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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아이들에게 ‘나쁘다’고만 하면 미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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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06 16:06:57 수정 : 2019-09-10 17: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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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미래18] 최재붕 교수와 ‘포노 사피엔스’

“‘스마트폰이 혁명을 이끄는 도구인 만큼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학습합시다’ 이런 방송 보신 적 없죠? 그런데 대한민국 인구의 95% 이상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합니다. 생물학적으로 보자면 생존에 유리한 기준은 적은 에너지로 많은 일을 하는 건데, ‘포노 사피엔스’의 탄생은 그런 관점에서 진화입니다. 진화에 의한 결과에는 절대 역변은 없으며, 되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죠.”

 

교육부 미래교육위원회의 ‘나우미래’ 영상 시리즈 18회 주인공인 성균관대 최재붕(사진)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 같이 강조했다. 최 교수는 대학원에선 서비스 융합 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2005년부터 ‘기계공학만으로는 미래 제품을 만들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해 융합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주로 미래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 제품의 트렌드 등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나와 우리의 미래, 지금(Now) 그리고 미래’라는 뜻의 나우미래는 교육부 미래교육위가 지난 5월부터 유튜브 채널 교육부TV에 순차적으로 올리는 영상 시리즈다. 미래교육위원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시리즈를 통해 다가올 미래와 미래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 꿈과 희망 등을 함께 생각해보자는 취지에서다. 유튜브에서 ‘교육부 나우미래’를 검색하면 재생목록을 볼 수 있다.

 

◆아이폰 탄생이 미래 제품 연구 시작의 계기

 

최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시작될 수 있던 계기가 2007년 탄생한 ‘아이폰’이었다고 털어놨다. 미국 애플사가 만든 아이폰은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끈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건(스마트폰은) 임팩트가 급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이후 스마트폰에 기반한 미래 제품들을 계속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주요 의제로 떠오른 이후 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전부 다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IoT), VR(가상현실) 이렇게 디지털 기술로만 이야기하다 보니까 일반인들이나 회사 입장에서는 ‘뭘 준비해야 되지?’ ‘갑자기 변화하나?’ 이렇게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근본적인 인류의 변화, 즉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쓰는 새로운 인류의 탄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포노 사피엔스라고 정의했다. 최 교수는 “포노 사피엔스는 정말 다른 방식의 생활을 하고 있는 인류”라며 “그로 인해 거의 30년 동안 큰 변화가 없던 시장의 생태계가 절반이 새롭게 구축되는 거대한 혁명이 시작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디어산업과 은행업계를 예로 들었다. 최 총장은 “스마트폰 등장 이후 유튜브가 TV를 대체하고 있고, 모바일 뱅킹이 은행 업무의 표준이 되고 있다”며 “데이터에 따르면 결국 모든 거래의 근간이 디지털 플랫폼이 된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이들에게 왜 코딩 교육을 시켜야 하는 줄 아느냐”며 “코딩이 기술 과목이 아니라 사회 과목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검색의 시대, 새로운 교육 찾아야”

 

교육에 관한 설명이 이어졌다. 최 교수는 “스마트폰을 쓰면 뇌가 바뀐다, 구글이 뇌를 바꾸는 것”이라며 “궁금한 게 떠오르면 물어보는 게 아니라 검색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검색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지적 능력이 우수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며 “IT와 검색을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을 하는 프랑스의 ‘에꼴42’라는 학교가 교육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유니스트(UNIST)에 다니는 김태훈씨를 한 사례로 들었다. 그는 “김씨는 미국에 한 번도 안 가고도 프로그래밍 커뮤니티에서 가장 뛰어난 친구가 됐다”며 “2016년 3월 ‘알파고’가 이세돌9단을 바둑으로 이긴 뒤 구글이 알파고의 소스 코드를 80% 즉시 공개했는데 김씨가 그걸 가지고 학습해서 공개가 안 된 20% 수백 개의 모듈 중에 20개를 푼 뒤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후 알파고를 만든 책임자가 감탄해서 김씨에게 ‘함께 일하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최 교수는 또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안동지청에서 근무하던 한 친구가 프로그래밍 작업으로 6개월 걸릴 업무를 30분만에 끝낸 일을 언급했다.

 

이런 사례들이 포노 사피엔스의 표준 학습 방법이라고 최 교수는 역설했다. 그는 “이런 걸 어른들이 경험해봐야 아이들에게 알려준다”며 “새로운 시대의 인재를 키우려면 혁신의 길도 열어줘야 공평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어 ‘스마트폰은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어른들이 스마트폰으로 학습을 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지금 문명의 기준을 지키는 게 훨씬 쉬운 일이지만, 쉬운 길은 혁명의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고 힘 주어 말했다. 최 교수는 “‘스마트폰은 안된다’고 하면 미래는 없다”며 “우리 교육이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은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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