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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vs “학종 개선”… ‘조국 딸 發’ 대입제도 개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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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08 10:47:34 수정 : 2019-09-08 10: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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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생각하십니까] 또 되풀이된 ‘대입 논쟁’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이 논란의 차원을 넘어서서 대학입시제도 전반을 재검토해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1일 조 후보자 논란과 관련해 남긴 이 같은 발언으로 교육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큰 사회적 혼란을 불러온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이후 잠잠하던 ‘수시·정시 비중’ 논쟁이나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폐지론’이 재등장한 것이다. 교육부는 학종 개선에 방점을 찍겠다고 밝혔으나 곳곳에서 이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교육부 “학종 투명성·공정성 제고가 최우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수행에서 돌아온 다음날인 지난 4일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거론된 정시 비중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시·정시 비율 조정으로 불평등과 특권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유 부총리는 “올해 업무보고를 할 때부터 학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고, 그 논의를 계속해 왔다”며 “최근 이런 문제(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로 인해 고민하고 있던 안을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조 후보자 딸의 입시부정·특혜 의혹이 잇따라 불거져 논란이 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뉴시스

교육부는 오는 2022학년도 대입까지는 정해진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2022학년도 대입안은 지난해 8월 공론화를 거쳐 만든 안이다. 교육부는 별도 TF를 꾸리지 않고 실무진 회의 등을 통해 개편안을 만들 예정이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면 중장기적으로 ‘수시·정시 통합’이나 ‘수능 절대평가화’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잇단 관련 논란에…거세지는 정시 확대 요구

 

그러나 교육부의 이런 방침에도 교육계에서는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에서 목소리가 높았던 정시 확대 요구가 다시금 거세게 일고 있다. 조 후보자 딸 논란을 계기로 관련 시민단체의 집회가 연이어 벌어지는가 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온라인 공간 곳곳에서도 정시 확대·학종 폐지 요구가 빗발친다.

 

일례로 지난달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입학사정관전형, 학종 등으로 대학에 입학한 사람들의 전수조사를 요청한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약 2주 간 4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청원인은 “교외수상경력, 해외경험 등 미성년논문보다 더 심각한 학생부 부정기재 사례가 많다”며 “학종 도입 이후 비리가 판을 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연일 집회를 열어 정시 확대와 수시 축소를 주창하고 있다. 이들은 조 후보자 딸이 졸업한 학교로, 최근 잇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는 고려대 앞에서도 같은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수능이 외려 부모의 교육·수준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도 적잖다.

 

대체로 학생 학부모들은 정시를 선호하지만, 교사와 학계 관계자들은 수시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공론화 결과는 ‘정시 30%’의 절충안이었다. 그러나 이후 ‘숙명여고 사건’이 터지고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최근 들어선 수시를 ‘깜깜이·불공정 전형’으로 보는 시각이 다소 우세해졌다는 평이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선 “정시 바람직” 응답 ‘63.2%’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실시해 지난 5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응답자의 과반인 63.2%가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특히 학생과 20대에서는 70% 이상이 이 같은 의견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시가 보다 바람직하다’는 응답은 22.5%였으며 ‘모른다’ 또는 무응답은 14.3%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다. 리얼미터 측은 “모든 직업·연령·지역·이념성향·정당지지층에서 ‘정시가 보다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고 했다.

서울의 한 고교 이모(47) 교사는 “한날 한시에 시험으로 모든 게 결정되는 수능 성적 위주 정시가 더 공정해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학교가 학원화되고 사교육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부작용도 크다”며 “우리 학교 현장에서는 10%가 아닌 90% 아이들을 위해 수시가 더 바람직한 제도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1 자녀를 둔 김모(46·여)씨는 “숙명여고 사건이나 조 후보자 딸 의혹을 보면 ‘우리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박탈감이 든다”며 “신경 쓸 것도 너무 많고 불안해서 차라리 수능 공부가 나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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