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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 처리한 오염수도 기준치의 20배… “방사능 물 방출 안 돼”

입력 : 2019-10-04 06:00:00 수정 : 2019-10-04 09: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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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인근 오나하마항 르포 / 어업조합, 정부 방류 계획 반발 / “어획량 15%밖에 회복 안 됐는데…” / 어민들 재기 노력에 정부가 ‘찬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2일 다핵종제거설비(ALPS)에서 처리한 오염수를 보관하는 탱크가 늘어서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9월 기준 970개의 탱크에 오염수116만t(9월 기준)을 보관 중이며 지금도 하루 150t씩 처리 후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여름쯤 보관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자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을 포함한 해결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후쿠시마=가타노다 히토시(폴라리스 이미지)

지난 2일 오전 찾은 일본 후쿠시마현 오나하마항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다. 잡아온 물고기로 시끌벅적한 여느 고기잡이 항구와는 달리 한가한 모습이었다.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로 폭발사고가 있었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55㎞ 떨어진 이곳은 방사능 공포의 직격탄을 맞은 곳이다. 사고 후 세월이 흐르면서 후쿠시마산 어류의 방사성 세슘 농도가 저하하는 추세라지만 예전의 활력을 되찾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가미야마 교이치(神山享一) 후쿠시마수산해양연구센터 방사능연구부장은 “후쿠시마산 어류에 대한 모니터링 검사를 하고 있는 결과 2015년 4월 이후 4년간 방사성 물질이 국가 기준(100㏃/㎏)을 넘는 경우는 한 건도 없었고 지난해에는 99%에서 검출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어획량은 재해 전의 15%밖에 회복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베크렐(㏃)은 방사선을 방출하는 물질의 세기를 측정하기 위한 방사능의 국제단위로 높을수록 위험하다.

지역 어민들은 후쿠시마산 어류에 대한 국내외의 불안을 불식하기 위해 어업협동조합 차원에서 자주(自主)검사를 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가 정한 방사성 세슘의 기준(100㏃/㎏)보다 엄격한 50㏃/㎏ 이하만 출하하고 있다고 했다. 방사성 세슘의 농도 저하와 자주검사 등에 힘입어 최대 44종에 적용됐던 출하제한도 현재는 홍어, 돌조개(비너스백합) 2종류만 남았다.

재해를 딛고 일어서려는 주민의 ‘후쿠시마 부흥’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정부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하는 오염수(다핵종제거설비에서 정화 처리한 뒤에도 핵물질이 남은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한국 등 국제사회는 물론 현지 주민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마에다 히사시(前田久) 오나하마기선저인망어업협동조합 경리부 차장은 오염수 해양방출 방안에 대해 “반대한다”며 “현내 7개 어업협동조합 모두 반대 입장”이라고 밝혔다. 마에다 차장은 “(다핵종제거설비 후에도 잔류하는) 트리튬이 안전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안전한지 어떤지 모른다”며 “트리튬을 바다에 방출하는 것이 소비자로서 좋은 이미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폭발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는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에서 정화 처리 후에도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 등을 포함한 오염수가 담긴 탱크 970여개가 놓여 있었다. 116만t(9월 기준)을 보관 중이며 지금도 하루 150t씩 처리 후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2022년 여름쯤 보관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게 되자 일본 정부는 해양 방출을 포함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문제는 이 오염수는 기준치 이상의 트리튬은 물론 세슘-137, 스트론튬 등 다양한 핵종을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취재진에게 도쿄전력 측이 홍보를 위해 제시한 정화 처리 후 오염수(8월1일 채취)의 트리튬 농도 수치도 일본 정부가 정한 기준치(6만㏃/ℓ)의 20배에 달하는 120만㏃/ℓ을 나타내고 있었다.

 

후쿠시마=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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