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정보통신(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보험판매에 뛰어들 준비를 갖추면서 인터넷 보험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보험시장의 저변 확대 측면에서 인터넷 보험시장 성장을 반기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보험사가 플랫폼에 종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오는 11월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현재 네이버페이가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장해 대출, 보험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중개해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나온 것 없다”면서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 카카오페이는 인슈어테크(보험+핀테크) 플랫폼인 ‘인바이유’를 인수했다. 카카오페이는 계열사 편입이 완료되면 보험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첫 보험 상품은 연내 출시 예정이다.
인터넷 보험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인터넷·모바일 등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2016년 92억6800만원에서 2017년 102억500만원, 2018년 138억6700만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 기준 초회보험료가 94억1600만원으로 2016년 한 해 초회보험료를 뛰어넘었다.
최근에는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회사들도 경쟁적으로 보험사와 손잡고 인터넷 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토스는 지난 1월 처음으로 미니암보험, 저축보험, 스키보험, 해외여행보험을 내놓은 뒤 현재 10개의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기준 10개 보험 판매량은 5만2000건 수준이다. 토스 관계자는 “이 정도면 적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안다”며 토스 보험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정착했음을 밝혔다.
뱅크샐러드는 지난 6월 말 스위치여행자보험을 첫 보험으로 내놨다. 보험을 미리 가입해 두고 보험료는 내지 않다가 필요할 때만 스위치를 올리듯이 보험을 개시하고 종료할 수 있는 상품이다.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출시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반응이 굉장히 좋다”며 “앞으로 다양한 일상의 여러 상황에 스위치보험 형태를 적용해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핀테크 업체들이 인터넷 보험시장의 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2030세대가 인터넷 보험을 통해 보험의 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다”며 “보험에 대한 관심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보험 유통의 역할을 하는 업체들이 상품 공급 역할을 하는 보험사보다 우위에 올라서며 보험사가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을 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고객이 보험사 홈페이지나 설계사 대신 플랫폼에 쏠리면 역전현상이 발생하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보험사들이 플랫폼에 종속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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