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와 3차 정상회담 개최를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는 모양새다.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새로운 셈법’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면서 양측의 수싸움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전격 결정한 미국은 북한이 조속히 실무협상에 복귀하라고 간접 압박하고 나섰다. ‘훈련을 연기하는 성의를 보였으니 이제 대화에 적극 나서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재개 언급은 한·미 국방장관이 이달 중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10시간 만에 나온 점과 맥을 같이한다. 이는 북·미가 한·미 연합공중훈련과 관련해 최근 주고받은 메시지들에서 협상 재개에 긍정적인 측면을 보인 데 이은 것이다.
북한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연합공중훈련을 고리로 미국을 맹비난했다. 이에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북한은 “조미(북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북한은 당시 미국으로부터 다음달 협상 재개 제안을 받은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근본적 해결책’ 제시를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빨리 행동해 합의하자”고 촉구한 것은 지난달 초 결렬된 북·미 실무협상의 조속한 재개를 유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북한에 우호적 손짓을 건넸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졸린 조’(sleepy Joe)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북한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미친개’라 비난했던 것에 동조한 셈이다. 이는 자신에 대한 하원 탄핵 조사를 야기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당사자이자, 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격을 통해 북한의 호응을 얻어내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특히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이 북한의 일방적인 결렬 선언으로 성과 없이 끝난 지 40여일 만에 북한 관련 언급을 한 것은 ‘스톡홀름 노딜’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고 김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탄핵조사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를 국면 타개용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재선을 위한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가 본격화하는 대형 악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나 연초에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 등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선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북한은 다소 느긋한 분위기다. 적대정책 철회를 거론하며 새 회담은 지금까지와는 달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18일 성명을 통해 그간의 북·미 정상회담을 ‘무익한 회담’이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 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와 관련,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미국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최선희 제1부상이 러시아 방문 후 귀국하면 연내 북·미 대화 발표를 위한 명분을 달라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특파원들과 만나 “일단 (북·미 대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제1부상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평양에서 출발해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북한이 러시아와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조병욱 기자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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