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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표 "조국 딸, 영작으로 기여 제일 많이 해 논문 1저자 당연, 부끄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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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21 14:37:31 수정 : 2019-08-21 14: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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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한영외고 재학 시절 2주 간의 인턴 생활 끝에 단국대 의대 교수와 박사 과정 대학원생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의학 연구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되도록 한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가 조씨가 “논문 영작으로 가장 큰 기여를 했기 때문에 제1저자로 결정했다”고 했다.

 

장 교수는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홍현의 PD와의 통화에서 ‘학교 측(단국대)에선 공식적으로 사과를 했다’는 질의에 대해 “저는 공식적으로 그런 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며 “제가 규정을 위반했다거나 제가 책임져야 될 일이 있다면 응분하게 책임을 질 생각이다”고 했다. 장 교수는 또한 “(논문) 기여도를 100% 했다고 얘기는 할 수 없지만 저자들 중에서 OOO(조국 후보자 딸)이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며 “1저자를 누구로 하는 거냐는 책임 저자가 결정을 하는 문제니까 오히려 그 중간에 나하고 몇 마디 나누고 나중에 서브 미션 하는 거 도와주고 이런 사람을 1저자로 한다면 저는 그게 더 윤리 위반이라고 생각 한다”고 했다.

 

홍 PD의 ‘제1 저자로 할 만큼의 충분한 기여가 있었냐’는 질문에 대해서 장 교수는 “고등학생이라 충분한 것 아니며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내가 책임저자로서 외국대학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이게 문제라 책임을 져야 한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또한 “그렇다고 해서 부끄러운 짓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 PD가 ‘부끄러울 만큼 특혜나 편의를 봐준게 아니었냐’고 되 묻자 장 교수는 “대부분 애들은 2-3일 참여하고 확인서 써달라고 하는데, 10일에서 12일 사이 이 일을 했단 것은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며 “일과 작업 자체가 아주 고난이도다”라고 했다. 이에 홍 PD가 ‘영어로 영작을 한 것인가’라고 묻자 장 교수는 “영어 문제를 간과하는데,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영어로 쓰는 것”이라면서 “굉장히 기여한 것”이라며 “논문은 영어로 쓴다. 외국 저널은 영어가 신통치 않으면 읽어보지도 않고 리젝트(게재 거절)한다. (조씨가 논문 영작에 참여한 것은) 굉장히 기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PD의 ‘제1저자로 올리면서 불이익을 받은 사람은 없냐’는 질문에 장 교수는 “다 이득을 줬다”며 “(공동 저자들이)몇 마디 한 걸 이름을 넣어줬다”며 “손해는 제가 제일 많이 봤다”며 “외국 저널에 실으려고 계획을 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 교수는 “조씨가 와서 일을 하고 대학 가는데 써야 해서 논문이 일찍 나와야 해서 국내 저널로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논문이 제대로 평가를 못받았다”고 아쉬워 했다.

 

장 교수는 “연구 데이터를 조작했다든지 무슨 표절을 했다는 게 아니지 않냐”고 반박하면서도 “지금도 조씨에 대한 인상이 굉장히 인상이 좋았다”며 “그런데 외국 대학 간다고 해서 그렇게 해줬는데 나중에 보니까 고려대를 갔다고 해서 상당히 실망했다”고 했다. 이어 “거기 갈 거면 뭐 하러 여기 와서 이 난리를 쳤나. 그런데 또 엉뚱하게 무슨 의학전문대학에 가고”라며 아쉬워 했다. 

 

홍 PD는 ‘결과적으로 조국 후보자랑 연결 됐다. 조 후보자 배우자와 아는 관계라서’라며 배우자 간 친분 관계에 대해 묻자 장 교수는 “저는 (조 후보자를) 모르고, 집사람과 (조 후보자 딸) 어머니가 같은 학부형이었다. 학부형 모임을 자주 하니 서로 몇 번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의학 전문 매체 라포르시안이 21일 인용 보도한 국제의학학술지 편집인위원회(ICMJE)의 1979년 제정된 생의학학술지 투고 원고에 대한 지침 사항에는 ‘저자됨(Authorship)’ 양식이 있는데, ICMJE는 저자란 출판된 논문에 지적으로 상당한 기여를 한 사람을 일컬으며 생의학 논문의 저자는 학술적, 사회적, 재정적 부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규정했다.

 

여기에서 ‘저자됨(Authorship)’에 필요한 기준으로 ▲학술적 개념과 계획 혹은 자료의 수집이나 분석 혹은 해석을 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공헌을 하고 ▲논문을 작성하거나 학술적으로 중요한 내용을 수정하며 ▲출판할 논문의 최종 원고를 읽고 동의하는 등 세 가지의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고 권장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ICMJE가 제시하는 통일양식에 위배되는 부당한 저자표시의 경우 현재 교육부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에 따라 연구부정행위로 간주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가 제1저자로 등재(빨간 색 동그라미)된 단국대 의대 연구소가 2009년 3월 대한병리학회 학회지에 등재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 논문의 초록 부분 갈무리.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는 조씨가 이 논문 영작에 있어 가장 큰 기여를 했다고 제1저자 등재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 커뮤니티

 

20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한영외고 유학반에 재학중이던 2008년 단국대 의과대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한 후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란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은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됐고 이듬해 3월 등재됐다. 통상 제1저자는 실험과 논문을 주도한 사람으로 여겨져 다른 공동저자보다 높은 평가도 받는다. 조씨는 2010년 수시전형을 통해 고려대 이공계열에 진학했다. 조씨는 대학 입학 과정에서 자기소개서에 제1저자로 논문에 등재된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실험 디자인과 결과 해석 등을 고교생이 2주 동안 해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전문가 지적과 동종업계 인사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한편, 단국대는 조씨 관련 논란에 대해 “연구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음을 사과한다”면서 “연구윤리위원회를 개회해 사안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21일 대한의사협회는 상임이사회를 열고 A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의사협회는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회원에게 최대 3년 이하 회원권리 자격정지 및 5000만원 이하 위반금을 부과한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고등학생이 의학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사회적인 논란이 일어난 만큼 중앙윤리위 심의를 통해 부정행위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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