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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동학농민군편지 등 담은 신국역총서11 발간

입력 : 2019-11-09 03:00:00 수정 : 2019-11-08 16: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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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 발간한 ‘동학농민혁명 신국역 총서11’. 동학농민군 편지와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 ‘춘당록(春塘錄)’ 등을 번역해 수록했다.

‘나주 의거소에서 잡혀 옥으로 오니 소식이 끊어지고 노자 한 푼 없어 우선 굶어 죽게 되니 어찌 원통치 아니하리요(중략) 돈 삼백여냥이 오면 어진사람 만나 살 묘책이 있어 급히 사람을 보내니 어머님 불효한 자식을 급히 살려주시요.’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으로 참여한 한달문이 관군에 사로잡혀 옥살이를 하던중 어머니께 구명을 요청하며 보낸 서신의 일부 내용이다.

 

‘내가 집을 나와 수년을 떠돌아 다니며 집안일을 돌보지 못하니 자식된 도리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네. 광팔이 자네가 형대신 집안을 돌보고 있으니 다행이라 하겠네. 우리가 왜군과 함께 오랫동안 싸운 것은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는 의(義) 때문이네. 근래 사정이 그 전보다 어려워서 다시 돈과 비단을 이 인편에 보내주길 청하니 잘 살펴 보내주게….”

 

당시 농민군으로 함께 참여한 유광화는 동생에게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내 가족을 대신 보살펴줄 것을 당부하고 일본군과 접전을 벌이는 데 필요한 군자금을 요청했다.

 

동학농민기념재단은 이들의 후손으로부터 이 편지를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는데, 혁명에 참여했던 당시 농민군들의 생활상을 엿보게 하는 자료로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이 동학농민군 편지와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 ‘춘당록(春塘錄)’ 등 한문과 고문을 번역한 ‘동학농민혁명 신국역 총서11’(414쪽)을 발간했다고 8일 밝혔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는 그동안 재단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해 기념관에 소장하고 있는 전령(전쟁), 통문(통지문), 완문(기관발급 증명서), 임명첩(사령장) 등 45종 중 동학농민혁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을 추출했다. 그 가운데는 관군을 대신해 동학농민군을 토벌하기 위해 유생들을 중심으로 조직한 군대 유회군이 농민군들의 고향 집을 찾아가 살림살이 등을 빼앗는 등 횡포를 부린 내용이 담겨 있다. 이는 지금까지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다.

 

‘춘당록’은 전라도 여산 유생인 양생의 개인 문집으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 있는 부분을 발췌했다. 흥선대원군의 밀사로 알려진 소모사 이건영이 농민군과 합세해 일본군을 몰아낸 내용 등을 담은 귀한 자료다. 

 

기념재단이 발간한 총서는 총 600권으로 국회와 전국 주요 대학도서관, 관련 기념사업단체 등에 배부해 연구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할 게획이다. 관련 내용은 동학농민혁명 종합지식정보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접할 수 있다.

 

이형규 이사장은 “사료적 가치가 큰 동학농민혁명 관련 자료를 모아 총서로 발간함으로써 관련 연구가 질적으로 심화하고 확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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