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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검찰개혁 적임자 vs 일가족 논란으로 도덕적 권위 상실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10-01 07:51:56 수정 : 2019-10-01 07: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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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타오르기 시작한 광장의 촛불 앞에 정치권, 검찰은 성찰하며 의미 곱씹어야 / 檢 정도 수사, 자기 개혁 노력만이 시민 열망에 부응하는 길이라는 시각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검찰 개혁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 받은 자리에서 이같이 지시했다. 이는 지난 27일 문 대통령이 검찰권 행사 방식과 수사관행 개혁을 주문한 지 사흘 만이다.

 

공교롭게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주말인 28일 열렸기에 이에 영향받아 업무보고가 급조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일기도 했다.

 

청와대는 애초 27일 문 대통령이 업무보고 준비를 요청했고 주말 집회와 관계없이 이날 일정이 잡혀서 소화한 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메시지는 주말 집회에서 확인한 민의를 녹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목소리가 매우 높다는 데 주목하는 것으로 읽힌다. 지금이 민심을 동력 삼아 숙원 과제를 해결할 적기라고 보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현 정부 들어 수사권 독립은 강화됐지만, 검찰권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 문화는 개선이 부족했다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서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위해선 조 장관이 보고한 검찰의 형사부, 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 개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당장 이를 추진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를 위축시킨다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조 장관 관련 수사가 끝나는 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문 대통령이 바라는 것처럼 국민 신뢰를 얻을 검찰 개혁이 가능할 것인가, 조 장관 관련 사건 수사가 끝까지 잘 진행되어 국민 신뢰를 얻는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다.

 

눈치 보지 말고 수사하라고 해서 정작 수사했더니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압력을 가한다는 검찰 일각의 불만이 있다는 걸 여권도 잘 알 것이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 등 검찰 개혁 입법 과제를 다루는 의회에서 주요 야당이 조 장관 탄핵을 주장하는 현실임을 고려할 때 20대 국회에서 검찰개혁 관련 협치 또한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조 장관이 도덕적 권위를 잃어 개혁 주체가 될 수 있겠느냐고 우려하는 일부 여론도 있으나, 지난 주말 타오르기 시작한 광장의 촛불 앞에 정치권과 검찰은 성찰하며 그 의미를 곱씹어야 하고, 검찰은 정도 수사와 자기 개혁 노력만이 시민 열망에 부응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지휘봉을 잡고 검찰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검찰의 수사 행태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이번에는 검찰 스스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주말 동안 촛불집회 등을 통해 검찰 개혁에 대한 여론이 결집되면서 청와대는 물론 정부와 여당도 속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청와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 개혁 방안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 업무보고가 이뤄졌다. 법무부는 검찰의 형사부·공판부 강화와 피의사실 공보준칙의 개정 등 최근 마련한 검찰 개혁 방안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뿐만 아니라 이날 보고에 참석하지 않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도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는 숙제를 안겼다. 법무부는 법·제도적 개혁을, 검찰은 수사 관행과 조직 문화 등에 대한 개혁을 추진해 달라는 주문이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관해 법무부와 검찰은 함께 개혁의 주체이고, 또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법 제도적 개혁에 관해서는 법무부가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고, 검찰권의 행사 방식, 수사 관행, 조직 문화 등에서는 검찰이 앞장서서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검찰총장에게도 지시한다"며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검찰 내부의 젊은 검사들, 여성 검사들, 형사부와 공판부 검사들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권력기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제시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 지휘봉 잡고 檢 개혁에 박차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7일 "검찰이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고 전 검찰력을 기울이다시피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도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검찰은 성찰해주시길 바란다"며 검찰의 조 장관 관련 수사에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검찰에 이 같은 경고 메시지를 보낸 지 사흘 만에 문 대통령은 검찰 스스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검찰 개혁을 진두지휘하고 나선 것은 최근 검찰 개혁에 대한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 주변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검찰은 수사 상황 유출과 과도한 압수수색 등의 논란에 휘말려 역풍을 맞고 있다. 특히 주말 동안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국정농단 사태 이후 최대 인원이 참석해 '검찰개혁'을 촉구했다.

 

청와대도 최근 검찰에 대한 발언이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촛불집회 현장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숫자들이 모였다. 그 현장에 갔던 시민들도, 주최측도, 방송을 통해 지켜보던 그 어떤 누구도 그 정도의 많은 사람이 몰려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수 많은 사람들이 다함께 촛불을 들고 한 목소리로 (검찰개혁을) 외쳤다는 점에서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촛불집회 이후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 결정을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부터 이런 입장을 수차례 명확히 밝혀왔고,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막기 위해 조 장관을 낙마시키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윤 총장에게 스스로 개혁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소극적으로 국회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개혁 의지'를 보이라는 것이다. 가족들이 수사를 받고 있는 관계로 조 장관의 지휘권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문 대통령이 직접 지휘봉을 잡게 된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 청와대는 조만간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검찰에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靑 "대통령 메시지, 검찰 수사와 별개"

 

검찰 내부에서는 문 대통령이 연일 검찰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대통령의 메시지와 검찰 수사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조 장관 관련) 수사에 대해서가 아니라 수사 관행의 잘못된 점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 생각은 비단 대통령 한 사람 만의 생각은 아니다. '검찰개혁이 필요한가'라는 여론조사에서도 찬성 여론은 과반 이상의 높은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도 검찰 개혁을 위한 조직을 정비하며 속도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검찰 개혁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장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주민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법무부도 이날 법무부와 검찰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를 발족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조 장관으로부터 공석인 대검찰청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에 대한 인사를 건의받고, 이를 수용했다. 대검 감찰본부장은 검찰 내부를 단속하고 공직기강을 바로잡는 자리이고, 사무국장은 인사·예산·복지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직책이다.

 

그동안 대검 사무국장과 감찰본부장에는 검찰총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임명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조 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는 두 직책에 인사권을 행사해 검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 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의 건의를 수용하면서 법무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이 추천하지 않은 인물이 대검 감찰본부장과 사무국장에 임명될 가능성도 커졌다.

 

◆조국 "국민들의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 헌정 역사상 가장 뜨겁다"

 

조 장관이 서초동 촛불집회를 언급하며 "국민들의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헌정 역사상 가장 뜨겁다"고 30일 밝혔다.

 

조 장관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서초동 촛불집회'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반포대로·서초대로 등 서울중앙지검 인근 도로 1.6km를 가득 메운 채 '검찰개혁', '조국 수호' 구호를 외쳤다.

 

조 장관은 이날 오후 과천 법무부 청사에서 열린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지난 토요일(28일) 수많은 국민이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었다"며 "법무·검찰 개혁에 관한 국민 제안은 3일 만에 1300건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검찰개혁을 요구하면서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다시 묻고 있으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에 대한 견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법무 검찰개혁은 주권자인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라며 "우리는 명령을 받들어 역사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들을 향해 "검찰 권력은 강력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제도적 통제 장치를 갖고 있지 않다"며 "누구도 함부로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방안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마련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조 장관은 속도감 있고 과감한 검찰개혁 방안을 강조하며 "특히 비입법적 조치로 신속히 실현 가능한 개혁 방안을 제안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신임 검사장들과 만찬하며 격려…구체적인 대화내용 비공개

 

윤 총장이 30일 신임 검사장들과 만찬을 하며 격려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검찰 개혁 주문 등 무거운 분위기를 의식한 듯 검찰은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쯤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에서 열린 검사장 리더십 과정 검찰총장 만찬을 진행했다. 만찬은 취재진 접근을 막은 상태로 2시간여 진행됐다.

 

윤 총장은 이 자리에서 신임 검사장들과 만나 인사를 나누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선 청의 업무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 수사 등으로 검찰 안팎이 어수선한 상황을 고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자리에서 나온 발언들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도록 당부했고, 음주도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윤 총장이 특별한 말을 했다기보다는 격려 차원에서 진행된 만찬"이라며 "분위기 등도 언급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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