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단독] 숨진 ‘별동대 수사관’ “휴대전화 초기화 말아달라”

입력 : 2019-12-02 17:43:37 수정 : 2019-12-02 21:19:1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유서 9장 남겨… 증거보존 부탁 / 백원우 별동대·靑하명수사 의혹 / 실체적 규명 결정적 역할 ‘촉각’ / 靑 “법·원칙 따라 업무 수행한 것” / 김기현 “울산시장 선거 무효소송” / 경찰 “부검 결과 특이점 없다”

지방선거 개입 의혹을 받는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별동대(별도의 특별감찰반)’로 활동하다 검찰에 복귀한 뒤 참고인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된 A수사관이 남긴 유서에는 “휴대전화 초기화를 시키지 말라”는 요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휴대전화에는 통화내역과 메신저 내용이 담겨 있을 것으로 보여 의혹 규명에 결정적 역할을 할 증거를 보존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명백히 밝혀달라는 일종의 부탁으로 보인다.

사망한 A수사관이 발견된 서울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사무실. 뉴스1

2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A수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남긴 9장의 자필 유서에는 자신의 휴대전화 초기화를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가족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미안하다는 내용 이외에 휴대전화 증거 보존의 중요성을 별도로 강조한 메시지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A수사관이 이런 메시지를 남긴 배경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검찰 참고인 출석을 앞두고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 진술을 할 수 없는 대신 휴대전화를 증거로 남겨 의혹의 실체규명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1

검찰 관계자는 “실무자인 A수사관이 어떤 압박을 받아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는지에 대한 면밀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상부 지시를 따르는 실무자 위치였을 뿐인데 마치 A수사관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분위기에 압박을 느낀 정황도 포착돼 그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자살방조·교사죄에 대한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높다”며 “휴대전화 분석을 통해 A수사관을 누가 압박했는지 어떤 일이 젊은 가장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갔는지를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A수사관의 휴대전화 등 물증 확보에 나섰다. 서초경찰서는 민정수석실에 파견됐다 서울동부지검 소속 수사관으로 복귀한 A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 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특이 외상이 보이지 않는다”는 1차 소견을 회신받았다고 밝혔다. A수사관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다.

 

청와대는 백 전 비서관의 ‘별동대’ 운영에 대해 거듭 부인하는 해명을 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백 전 비서관과 함께 일한 수사관 2명과 관련해 “(청와대가 자체 조사했을 지난 1월) 당시 두 분의 특감반원들이 직제상 없는 일이라든지 혹은 비서관의 별동대라든지 하는 등의 억측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두 분은 대통령비서실 직제령 등 법과 원칙에 따라서 업무를 수행했다”고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공권력이 개입해 불공정한 선거가 치러졌다며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전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6월 울산시장선거에 청와대와 경찰의 개입 의혹과 관련, “공정한 선거관리를 해야 할 경찰과 청와대가 도리어 공권력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불법선거를 주도하였으므로, 울산시장 선거는 중대한 하자로 인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정필재·이강진·박현준 기자 rus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