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가 제3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작가로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거장 누르딘 파라(74)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특별상은 소설 ‘놀러가자요’를 쓴 김종광 작가가 받았다. 본상 상금은 5000만원, 특별상은 2000만원이다.
올해 본상을 받은 누르딘 파라는 소설가이자 극작가다.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파라는 제국주의의 폭력과 억압에 고통받는 조국의 현실을 문학으로 형상화했다. 30개 이상 언어로 번역된 대표작 ‘지도’(1986)는 1977년 오가덴 지역을 두고 벌어진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간 영토분쟁을 다루면서 소말리아가 어떻게 빈곤과 내전에 휘말리게 됐는지 그린다.
파라는 대학 진학 당시 미국 의대 장학금을 마다하고 인도 펀잡 대학을 선택해 문학을 공부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소말리아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들로 정부와 갈등을 빚은 그는 1970년대 중반 자발적 망명을 선택했다. 이후 20년간 아프리카를 비롯해 유럽·미국을 오가는 이산 작가로 살았다. 1996년 고국에 돌아갔으나 정부와 불편한 관계 때문에 2년 만에 다시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했다.
김종광 작가는 옛 민족문학작가회의(현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출신으로 2000년 처음 발간한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으로 이름을 알렸고 ‘모내기 블루스’, ‘처음의 아해들’ 등을 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3년 전 타계한 소설가 이호철(1932∼2016)의 문학정신을 기리고자 제정됐다.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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