 이를 건물에 비유해 “지금까지는 건물을 지을 때 5층, 10층 이런 층수만 맞추면 그 밑으로 면적이 얼마가 되든 신경 안 써도 되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부터 층수는 물론 면적도 무작정 늘릴 수 없게 된 셈”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일선에서 이를 관리할 사람이 없으면 결국 무용지물이 된다”며 “물은 길을 따라 흐르지만, 공기는 그게 아니기 때문에 광역으로 묶어 발생원과 제도 이행 여부를 꼼꼼히 따질 기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 여건을 반영한 정책도 주문했다. 예컨대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나 비상저감조치 때 등장하는 차량운행제한(노후경유차 운행제한, 차량 2부제)의 경우 지방에서는 현실적으로 지켜지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기초지자체 중에는 읍면만 가도 하루에 버스 2대 다니는 곳도 수두룩하고, 당진에서 충남도청 소재지인 홍성에 가려도 대중교통으로는 사실상 방법이 없다”며 “차량운행제한은 광역시 정도는 돼야 실효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 지역별로 주요 발생원이 다른 만큼 지역별 맞춤형 대책은 필수다. 충남의 경우 산업·발전부문의 배출량을 줄여야할 숙제를 안고 있다.

 

김 위원장은 “대기오염물질 다량 배출 업종이 석탄화력, 제철, 시멘트, 석유화학인데 충남은 시멘트 빼고 다 있다”며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수명연장, 위반 사업장 제재 수위 등에 대한 합리적인 의견수렴과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민섭·윤지로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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