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재점화하는 미국과 프랑스의 디지털세 갈등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9-12-13 14:41:18 수정 : 2019-12-13 14:41: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미국과 프랑스의 ‘디지털세’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하고 있다.

 

13일 코트라(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프랑스 디지털세가 자국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프랑스산 치즈, 와인, 럭셔리 상품 등 63개 품목에 100%까지 관세부과 계획을 밝혔다. 그러자 프랑스 정부는 유럽연합(EU)과 함께 강력 대응에 나서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디지털세 문제는 2018년 3월21일 EU 집행위원회가 부과 방안을 제안했으나 만장일치 합의에 이르지 못해 도입안을 확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올해 1월22일 프랑스의 독자적인 디지털세 법안 도입을 발표했고, 7월11일 프랑스 상원에서 최종 의결됐다. 연수익 7억5000만유로(약 9921억원) 이상이면서 프랑스에서 2500만유로 이상의 수익을 내는 글로벌 IT 그룹에 대해 프랑스 내 연 총매출의 3%를 과세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법은 2019년 1월1일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프랑스 정부는 이 법으로 2019년 4억유로, 2020년 4억5000만유로, 2021년 5억5000만유로, 2022년 6억5000만유로 규모의 세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지털세 부과 대상이 되는 대표적인 IT 그룹은 ‘GAFA‘(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다.

미국은 법안 통과 전인 지난 7월10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성명을 통해 프랑스 디지털세가 미국 기업들에 대한 불공정 조치인지 조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26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는 마크롱(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어리석음에 대응할 상호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프랑스 와인을 언급, 보복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7월18일 프랑스 샹티이에서 열린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는 디지털세 부과에 대해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디지털세 법안이 마련되고, 세율이 프랑스의 디지털세보다 낮게 책정되면 환급해주는 데 미국과 합의했다는 내용이다.

 

OECD는 지난 10월 디지털세에 대한 일반 원칙을 마련해 G20(주요 20개국) 회의에 안건으로 제출했다. 글로벌 IT기업이 법인을 두지 않는 나라에서 발생한 이윤에 대해 해당 국가가 과세권을 갖는다는 일반 원칙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처음 도출된 것이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2020년 6월까지 합의 도출을 위해 G20 재무장관들이 논의 중이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2일 프랑스가 부과한 디지털세의 불공정 조치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프랑스 디지털세가 자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 결론을 내리고 후속조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4억달러(약 2조8500억원) 규모의 프랑스산 수입품에 최대 100%까지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내놓았다. 대상 품목은 치즈, 요구르트, 샴페인 등 스파클링 와인, 비누 및 화장품, 핸드백 등 63개 다. 2020년 1월 초까지 의견수렴절차를 마치고 1월 중순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지난 10월부터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프랑스산 와인과 치즈에 이미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EU 함께 강력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브뤼노 르 메르 재무부 장관은 지난 3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미국의 제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디지털세는 미국 기업뿐만 아니라 유럽, 프랑스, 중국 기업들에도 부과됐다”고 설명하면서 법안 철회는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미국이 프랑스에 또 한 번 제재를 가한다면 EU 또한 강력히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지난 3일 “이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미국과 대화를 시작하겠다”면서, 미국이 그럼에도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무역과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해 그렇듯이, EU는 하나의 목소리로 함께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와 미국 정상은 지난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만나 이 문제에 대한 긴장 완화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사이에 작은 분쟁이 있다. 하지만 함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말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트라 파리무역관은 “세계적으로 디지털세의 필요성에 대한 합의가 모아지는 추세지만, 프랑스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한 나라가 없고 미국과의 갈등을 전방에서 풀어가는 상황이므로 진행 상황을 계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엄현경 '여전한 미모'
  • 천우희 '미소 천사'
  • 트와이스 지효 '상큼 하트'
  • 한가인 '사랑스러운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