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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돈 아끼고 집에서 편하게… 몸짱운동, 나혼자 한다 [이슈 속으로]

입력 : 2019-12-21 18:00:00 수정 : 2019-12-21 17: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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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레이닝’ 대세 / 헬스장 안가고 동영상·앱 등 활용 / 70% “내가 원하는 시간에 한다” / 운동·게임 접목한 ‘링피트’ 인기 / 매장에 구매행렬… ‘웃돈 판매’도 / 헬스트레이너들 유튜브 진출 활발 / 아령·케틀벨 등 기구 매출도 증가 / “단시간 효과 과장홍보 주의해야”
지난 13일 오후 서울 구로구의 한 전자매장에 긴 줄이 늘어섰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운동 게임 ‘링피트 어드벤처’(이하 링피트)를 사려는 행렬이다. 해당 매장에서는 이날 오후 7시부터 판매를 시작하겠다고 공지했지만 1시간 전부터 줄이 늘어서더니 판매시간이 다가오자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북적거렸다. “나까지 살 수 있나”라는 고객 문의가 빗발치자 매장 관계자는 “여기 온 사람들은 다 받을 수 있다”며 고객들을 진정시켰다. 지난 10월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판으로 출시된 링피트는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관련 영상이 공유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국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일어났고,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선 매장 판매가격에 웃돈을 얹어 두 배가량 가격에 판매될 정도다. 링피트를 사러 온 임모(28)씨는 “인터넷은 이미 품절상태라 전자매장을 찾아다니다 금요일에 재고가 나온다는 소리를 듣고 맞춰 나왔다”며 “집에서 혼자 운동할 수 있다는 매력에다 운동 강도가 생각보다 세다는 얘기를 들어서 몇 주 전부터 구매를 기다렸다”고 했다.

 

링피트는 동봉된 허벅지 스트랩(천으로 만든 띠)을 착용하고 필라테스링을 들어 동작을 따라하며 운동하는 게임이다. 동작은 스트레칭, 스쿼트, 조깅 등으로 이뤄지는데 운동별로 강화되는 부위와 소모되는 칼로리가 화면에 표시된다. 최근 링피트를 즐기고 있다는 김모(32)씨는 “며칠하고 온몸이 뻐근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헬스장에 가는 비용을 따져봤을 때 구매비용이 비싸지 않았고 집에서 편하게 나에게 맞는 운동을 정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헬스장보다 집에서 운동!”… ‘홈트족’의 등장

링피트의 인기는 헬스장에 가거나 운동장 등 야외로 나가 운동을 하는 대신 집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혼자 운동을 즐기겠다는 ‘홈트족’(홈트레이닝+족)의 등장과 맞물려 확산됐다. 홈트족들은 전문 트레이너의 도움 등 굳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집에서 유튜브, 스마트폰 앱, 게임 등 각종 운동콘텐츠를 활용해 운동한다.

대학원생 김모(24)씨는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퇴근 후 운동 관련 유튜브 채널을 튼다.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있어야 하는 탓에 따로 헬스장을 찾을 짬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는 “PT(퍼스널 트레이닝)를 받을 때 과도한 운동을 시켜 선생님을 바꾸는 경우가 잦았는데 유튜브는 나에게 맞는 운동을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거의 앉아 있다 보니 허리가 안 좋은 상태인데 근육을 풀어주는 운동을 찾아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가 현재 구독 중인 운동 관련 유튜브 채널만 10개에 달한다.

직장인 홍모(29)씨는 피트니스 앱을 이용해 운동을 한다. 해당 앱이 그림과 소리로 정해진 운동코스를 안내해 주면 따라하는 식이다. 홍씨는 홈트레이닝을 즐기는 이유로 ‘시간과 비용’ 절감을 꼽았다. 그는 “운동을 포기했던 이유 중 하나가 헬스장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아까워서였다”며 “헬스장 결제해 놓고 안 가서 낭비하는 돈이 적지 않았는데 집에서 앱을 이용해 운동하니 비용도 절감되고 원할 때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고 만족했다.

여론조사기업 ‘엠브레인’이 지난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홈트레이닝을 하는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 70.1%(중복응답가능)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운동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운동은 해야 하는데 투자할 시간은 적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내가 다른 사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38.9%), “돈을 아낄 수 있어서”(29%), “노출이 있는 편한 옷을 입고 운동할 수 있어서”(27.4%)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특히 설문자의 26.4%는 “미세먼지 등 날씨 때문에 외부활동이 꺼려져서” 홈트레이닝을 한다고 답해 운동의 ‘환경적 요인’도 다소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튜버 꿈꾸는 트레이너들… 관련상품도 덩달아 인기

홈트레이닝의 인기에 따라 운동을 가르치는 트레이너들의 유튜브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땅끄부부’(구독자 175만명), ‘피지컬갤러리’(구독자 134만명), ‘Allblanc TV’(69.5만명), ‘제이제이살롱드핏’(60만명) 등 유명 운동 유튜버의 활약에 너도나도 유튜브 회원(구독자) 모집에 나선 것이다.

인천에서 필라테스를 가르치는 오모(28)씨는 올해 초부터 유튜브에 자신의 운동영상을 올렸다. 아직 조회 수는 적지만 사람들이 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꾸준히 올려볼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수업 후 회원들의 복습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는 영상편집을 더 신경 써서 채널을 본격적으로 키워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아령, 요가매트, 케틀벨, 필라테스링, 짐볼, 실내 턱걸이용품 등 홈트레이닝 관련 상품들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홈트레이닝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7.3% 증가했다.

◆관리 없이 이뤄지는 운동 위험할 수 있어… 과장광고도 주의해야

전문가들은 홈트레이닝을 통해 운동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혼자 무리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방법으로 운동을 하면 자칫 다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단시간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홍보하는 운동일수록 잘못된 자세로 한다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한다.

정희준 전 동아대 교수(체육학)는 “편의성과 비용 측면에서 홈트레이닝은 시대적 트렌드가 됐다”며 “긍정적으로 볼 만 하나 잘못할 경우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운동지식은 갖추는 게 좋다. 특히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거나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자극적인 홍보문구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진 서울대 교수(체육교육학)는 홈트레이닝 전에 자신의 운동능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동작을 따라하더라도 수준별로 개인적인 처방을 해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무턱대고 따라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운동을 보여주는 사람은 전문적인 동작을 하는 것인데 평소 운동을 해온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러지 않은 사람은 전문가의 자문을 하는 등 스스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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