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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휴전선 멧돼지 돼지열병 검출 두 배 증가… 정부, 방역 비상

입력 : 2019-07-18 18:20:09 수정 : 2019-07-19 0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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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보다 바이러스 항체 등 늘어 / 일부는 北서 바이러스 유입 추정 / 中서 창궐 ASF 北 거쳐 올 수도 / 야생 멧돼지 개체수 조절 필요성 / 정부선 인력 부족 등 이유 ‘뒷짐’

올해 들어 휴전선 접경지역의 야생 멧돼지를 중심으로 돼지열병(CSF) 바이러스 검출 빈도가 2배 넘게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CSF는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는 다른 바이러스이지만, 전파 양상이 유사해 ASF 전파에 대비한 방역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평가된다. 특히 일부 CSF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건너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ASF 바이러스가 남하하기 전 멧돼지 개체수 조절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수렵 목표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야생멧돼지 CSF 검출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검사한 야생 멧돼지 1016마리 중 CSF 바이러스 항체 113건, 항원 6건이 검출됐다. 이는 지난해 1320마리를 검사해 항체 47건·항원 2건이 검출된 것보다 항체는 2.4배 늘어난 수치다. CSF 항체가 검출된 사례는 2015년 6건, 2016년 7건, 2017년 20건으로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항원은 바이러스가 몸속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경우이고, 항체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생긴 것으로 이미 바이러스가 한번 거쳐 간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CSF 바이러스가 경기·강원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강원도에서만 CSF 바이러스 항체가 2017년 12건(253마리 검사), 지난해 33건(201마리〃), 지난 상반기 88건(271마리〃)이 검출됐다. 일부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CSF는 북한에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되면서 중국을 거쳐 북한에 상륙한 ASF 바이러스가 휴전선을 거쳐 넘어올 가능성에 대해 방역 당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양돈농가 방역활동 최근 중국·베트남에 이어 올해 5월 북한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해 확산 중인 가운데 18일 오후 경기도의 한 양돈농가에서 소독 차량이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CSF는 ASF와 달리 백신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지만 두 바이러스 모두 △야생 멧돼지와 접촉 △분변·타액 등에 의한 간접접촉 △차량·옷·사람 등을 통한 기계적 전파 △불법 축산물에 잔존하는 병원체를 통해 전파가 가능하다. 해외에서 야생 멧돼지를 거쳐 사육돼지로 ASF가 전파된 사례가 일부 보고된 상황에서 야생 멧돼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CSF 바이러스는 국내 방역망의 허술한 구멍을 드러냈다고 방역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해외로부터의 ASF 유입 차단과 더불어 야생 멧돼지 개체수 조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인력 부족과 야생동물 보호 등의 이유로 야생 멧돼지 포획 목표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다. 야생 멧돼지 1㎢당 서식 밀도는 2012년 3.8마리, 2014년 4.3마리, 2016년 4.9마리, 지난해 5.2마리로 증가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ASF 예방 대책으로 접경지역과 양돈농가 주변 지역에 대한 야생 멧돼지 사전 포획을 허용했고 2017∼2018년에는 5만 마리 넘게 멧돼지를 수렵했다”며 “적극적인 개체 수 조절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독일은 지난해 ASF 전파 예방 차원에서 멧돼지 83만마리를 수렵했고 벨기에는 ASF가 발생한 특정 구역 내 멧돼지를 모두 제거하고 있다”며 “야생 멧돼지의 CSF 감염이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다는 상황에서 정부가 개체 수 조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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