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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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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23 23:00:00 수정 : 2019-10-24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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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오존·메탄 등 영향 / 대류권·성층권 온도 상승·하강 / ‘온난화 회의론’에선 설명 안 돼 / 온실가스 배출 최소화 노력을

최근 지구온난화 속도가 더 가팔라지는 추세이다. 이런 속도라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웠던 2018년 폭염이 30년 후에는 일상화될 것이며, 현재 주로 8∼9월에 나타나는 우리나라 태풍 시즌이 8∼10월로 확장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대부분의 기후모델이 이런 예측 결과를 보여주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지구온난화 회의론’에 동조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지난 100여 년간의 지표면 온도 상승은 자연적인 것이며, 조만간 지구냉각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비(非)과학적인 견해를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회의론의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산업혁명 이후 대기 중에 이산화탄소 등 여러 온실기체가 증가했고, 기후변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허창회 서울대 교수·대기과학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이면 어떻게 될까.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0)로 만든다 할지라도, 지금까지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지구온난화는 앞으로도 100여 년 더 진행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진행되고 있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피해갈 방법이 없다.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기후변화 양상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는 사회 재난 저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다음과 같은 과학적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이 이산화탄소는 온실가스라 지구복사 에너지를 흡수해서 바로 지구를 데운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다. 이산화탄소는 본질적으로 지구 온도를 낮추는 냉각가스이다.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수증기, 오존, 메탄 등 모든 온실가스는 지구복사 에너지를 방출하는 냉각가스이다.

지구는 태양복사 에너지를 흡수해서 온도를 높이고, 그 온도에 상응하는 지구복사 에너지를 방출해 생명체가 살기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다. 태양복사 에너지는 구름과 지표 반사 등으로 30% 정도가 대기권 밖으로 나가며 대류권 수증기와 구름, 그리고 성층권 오존에 의해서 20% 정도가 대기에서 흡수된다. 태양복사 에너지의 나머지 50%가 지표면에서 흡수되므로 지표면의 온도가 대류권에서 가장 높다. 성층권에서 다시 온도가 높아지는데 이것은 오존이 태양의 자외선을 거의 모두 흡수하기 때문이다.

태양복사가 지구를 데우는 역할을 한다면 지구복사는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만일 온실가스가 지구복사를 방출하지 않는다면 지구는 무한정 데워져서 태양보다 더 뜨거워질 것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지구 표면에서 방출되는 지구복사 에너지를 흡수해 대기 온도를 높이지만, 반대로 그 온도에 대응하는 지구복사 에너지를 지표면과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면서 대기의 온도를 낮추고 있다. 이때 온실가스에 의한 가열보다 냉각이 더 크기 때문에, 대기 입장에서 보면 온실가스는 승온(昇溫)가스가 아니라 냉각가스이다. 실제로 성층권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온도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지표면이나 대류권의 온도 상승보다 더 큰 폭으로 낮아지고 있다.

그럼 지표면과 대류권에서 온도가 상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와 지표면 사이의 상호작용 때문이다. 이산화탄소가 대기의 온도를 낮추고 있지만, 동시에 지표면으로 향하는 지구복사 에너지 양을 증가시켜 지표면의 온도를 높이고 있다. 높아진 지표면에서는 더 많은 지구복사 에너지를 대기로 방출해서 대류권의 온도를 높인다. 이런 지표면과의 상호작용은 대류권에 국한되고 성층권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표면과 대류권에서는 온도가 상승하고 성층권에서는 온도가 하강한다. 지구온난화가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회의론에서는 이런 대류권 온도 상승과 성층권 온도 하강을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 회의론은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견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온실가스 양이 적을수록 지구온난화 강도가 약해짐을 알아야 한다. 이에 기후변화 피해를 최소화하는 최적의 방안으로 이산화탄소, 메탄 등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더욱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허창회 서울대 교수·대기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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