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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가장 주목받을 지속가능한 식품·유통·소비재 기업은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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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10 11:52:39 수정 : 2023-12-10 21:2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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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지원SDGs협회는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대되는 지속가능성 이슈의 국내 확산을 위해 유엔 총회가 끝나는 지난달 셋째 주부터 내년 ‘지속가능성’ 및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를 이끌어갈 ’파워 키워드’를 매주 전망해본다. 세 가지 분야 ▲내년 주목될 지속가능 키워드 ▲주목받을 지속가능 기업 ▲주목받을 지속가능 리더로 나눠 소개한다.

 

협회가 전망한 ‘2020년을 이끌 지속가능한 파워 기업’은 ▲인공지능(AI)·정보통신기술(ICT) 기업 ▲금융사 ▲식품·유통·소비재 기업 ▲바이오·제약기업 등 모두 4개 분야로 나뉘는데, 이번 편에서는 식품·유통·소비재 기업을 다룬다. 

 

■식품·유통산업 포장재의 변화 

 

지난해 산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플라스틱과 비닐 저감이었다. 석유·화학원료를 기본으로 하는 플라스틱, 비닐 소재는 각종 포장재와 식기, 일회용 용기 및 우산 등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서 쓰이고 있고, 석유·화학 소재 제품까지 범위를 넓히면 전 세계 의류 60% 이상을 차지하는 폴리에스테르(polyester)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상당수 글로벌 기업과 소비자가 이용하는 플라스틱, 석유·화학제품의 퇴장은  산업계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부터 커피 전문점에서 1회용 빨대 및 컵 사용을 금지하는 정책을 시작으로, 올해 들어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규칙에 따라 지난 4월1일부터 대형 마트와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비닐 봉지 이용을 금하는 한편 제공 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을 35% 이상 줄이겠다며 관련 정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제품의 사용이 가장 많은 유통계와 소비재 산업에서 저감을 중심으로 한 변화의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과도한 포장으로 소비자의 지적을 받아왔던 새벽 배송(신선 배송) 업체 마켓컬리는 지난 9월 새로운 배송 포장재 정책인 ‘올페이퍼 챌린지’를 발표했다. 오는 2021년까지 모든 포장재를 종이로 전환한다는 계획으로, 완충재가 많이 쓰이는 새벽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바꿔 연간 750t의 비닐과 2130t의 스티로폼 사용량 감축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식음료 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글로벌 파트너십 연례 포럼’에 참석해 플라스틱 패키징 순환자원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동선언에 합의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포장 설계(Redesign)’와 ‘재생 가능 소재 사용(Recycle)’, ‘자연 기반 친환경 원료 사용(Recover)’ 등 이른바 ‘3R’ 정책을 선본인다는 계획이다. 대표 상품인 ‘햇반’을 예로 살펴보면 내용물을 보호하는 성질은 그대로 유지하되 리드 필름과 용기 두께는 얇게 하는 등 패키징을 최적화해 연간 340t의 플라스틱 감축과 550t의 이산화탄소 저감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CJ제일제당 측 설명이다. 

 

최근에는 플라스틱과 비닐 저감 캠페인으로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 종이 포장재마저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종량제 봉투 안에 뒤섞여 버려져 재활용을 할 수 없는 종이 포장재가 날마다 5000t에 이르고 있는 탓이다.

 

마켓컬리와 CJ제일제당과 같은 식·음료 유통업계뿐 아니라 이미 지난해 5월부터는 스타벅스와 엔제리너스, 파스쿠찌, 이디야, 탐앤탐스커피, 투썸플레이스,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할리스커피 등 주요 커피 전문점 16곳과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파파이스 등 5곳의 패스트푸드 기업이 환경부와 일회용 컵 및 유색 종이컵 사용을 자제하는 내용으로 자발적인 협약을 맺고, 적극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과 주요 식품업계를 이끄는 롯데쇼핑과 이마트, 신세계, 마켓컬리,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롯데하이마트, 코리아세븐, GS홈쇼핑, CJ오쇼핑, 현대그린푸드, 농심, 롯데칠성음료, 오리온, 동원그룹 등도 최근 이 같은 대책과 개선방안을 적극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는 작년 9월 덴마크의 세계적 맥주 브랜드 칼스버그(Carlsberg)가 캔 묶음의 플라스틱 고리를 없애면서 비닐 봉지 약 6000만개에 해당되는 연간 1200t 이상의 쓰레기를 줄여 화제가 된 바 있다. 

 

■패션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 

 

패션업계의 환경문제 고민도 치열하다. 현재 청바지 1벌 제작에는 약 7000~1만ℓ의 물이 쓰이고, 셔츠 한 벌에는 약 2700ℓ의 물이 소요되는데, 오는 2050년에는 지금보다 3배가 넘는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모든 폐수의 약 20%를 차지하는 패션산업에서 앞으로도 막대한 환경오염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뿐 아니라 패스트 패션 원자재의 약 7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테르는 폐기 후 소멸하려면 최소 수십년 이상 걸리며, 면화 생산에 비해 3배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패션산업의 부산물인 폐의류는 땅과 바다에 버려지거나 그대로 소각돼 탄소 배출을 비롯한 온난화의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기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만 연간 120억t으로, 이는 전 세계 배출량의 10%에 이른다.

 

1980∼2000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한 주요 소비자들이 이처럼 지구환경에 큰 악영향을 주는 패션 및 명품 브랜드에 거부감을 표하면서 최근 글로벌 업계에서는 큰 폭의 변화가 진행 중이다. 

 

프라다는 최근 ’리나일론’(Re-Nylon)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브랜드의 상징인 나일론 소재 가방 대신 ’에코닐’(ECONYL®)이라는 재생 나일론을 새로 적용했는데, 에코닐은 섬유 생산업체 아쿠아필(Aquafil)과 협업으로 만든 친환경 나일론이다. 낚시 그물과 방직용 섬유 폐기물에서 수집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한 소재다. 프라다는 리나일론을 브랜드의 지속가능성 이행 상징으로 표방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 최대의 패션 기업 중 하나인 H&M은 재활용 폴리에스테르나 파인애플, 오렌지의 껍질 등으로 의류를 만들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환경오염’이라는 공식을 깨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심지어 지난 5일에는 “한번 입은 옷을 버리지 않기 위해, 재활용된 중고 의류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보석 명품 브랜드 티파니는 2017년 ‘티파니 세이브 더 와일드’(Tiffany Save the Wild) 컬렉션을 내놓고,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를 임명했다. 최근에는 2050년을 목표로 한 ‘온실 가스 제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훼손을 예방하고 야생동물 보호와 지구 온난화 예방까지 선언했다.

 

이들 기업은 환경 보호를 위해 작게는 10만달러에서 많게는 100만달러 이상의 기금을 기부했는데, 이러한 노력으로 소비자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으며 거대한 상업 시장에서 수천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두었다.

 

한국에서는 블랙야크가 이 분야의 선두다. 블랙야크는 주력 제품에 ’윤리적 다운 인증’(RDS·Responsible Down Standard) 충전재를 사용한 패딩을 적용하고 있다. RDS는 오리와 거위의 사육 및 도축, 가공, 봉제 등 다운(Down·새의 솜털) 제품을 생산하는 전 과정에 동물복지 시스템을 준수했음을 인증하는 제도다. 특히 올해 주력 상품으로 출시한 ’뉴 엣지 다운 시리즈’의 79%를 버려진 이불과 베개 등에서 추출한 리사이클 충전재로 만들었다. 

 

또한 리사이클 충전재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온천수를 사용하고, 세척을 마친 온천수는 정수 후 다시 농업용수로 쓰기 때문에 공정 자체도 친환경적이라는 호평이 따르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 환경문제 개선과 더불어 다양성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진행하며 SDGs 활동에 적극적이다. 지난달 발표된 ’2019 UN지속가능개발목표경영지수(SDGBI)’에 최우수 그룹에 선정돼 사례가 글로벌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2015년 인수한 토털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나우(nau)는 올해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지속 가능한 삶’의 대표 브랜드로 인식돼 밀레니얼 세대와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탄 덕분이다. 최근에는 서울 압구정동 소재 도산공원 근처에 ’나우 하우스’(nau haus)를 열며 패션 기업 최초로 지속가능성을 대중화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러한 블랙야크의 친환경 지속가능 패션 주도는 이랜드와 LF, 제일모직, 코오롱, 신세계인터내셔날, 나이키코리아, 한섬, 형지, 아디다스코리아, 세정 그룹, 신성통상 등 국내 다른 패션 기업의 변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정훈 UN지원SDGs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  

 

*UN지원SDGs협회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  지원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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