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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주체성 기르는 교육, 10년 뒤 미래사회 성패 좌우”

입력 : 2019-11-18 03:00:00 수정 : 2019-11-17 19: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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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DI, OECD ‘2030 프로젝트’ 소개 / 세계화·기술발달 가속… 사회문제 복잡 / 개인의 핵심역량 강화 통한 성공 넘어 / ‘포용적 성장’ ‘웰빙’ 교육 목표로 제시 / “책임의식 갖고 문제 해결 노력 필요” / 모든 사람보다 학생 초점 변혁 강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30년 성인이 될 학생들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으로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을 꼽으며 이를 기르기 위한 미래 교육 정책을 구상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서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교육 2030 프로젝트는 10여년 뒤 미래를 전망하면서 학생들이 갖춰야 할 역량을 새롭게 규정하는 프로젝트로, 1997∼2003년 진행된 ‘데세코(DeSeCo·Defining and Selecting Key Competencies, 핵심역량교육)’ 프로젝트의 ‘2.0 버전’으로 불린다. 데세코가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규정하고 역량을 키우는 통로로 ‘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교육 2030은 학생들이 급변하는 사회를 헤쳐 나가기 위해 받아야 할 교육 방향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뒀다.

OECD가 전망한 2030년 미래사회는 20여년 전 데세코에서 상정한 사회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새로운 도전을 요구했다. 세계화와 기술 발달의 가속화로 새로운 환경·경제·사회 문제가 대두해서다. 기후변화, 천연자원의 고갈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공지능(AI)의 전례 없는 혁신은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을 제기하고 있다. 세계 인구 증가로 늘어난 이민, 도시화, 사회·문화적 다양성은 국가와 공동체의 개념을 재편했고, 세계 각지에서 생활 수준과 삶의 기회 불평등이 확대되고 전쟁·테러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미래사회는 한편으로 도전일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예견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 발명되지 않은 기술에 학생들을 준비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에도 변화가 생겼다. 데세코에서는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한 개인·사회의 ‘성공(success)’을 강조했다면, 교육 2030은 개인의 삶의 질, 사회의 ‘포용적 성장’을 추구하는 ‘웰빙(well-being)’이 교육 목표로 자리 잡았다.

보고서는 “과거 교육 담론을 지배해온 ‘성공’이라는 메타포와 강하게 결부된 경제발전 논리에서 탈피한 것”이라며 “웰빙은 경제 자원을 갖는 것을 넘어 시민으로서의 참여, 안전, 삶의 만족도, 환경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모든 조건에 누구나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2030년 웰빙’을 위해 OECD가 주목한 역량은 ‘학생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이다. 학생 주체성이란 적극적인 참여로 사람·환경 등에 더 나은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려는 책임의식을 갖는 성향을 말한다.

보고서는 학생 주체성이 중요한 이유를 “학생들이 변화의 주체가 될 때 주변 환경과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타인의 의도·행동·감정을 이해해 본인의 행위가 가져올 장·단기적 결과를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육 2030에서는 모든 사람을 위한 ‘핵심 역량’을 제시했던 데세코와 달리 학생을 초점에 두고 ‘변혁적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 데세코는 개인·사회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여러 도구를 상호작용적으로 사용하기 △이질적인 집단에서 상호작용하기 △자율적으로 행동하기 등이 꼽혔다. 그러나 교육 2030은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능력보단 태도·가치에 무게중심을 둔 역량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하기 △긴장과 딜레마 조정하기 △책임감 갖기 등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향후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 교육 2030 프로젝트를 기초 자료로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한국에서도 역량을 반영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2017년부터 학교 현장에서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교육 2030과 같이 ‘학생’을 중심에 놓고 미래 역량 교육 정책을 구상해보는 것은, 국내 교육과정 개발에서 자주 겪는 여러 난제를 해결할 토대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교육 2030이 제시한 ‘변혁적 역량’으로 사람들이 태도와 가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변화가 생겼다. 국내 교육과정 개정에서도 진지한 숙고가 필요하다”며 “학생 주체성의 개념도 현재 국가마다 다르게 번역되고, 그 의미 또한 다르게 이해되고 있으므로 미래 교육에서 학생의 역할과 배움의 자세가 무엇인지 한국의 교육적 맥락을 고려해 규명하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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