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윤석열, 총장 이후 생각… 조국과 삐걱거릴 듯"

정치컨설팅그룹 민의 박성민 대표는 29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총장 다음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따라서 윤 총장이 문재인 정권을 향해서도 거침없이 수사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차기 법무부 장관으로 유력시 되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삐걱거릴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박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전 수석을 정치권쪽으로 밀고 있다면서 문 대통령이 조 전 수석을 차기 주자로 생각하는지, 조 전 수석이 대망을 가진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두 분이) 정권 재창출에 어느정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정도의 말은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조 전 수석이 과거에 금기시 됐던(청와대 민정수석이 정치현안에 공개 의견 표명)행위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 문화의 변화'와 함께 야당이 너무 약해진 때문이다"고 했다.

◆ 윤석열 '헌법1조', 국민 24번'언급...검찰총장 이후 생각· 현 권력도 손 댄다는 신호

박 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26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사에서 헌법1조를 인용하면서 국민이라는 말을 24차례 언급한 것에 대해 "두가지가 읽혔다"며 "검찰총장 이후까지 생각하고 있구나, 국민의 편에 서서 집권층의 부담스러운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겠구나를 느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헌법 1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말은 정치인들이 주로 비장한 각오를 얘기할 때 쓰는 것으로 국민,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원한다. 이런 신호다"면서 "정치인들이 정치적 미래가 더 계획이 있을 때 주로 이런 표현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런 맥락에서 "검찰총장이 이 표현을 썼을 때, 대중의 강력한 지지를 원한다 라고 했을 때 받은 느낌은 검찰총장 이후까지도 생각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박 대표는 "국민을 강조하고 헌법 1조도 얘기를 하는 등 이 분이 그 국민의 편에 서서 집권층의 부담스러운 수사를 할 가능성이 있겠구나 그런 생각도 느꼈다"며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금 거론되고 있는 조국 전 수석과 약간 긴장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을 읽었다"고 했다. 

◆ 윤 총장, 자리와 나이로 볼 때 檢 완전 장악 가능...서로 야망도 있어 조국과 강대강 충돌 여지  

박 대표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사장 등 검찰간부들 보다) 나이로 보면 압도적으로 위에 있다. (검사들도) 사석에서는 사실 형님 동생 그러는 것 아닌가, (총장이라는 위치나 나이 등으로 볼 때 윤석열) 검찰총장한테 직언을 하거나 충고를 하거나 반대세력이 형성될 가능성이 별로 많지 않다"며 "검찰은 윤석열 총장이 강력하게 장악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조국 수석도 나이로 보거나 윤 검찰총장이 선배 아닌가. 또 (윤 총장이 헌법1조, 국민 등) 강한 명분을 가지고 집권층에도 칼을 들이댔을 때 조국 수석이 어떻게 될 건가"면서 "조국 수석이나 윤석열 총장이 굉장히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 세고 정치적으로 야망도 있어 보이는 등 강대강인데..., 이런 경우는 호흡이 잘 맞기보다는 충돌할 가능성이 전 좀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 조국, '안한다 안한다'면서 정치권으로 한발한발...文 대통령이 조국을 밀어 넣어

박 대표는 조국 전 민정수석을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권으로 떠밀고 있으며 친문이 '차기 주자'로 생각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조국 수석도 사실 계속 안 한다 안 한다 하다가 정치권으로 한발한발 들어오고 있다"면서 그 이유 중 가장 강력한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수석을 계속 정치 한복판으로 밀어넣고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어느 정권이든지 아무리 인기가 있어도 차기 대권주자를 갖고 있지 못한 정치세력은 다 몰락했고 레임덕에 금방 빠진다"며 그 예로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다 말년에 가서 권력에 힘이 빠지는 건 그 강력한 차기 대권주자를 갖고 있지 못했기 때문"임을 들었다. 

박 대표는 "친문에서 보면 마땅한 후보가 없다. 김경수 도지사가 있지만 재판 중이고 불확실성이 있고, 나머지 후보군들도 친문 입장에서 보면 신뢰할 수가 없다"며 "친문이 차기권력을 계속 만들어 내려면, 레임덕을 막으려면 대권주자가 있어야 해 본인이 원했는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조국 수석은 몸집을 키워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 盧는 文 정치 안하길, 文은 반대로 曺 밀어...文과 曺, 정권 재창출 역할론 논의한 듯 

박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민정수석 관계와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수석의 관계가 다르다"며 "노무현 대통령은 문재인 수석을 이 사람 정치할 사람 아니다 하면서 보호하는 한편 실제로 정치 하지 않길 바랬을 것이지만 (문 대통령이 조국 전 수석에게 하는 것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것과 정반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두 분이 어느 선까지 논의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정권을 (재)창출하는 데 두 분이 역할을 해야 된다는 데까지는 얘기를 나눈 것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 조국 위기대처능력 그다지...그럼에도 거침없는 편가르기는 '정치문화' 변화와 약한 야당 때문 

박 대표는 진행자가 "조국 전 수석이 언론 주목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견제 당해 정치인으로서 요구되는 위기대처능력,  여론에 대한 맷집 이런 것들은 상당히 키워왔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묻자 "위기대처능력이 뛰어난 건 아닌데 (페이스북으로 이분법적 편가르기 등) 위기를 자꾸 양산하는 것은 정치 레드라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즉 "조국 수석 개인이 맷집 있거나 위기관리를 잘한다기보다 (민정수석도 거침없이 말할 수 있는) 정치문화가 그렇게 된 측면이 좀 있다"고 했다. 

이어 "또 하나는 야당이 너무 약해졌다. 노무현 대통령 때만 해도 보수가 주류여서 공격이 강력했지만 (지금은) 지리멸렬하고 하니까 (조국 전 수석이) 좀더 자신감을 갖게 된 것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박태훈 기자 [e-mail]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