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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 빗물배수시설 실종자 2명도 시신으로…“후진국형 인재(人災)”

입력 : 2019-08-01 19:37:18 수정 : 2019-08-01 19:3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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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 작업자 3명 모두 사망 / 수위 낮춘 뒤 구조대 투입해 발견 / 경찰, 전담팀 꾸려 본격수사 착수 / 시공사 직원 등 9명 참고인 조사 / 전문가들 “후진국형 人災” 지적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작업자들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양천구 목동의 빗물배수시설 공사장에서 실종됐던 작업자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서울 양천소방서와 양천구는 1일 오전 5시42분과 5시47분 배수시설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실종됐던 현대건설 직원 안모씨와 미얀마 국적 협력업체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전날 발생한 사고로 수몰됐던 작업자 3명이 모두 숨졌다.

소방서 관계자는 “구조요원 투입지역부터 200m 떨어진 지점에서 실종자 2명을 발견했다”며 “발견 당시 의식과 호흡이 없었고, 이대목동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전 7시10분쯤 구모씨 등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일상 점검을 위해 시험가동 중인 시설로 내려갔다. 이후 갑작스러운 폭우로 현장 상황이 위험해지자 이를 알리고자 안씨가 뒤이어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했다.

소방당국은 구조자 유실 방지와 구조대 안전 등을 위해 빗물을 빼내지 않고 구조 작업을 하다 오후 늦게부터 배수를 진행해 수위를 낮췄다. 이날 오전 4시30분쯤 수심이 1.5m 이하로 얕아지자 수난 구조요원을 투입해 남은 실종자 2명을 발견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펌프장에서 소방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양천경찰서는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해 형사과장을 팀장으로 15명으로 구성된 수사 전담팀을 만들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총 9명을 참고인으로 소환하는 등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또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관련 문서 등을 확보해 현장 관계자와 관할 관청 등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사고가 발생한 수로의 배수 작업이 완료되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이 참여하는 합동 현장감식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사고를 두고 전문가들은 ‘후진국형 인재’라고 지적했다. 이송규 안전전문가(기술사)는 “비가 올 가능성이 높은데도 작업자가 아래로 내려갔고, 이를 저지하지 않았다”며 “이는 평소 안전의식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발생한 인재”라고 지적했다. 손원배 경주대 교수(소방방재학)는 “이번 사고는 기술력 부족 때문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제·운영하는 방식 및 태도의 문제”라며 “선진적인 시설에서 발생한 후진국형 인재”라고 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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