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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밍고에게 나도 당했다”…AP, 여성 성악가·무용수 성추행 폭로

입력 : 2019-08-13 19:44:23 수정 : 2019-08-13 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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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밍고 "당혹스럽고 부정확" 의혹 부인 / AP통신, 여성 성악과 무용수 등 과거 도밍고에게 성적으로 괴롭힘 폭로 / 통신 "이중 한 명, 도밍고와 2차례 성관계를 가졌다" / 배역 미끼로 끊임없이 만남 요구
성희롱 논란에 휘말린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AP연합

 

오페라계의 ‘슈퍼스타’로 군림해온 스페인 출신의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78)가 지난 수십년 간 동료 가수 등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미투’(Mee too: 나도 당했다) 논란에 휘말렸다.

 

AP 통신은 도밍고가 성악계에서 누려온 절대적인 지위를 이용해 그동안 다수의 여성 오페라 가수들과 무용수 등을 상대로 성희롱 등을 일삼아 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13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통신은 여성 오페라 가수 8명과 무용수 1명 등 모두 9명이 과거에 도밍고로부터 성적으로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번 의혹을 폭로한 인사들과 다른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도밍고의 행태가 오페라 세계에서는 오래된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덧붙였다.

 

도밍고의 부적절한 행위는 1980년대 말부터 30년에 걸쳐 그가 예술감독 등으로 활동했던 미국의 오페라 극장 등에서 일어났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들은 당시에도 이미 성악가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던 도밍고가 반복적으로 원치 않은 연락을 지속하고, 노래 레슨과 연습, 배역 제공 등을 빙자해 자신의 집에 와줄 것을 요구했다고 통신에 전했다.

 

다리에 손을 올리거나 입술에 키스를 하는 등 원치 않은 신체 접촉을 했다고도 진술했다.

테너 도밍고의 과거 성희롱 사실을 폭로한 은퇴한 메조소프라노 패트리샤 울프. AP=연합뉴스

 

이들 여성 중 2명은 당시 오페라계에서 가장 힘이 센 도밍고의 제안을 거절하면 원하는 배역을 따내지 못하는 등 경력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 두려워 그의 접근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고 통신 측에 고백했다.

 

이 중 1명은 도밍고와 2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는 게 통신 측 전언이다.

 

피해 사실을 털어놓은 메조소프라노 1명은 23세이던 1988년 도밍고를 미 로스앤젤레스(LA)의 오페라 극장에서 처음 만났으며, 도밍고가 가수로서 재능이 있다고 칭찬하면서 커리어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자신에게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27세의 나이에 오페라 공연 리허설 무대에서 도밍고를 만났다고 밝힌 또 다른 성악가는 결혼 사실을 밝혔음에도 도밍고가 배역 등을 미끼로 끊임없이 따로 만나자고 요구해 정신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성악가는 ”당시 도밍고의 말을 거부하는 것은 신에게 ‘노’라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큰 위협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다른 여성은 “오페라계의 ‘전설’과 같은 도밍고의 평판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심적인 갈등을 느낀다”면서도 “그가 이번 일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음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밍고를 상대로 한 이번 폭로에 참여한 여성 9명 중 은퇴한 메조소프라노 패트리샤 울프 1명만 자신의 이름을 공개했다.

스페인 출신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AP연합

 

도밍고는 이번 일과 관련한 통신 측이 제기한 구체적인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으나, 성명을 통해 이 같은 폭로를 부인했다.

 

그는 ”30년 전까지나 거슬러 올라가는 일에 대한 익명의 개인들로부터 제기된 주장은 당혹스럽고 부정확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현재의 기준과 규범이 과거와는 매우 다른 것을 알고 있다”며 “50년 넘게 오페라 무대에 서는 특권을 누려온 만큼 나 자신을 최고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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