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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광고판’된 급상승검색어… 문제는 없나?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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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13 06:00:00 수정 : 2019-11-13 10: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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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실검(실시간 검색어)으로 광고비를 벌고 있는 건가요?”, “광고 마케팅 도배가 법적인 문제는 없는 건가요?” 최근 포털 사이트의 급상승검색어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급상승검색어의 순위 대부분이 광고성 키워드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광고판’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 급상승검색어, 문제는 없을까? 이용자들의 궁금증과 사실을 체크해봤다.

 

 

◆네이버가 ‘실검’으로 광고비를 받는다? – 대체로 사실 아님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어 순위 서비스의 정식 명칭은 ‘급상승검색어’다. 일반 웹 화면에서는 상위 20개 급상승검색어를 제공하며, ‘데이터 랩’ 서비스를 통해서는 시간별로 지난 검색어 경과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1일 오후 1시를 기준으로 한 실시간 급상승검색어 자료를 보면 20위권의 검색어 중 대부분이 특정 상품이나 이벤트인 것을 볼 수 있다. 광고성 키워드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실시간 검색어도 광고비를 받는다거나, 조작적으로 개입된 것이라는 주장도 등장했다. 그러나 네이버 급상승검색어에 많은 검색어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네이버의 광고 정책이 아닌 이를 광고로 활용하는 여러 업체가 있었다.

 

네이버는 원칙적으로 급상승검색어에 대한 개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고객센터 공지를 통해 공개된 ‘급상승검색어 순위 선정 기준’과 ‘급상승검색어 노출 제외 기준’을 보면, 네이버는 “급상승검색어의 순위 선정은 아래의 기준에 의한 알고리즘으로 자동 선정되며, 이에 인위적인 조정이나 개입을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외적으로 검색어를 제외하는 기준으로는 ‘급상승검색어 노출 제외 기준’에 7가지가 정해져 있다.

 

▲11월 11일 13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네이버 데이터랩 캡처

 

네이버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절대적 검색량이 아닌 상대적 검색량에 의해 순위가 매겨지며, 이 과정에서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급상승검색어는 인위적인 개입보다는 사람들의 관심사로 자연스럽게 올라오는 순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우리가 광고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지도 않을뿐더러, 사람들이 검색한다고 해서 저희 광고수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도 급상승검색어에 상품 광고가 많이 등장한 배경에는 특정 기업들의 ‘광고용 퀴즈’가 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는 ‘행운 퀴즈’라는 이름의 퀴즈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중 기업형 행운퀴즈는 기업이 주로 제품 및 서비스 홍보 목적으로 집행한다. 기업이 토스 어플을 통해 홍보하고자 하는 특정 상품에 관한 퀴즈를 내고, 정답을 맞힌 고객은 보상금을 받는 방식이다. ‘000을 검색하세요’와 같은 문구로 검색을 유도하기 때문에, 관련 단어들이 쉽게 급상승검색어에 오른다.

이와 같은 방식의 서비스는 현재 토스의 ‘행운 퀴즈’와 OK캐쉬백의 ‘오퀴즈’ 등이 있다. 

 

◆자발적 검색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없다? – 사실

 

이와 같은 방식의 ‘실검 장악식’ 마케팅, 문제는 없는 것일까? 현재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와 관련해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네이버 관계자는 “광고도 기본적으로 하나의 정보”라며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걸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현재 사단법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부설기구 ‘네이버 검색어 검증위원회’로부터 검색어에 대한 사후 검증을 받고 있다.

 

▲네이버 고객센터 공지 캡처

 

KISO는 급상승검색어 관련 문제에 공감하며 지난달 25일 ‘실시간 급상승검색어 순위 올리기,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패널로 참석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성동규 교수는 “지금까지 실검이 논란이 된 적이 한 두 번도 아닌데 그대로 방기한 것은 사업자들이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참석한 패널 6명 중 5명이 급상승검색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KISO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나온 부분을 포함해서 검색어와 관련된 정책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오픈넷 황성기 이사장(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 이 문제에 규제를 가할 수는 없다”며 “KISO의 검색어 검증위원회 등 사회적 규제를 통해서 이용자와 사업자, 두 권익 간의 문제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과열되자 토스는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에 나섰다. 토스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행운퀴즈는 처음부터 기업형을 염두에 둔 서비스는 아니었고, 실검을 보장하는 서비스가 아니다”며 “실시간 검색어와 관련된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며 적극적 개선안을 내놓았고 이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스가 11월부터 새롭게 도입하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퀴즈 말미에 검색을 제안하는 문구 대신 ‘힌트 확인하기’ 버튼이 추가돼 해당 제품과 관련된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제휴사와 계약이 일부 종료되는 11월 중순부터 적용돼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토스 애플리케이션 ‘행운퀴즈’ 화면 캡처

 

네이버 또한 연내 급상승검색어를 개편할 계획이다. 지난 1일 네이버는 공식 블로그에 “이 같은 상황은 급상승검색어에 대한 과도한 주목도가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마다 자신의 관심에 따라 급상승검색어 구성을 달리해서 볼 수 있도록 개선한다”고 밝혔다. 이어 “네이버가 임의로 특정 검색어 가치를 판단해 제외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개인화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장현은 인턴기자 jang54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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