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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에 … 위기의 중남미 정권

입력 : 2019-10-20 21:04:41 수정 : 2019-10-20 22: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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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지하철 요금인상 항의 시위 / 비상사태까지… 대통령 결국 굴복 / 온두라스, 대통령 퇴진시위 격렬
19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이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 이후 더욱 격렬해진 시위에 정부는 결국 이날 요금 인상을 철회했다. 산티아고=AFP연합뉴스

칠레와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들이 들끓는 민심에 수난을 겪고 있다.

 

칠레 정부는 지하철 요금을 올리기로 했다가 성난 국민들의 격렬한 항의 시위에 굴복해 인상을 철회했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에도 수도 산티아고에서 계속된 시위로 최소 3명이 숨지는 등 도시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고,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국민의 목소리를 겸허히 들어 지하철 요금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티아고 지역에는 이날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령이 발령되기도 했다.

 

산티아고에서는 지난 6일 지하철 요금 인상 이후 시민들의 반발 시위가 끊이지 않았다. 고등학생과 대학생 주도의 반대 시위로 시작해 지하철역 방화, 상점 약탈 등으로까지 번졌다.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시민 이동 및 집회 자유를 제한하고자 한 것이 더 큰 화근이 됐다. 비상사태 첫날인 19일 오전 산티아고 곳곳에 무장 군인이 배치되면서 시위는 더욱 격렬해져 절정에 달했다. 1973∼1990년 군부독재 이후 군인이 배치되고 비상사태가 선포된 건 처음이었다.

 

유가 상승과 페소화 가치 하락에 따라 칠레 정부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을 피크타임 기준 종전 800칠레페소(약 1328원)에서 830칠레페소(약 1378원)로 올렸다. 인상 비율로만 보면 크지 않지만 잦은 공공요금 인상에 쌓였던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온두라스에서는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틀째 벌어졌다. 에르난데스 대통령의 친동생이 미국에서 마약밀매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는데, 대통령 역시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AP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온두라스 곳곳의 주요 도로를 막고 타이어 등을 태우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미국 검찰은 에르난데스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않았지만 ‘공모자’로 명시했고, ‘국가가 후원하는 마약밀매’였다고 주장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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