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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초 완판’ 카뱅 5% 예금, 1383명만 행운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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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24 11:57:21 수정 : 2019-07-24 15:2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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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 100만 넘으며 큰 관심 끌어 / 대부분 사람들 '판매 마감' 안내문만 확인 / 일부 불만 폭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 금융계 일각 "홍보 이벤트에 치중해 준비 제대로 안해" 지적

지난 22일 직장인 홍모(26)씨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5%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하려고 들어갔다가 허탈감만 맛봤다. 인터넷 서버시간까지 체크하면서 11시 정각에 들어갔지만 마주한 건 ‘한도 소진으로 인해 판매가 마감되었습니다.’라고 적힌 페이지뿐이었다. 홍씨는 “5%예금이라길래 기존 적금 상품을 깨고 준비했다”며 “대학 다닐 때 수강신청에서도 밀려본 적이 없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접속했는데 이렇게 빨리 마감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5%로 인하했고, 시중에는 2%대 예금 금리 상품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초저금리 시대에 카카오뱅크가 5% 예금 상품을 내놓아 관심을 모았고 급기야 서버가 폭주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홍씨뿐 아니라 대부분의 고객들은 같은 경험을 했다. ‘1초 마감’이 납득이 가지 않은 일부 시민들은 불만이 폭주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내정자가 있는 것이 아니었냐”며 ‘허위 과장 광고 및 불법 내부정보 이용 금융감독원 조사’를 청원하기도 했다. 이 게시글은 이날 낮 12시 현재 약 3100명이 동의했다. 카카오뱅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적극 대응했다.

카카오뱅크 캡처

◆사전신청 106만, 동시에 10만여명 폭주

 

세계일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카카오뱅크 자료에 따르면 5% 정기예금 상품은 사전신청자 106만8543명 중 1383명이 행운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1000만 가입자 돌파 기념 5% 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100억 한도로 내놓았다. 한 명당 최대 1000만원까지 넣을 수 있었는데 가입액은 10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다양했다.

 

카카오뱅크는 사전신청자를 대상으로 링크를 제공했고, 소비자는 링크를 타고 카카오뱅크 모바일앱으로 들어가서 신청하는 시스템이었다. 1000만 카카오뱅크 고객 중 사전신청자만 106만에 달했는데 오전 11시를 전후로 10만여명이 동시에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너무 많은 접속자가 몰린 나머지 한 때 카카오뱅크앱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계 일각에서는 “너무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홍보성 이벤트에 치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카카오 “개시와 동시에 1500명 선정 완료”

 

카카오 측 자료에 따르면 10시59분59초에 3만207명, 11시 정각에 3만6495명, 11시00분01초에 4만236명, 11시00분02초에는 3만1067명이 접속했다. 00초라고 다 같은 00초가 아니다. 일반 시계에는 00초로 표시되지만 카카오뱅크 서버 자체에는 초 단위를 더 세밀하게 쪼갤 수 있다. 육상에서 ‘10초05’식으로 초 다음 단위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00초에 접속했어도 미세하게 빨리 들어온 사용자가 가입에 성공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카카오뱅크 측은 “이벤트 개시시점의 서버 동시접속자가 4만명 이상인 상황이어서 접속고객이 모두 신청했다는 전제하에 개시와 동시에 1500명 선정을 완료했다”며 “이 중 100여명은 신청 후 입금 등이 이뤄지지 않아 실제로는 1383명이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100억 한도였던 상품의 실제 가입 총액은 113억2710만2265원까지 늘었다. 카카오뱅크 측은 “설계를 하면서 100억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이 됐기 때문에 금액을 줄이거나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카카오뱅크는 시간 제한을 뒀던 24일 이자를 두 배 준다고 하는 ‘카카오뱅크 26주 적금’ 이벤트는 종일 가입 가능하도록 변경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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