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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매체 "방사능 검사 강화로 日국민감정 자극"…작년 석탄재 폐기물 전량 日서 수입

입력 : 2019-08-09 09:12:06 수정 : 2019-08-09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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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환경안전 관리 절차를 강화 / 日,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의 국민감정을 자극하게 될 것" / 환경부 일본산 석탄재 관리 강화에 시멘트 업계 "생산차질" 우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이 지난 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소재 구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기술제국주의 전범국가 일본 정부 규탄’ 기자회견에 참여해 손피켓을 들고 있다. 김경호 기자

 

한국 정부가 일본산 석탄재 폐기물의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데 대해 일본 매체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의 국민감정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8일 ”한국 환경부가 수입 석탄재의 통관 과정에서 환경안전 관리절차를 강화할 방침을 밝혔다”며 ”이는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 우호국)에서 배재하기로 결정한 데에 대한 대응책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지난해 일본에서 126만8000t의 석탄재를 수입했다면서 “일본의 석탄재는 품질이 좋고 수송거리가 가깝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국은 수입산 석탄재의 상당량을 일본에 의존해온 실정이라고 밝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붕괴된 뒤 한국인들 사이에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경제보복에 대항해 일본산 제품을 사지 말고 일본 여행도 가지 말자는 내용의 손피켓을 들고 있다. 김경호 기자

 

그러면서도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에 한국 정부가 방사능 오염 문제를 제기한다면 필연적으로 일본의 국민감정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며 ”한국 내부에서는 정부의 자중을 원하는 목소리도 뿌리 깊다”고 덧붙였다.

 

공영 방송인 NHK는 “일본산 석탄재의 90%가 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본의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거들었다.

 

작년 수입한 석탄재 전량이 일본산…국내 사용량의 40% 차지

 

실제로 현재 국내 시멘트 업체 대부분이 석탄재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 중이다.

 

한국시멘트협회 집계를 보면 지난해 소비한 석탄재 규모는 모두 315만t으로, 이 가운데 40.6%인 128만t이 수입됐고 이 물량의 99% 이상이 일본산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2011년 원전 사고 후 화력발전소가 증가하면서 석탄재 발생량이 늘었고, 이를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환경부담금을 내는 대신 수출길을 모색했다”며 ”반대로 국내에선 석탄재 수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일본산 수입을 확대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 대사관 앞에서 ‘아베 규탄 시민행동’ 주최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 정권 규탄 3차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기자

 

중국이나 동남 아시아 등 환경 규제가 까다롭지 않은 국가는 대부분 석탄재를 매립해버리고, 수출에 적극적이지 않다 보니 자연히 일본산 수입이 증가하게 됐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업계는 이번 조처로 정부가 일본산 석탄재의 방사능 함량을 전수조사하는 데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방사능 기준 등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그만큼 통관이 지연되는 만큼 최대 성수기인 오는 9∼10월 생산과 공급 차질이 나타나는 게 아니냐며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소비하는 석탄재의 40% 이상을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한 대형 시멘트업체 관계자는 “이번 결정으로 시멘트 생산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마련 중”이라며 “일본 석탄재 전수조사에 들어가 한달 이상 통관이 지연된다면 사실상 생산이 중단되는 것이어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연간 128만t의 석탄재가 부족하면 해마다 2200만t의 시멘트 생산량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시멘트 생산이 위축되면 후방산업인 레미콘과 건설산업 전반에 걸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부는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시멘트업계, 발전사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내에서 매립돼 재활용되지 않는 석탄재를 활용하는 방안, 석탄재 대체재 발굴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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