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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11개월째 내리막… 디플레 공포까지 엄습

입력 : 2019-11-01 18:35:50 수정 : 2019-11-01 21: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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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잇단 경고음 / 10월 수출액 467억弗… 14.7% ↓ / 반도체 부진… 3년9개월來 최대폭 / 물가 상승 0%대… 역대 최저 전망 / 정부 4분기 무역금융 60조 투입

안 그래도 어려운 우리 경제에 위기의 경고음이 잇달아 울리고 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은 1년 가까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1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3년 만에 연 수출액이 감소하는 ‘역성장’이 확실시된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가 역대 최저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14.7% 줄어든 467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이 지난해 12월 -6.2%를 기록한 후 11개월 연속 ‘뒷걸음질’이다.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10%대 감소이자 2016년 1월 -19.6%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이기도 하다.

 

한국 수출을 이끌어 온 반도체의 부진이 주원인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10월 전년 동월 대비 32.1%나 떨어졌다. 이밖에 석유화학(-22.6%), 석유제품(-26.2%)의 성적이 나빴다.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도 상당하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 10월 대중국 수출은 16.9% 감소했다.

정부는 수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책 역량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수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4분기에 무역금융으로 60조원을 투입하고, 연말까지 352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해외전시회·무역사절단 등 해외 마케팅을 84차례에 걸쳐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스템 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3대 미래 핵심 산업에도 350조원을 투자한다.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가던 소비자물가는 10월 보합세로 돌아섰다. 마이너스 행진은 멈췄지만 우리 경제의 수요 부진으로 인한 물가 하방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정부가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낮은 0%대 중반에 머무는 등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6(2015년=100)으로 1년 전과 같았다. 소수점 한 자릿수까지만 따지는 공식 상승률상으로는 보합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사실상 오름세로 전환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0.038%를 기록해 사실상 하락세로 돌아섰다. 9월에는 0.4% 떨어지며 1965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처음으로 공식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두 달 만에 마이너스를 회복했지만 저물가 기조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0월 누계 소비자물가 상승률(0.4%)을 감안하면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대 중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는 196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것은 1999년 0.8%와 2015년 0.7% 뿐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반적으로 수요가 가라앉으면서 (물가가) 마이너스를 가리키고 있다”며 “지금 우리 경제는 사실상 디플레이션 초입”이라고 진단했다.

 

이도형 기자, 세종=안용성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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