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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터키와 조건부 휴전 합의… 정계·언론 "터키가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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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18 14:21:24 수정 : 2019-10-18 14: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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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방문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 회견에서 쿠르드 민병대(YPG)가 안전지대에서 철수하는 조건으로 터키가 시리아 동북부에서 5일간 군사작전으로 중지하기로 미국과 터키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나 터키가 시리아에서 쿠르드족 공격을 5일간 중단하는 ‘조건부 휴전’에 합의했다. 펜스 부통령은 약 5시간에 걸친 회동이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과 주요 언론은 대체로  “터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얻었고, 터키가 승리했다”고 합의 내용을 혹평했다.

 

휴전 조건은 터키가 설정한 ‘안전지대’ 밖으로 쿠르드 민병대(YPG)가 철수하고, 미국이 추진하던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특히 터키군은 시리아에서 철수하지 않은 채 잔류하고, 터키가 안전지대를 관리하기로 했다. 쿠르드족은 지난 2012년부터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서 이슬람국가(IS) 세력을 몰아내고, 시리아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사실상의 자치 지구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IS 붕괴 이후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미군 철수를 결정하자 터키가 인접 지역에 정착한 쿠르드족을 몰아내려고 시리아 국경을 넘어 군사 작전을 개시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이날 “이번 합의가 이행되면 터키가 전투 없이 쿠르드족을 몰아내게 된다”고 전했다. NYT는 “이것은 휴전 협정이라기보다 미국이 시리아에서 급속하게 영향력을 상실한 사실을 인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터키는 쿠르드족이 장악한 시리아 북동부와 터키 국경 사이에 폭 30㎞에 이르는 안전지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터키는 길이 480㎞, 폭 30㎞에 이르는 안전지대에 주택 20만채를 건설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방침이다. 터키는 이 안전지대 관할권을 요구해왔고, 미국이 이를 전격적으로 수용했다.

 

펜스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쿠르드 민병대원들이 안전지대에서 철군한 이후 터키가 시리아 북부에서 완전히 군사 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고, 터키의 작전은 완전히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휴전은 합법적인 권한을 가진 당사국 간에 맺는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휴전이 아니라 일시적 작전 중단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또 터키가 시리아 북부 도시 코바니를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는 펜스 부통령의 주장에 “우리가 어떤 약속도 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번 합의 이행은 쿠르드족 민병대가 먼저 안전지대 밖으로 철수하느냐에 달려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미 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과 접촉 중이며 그들은 철수에 동의했고, 이미 철수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그러나 쿠르드 민병대가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 철수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주를 방문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 대단한 날이고, 터키에 대단한 날이며, 쿠르드에 대단한 날이고, 전 세계에 대단한 날”이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AFP 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에 대한 제재가 더는 필요 없을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굉장한 지도자이고, 그는 옳은 일을 했으며 나는 대단히 존경한다”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엉터리 합의라고 비판했고,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 등 공화당 중진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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