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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한류’ 미래의 주역 만나다 [제30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

입력 : 2019-07-17 03:00:00 수정 : 2019-07-16 20:5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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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결산 / 총 4개 부문 중·고등부 153명 참가 / 뛰어난 기량으로 인상적 연주 뽐내

국내 최고 권위의 음악영재 산실로 자리 잡은 제30회 세계일보 음악콩쿠르에서 고등부 이건우(선화예고3·피아노)군·최나영(서울예고3·바이올린)·장윤지(서울예고3·비올라)·조유민(선화예고2·첼로)양이, 중등부 박대호(예원학교3·피아노)군·박원민(예원학교3·바이올린)·장한나(예원학교3·비올라)·한예린(예원학교3·첼로)양이 각 부문 1등을 차지했다.

세계일보가 주최한 이번 대회는 지난 5월 22~31일 서울 금천구청 금나래아트홀에서 열렸다. 피아노·바이올린·비올라·첼로 4개 부문에서 고등부와 중등부로 나뉘어 경연을 치렀으며, 총 153명이 참가했다. 심사위원단은 “참가자들의 기량과 음악적 성숙도가 뛰어나 수상자를 가리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참가자 모두 개성 있고 인상적인 연주를 들려줬다”고 평가했다. 시상식은 18일 오후 4시 세계일보 유니홀에서 열린다.

 

다음은 각 부문 1등을 제외한 수상자 명단

◆고등부

△피아노: 2등 노윤서(서울예고2), 3등 김진우(선화예고3)

△바이올린: 2등 최보경(서울예고3), 3등 이해온(서울예고2)·이주연(서울예고1)

△비올라: 2등 김은지(서울예고3)

△첼로: 2등 강예은(홈스쿨링)

◆중등부

△피아노: 2등 장한새(천곡중3), 3등 이도훈(예원학교1)

△바이올린: 2등 이서연(예원학교3), 3등 남하승(예원학교2)

△비올라: 2등 김지승(신구중1), 3등 김민(예원학교2)

△첼로: 2등 김정은(예원학교3)·김태연(예원학교1)

 

◆ 부문별 1등 수상자 소감

 

■피아노 고등부 이건우

 

입시를 앞두고 더욱 다양한 무대경험을 쌓고자 출전했던 이번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본선에서 연주한 라벨의 스카르보는 저에게 남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곡입니다. 아직은 학생의 위치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이번 콩쿠르를 통해 자신감과 격려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숙한 시선으로 음악을 바라보고 표현할 수 있도록 많은 격려와 지도를 주신 구자은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모든 순간에 함께 해주시고 든든한 지원자가 되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진정한 음악적 가치를 깨우치고 여운을 일으키는 연주자가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이올린 고등부 최나영

 

배우고 성장해야 할 부분이 아직 너무 많기에 마치 저에게 더 많은 계단을 밝고 올라설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는 상 같습니다. 무대 위에서 바이올린은 제 목소리와도 같습니다. 떨리면 소리가 미세해지고 제 마음이 투영되어 슬퍼지면 소리가 우울해집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소리에 집중해서 표현하려고 많이 노력하는데 그렇기에 무대 위에서 음악을 노래하는 것은 재밌는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무대를 통해서 감정을 절제했을 때 묵직함을 배운 것 같아 감사했습니다. 또 그런 감정을 제 방식으로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하여 언젠간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물들일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습니다.

 

■비올라 고등부 장윤지

 

올해 초 제가 슈베르트 3악장 푹 빠져 지냈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늘 아르페지오네를 들으며 슈베르트 다른 작품까지 관심을 갖고 있었을 때 마침 세계일보 지정곡이 발표되었는데 슈베르트 아르페지오네였습니다. 늘 소리의 퀄리티에 대해 지도해 주신 선생님과 무대 위에서의 저의 멘털을 지켜주시는 반주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첼로 고등부 조유민

 

아직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고,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 시간의 끝에 무대에 올라 만족스러운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정말 뿌듯합니다. 본선곡으로 연주했던 엘가 첼로 협주곡은 1차 세계대전 중 작곡되었는데, 심한 우울증을 앓던 엘가의 한숨이 섞인 선율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연습했습니다. 언제나 저를 믿고 따뜻한 격려로 이끌어주시는 이강호 선생님, 김연진 선생님, 박혜은 선생님, 좋은 연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함께 연주해주시는 안지원 반주 선생님, 항상 곁에서 함께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피아노 중등부 박대호

 

지난해 참가 접수만 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콩쿠르에 참가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컸었습니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올해 1등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되어 너무도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진정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음악은 경쟁이 아닌 무대 위에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신 두 분 스승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상적인 삶속에 지쳐 있는 마음에 위로를 주고 때로는 설레게 하는 따뜻한 연주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바이올린 중등부 박원민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등을 하게 돼서 너무 기쁩니다. 본선에서 드보르자크를 연주하였는데 처음엔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하면 할수록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본선을 치르고 나서 아쉬운 마음이 컸지만 그 또한 좋은 경험이다고 생각했었는데 1등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욱 열심히 노력하라는 뜻으로 여기고 좋은 음악가가 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이올린은 저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항상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저의 연주를 듣는 분들에게도 행복을 전해주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비올라 중등부 장한나

 

이번 세계일보 콩쿠르에서 1등을 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먼저 항상 저를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과 음악적 성장을 위해 열정과 사랑으로 가르쳐 주시는 이한나 선생님, 강형은 반주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전곡 연주를 할 수 있는 기회에 떨렸지만 즐기며 연주하고 싶었던 바람이 이뤄져서 정말 기쁩니다. 아직은 부족하고 배워갈 점들도 많기에, 꾸준히 노력하여 좋은 음악을 연주하고 항상 겸손한 음악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첼로 중등부 한예린

 

1등이라는 값진 선물과 함께 여름을 맞이하게 되어 기쁩니다. 항상 열정적인 지도로 저를 이끌어주시는 이강호 교수님과 정선이 선생님, 늘 무대를 함께 빛내주시는 안지원 선생님께 이 영광을 돌립니다. 변함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부모님께도 감사와 사랑을 전합니다. 본선곡 ‘드보르자크 콘체르토-1악장’은 해석부터가 쉽지 않았고, 끝까지 연주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곡이었습니다. 하지만 연습을 하면서 저의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느껴져 보람이 있었습니다. 특히 소리를 내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고, 결과적으로 저에게 많은 공부가 된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우는 첼리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부문별 심사평

 

■피아노 레퍼토리 선정·연주 완성도 탁월함 갖춰

 

중등부 예선참가자 22명 중 8명, 고등부 54명 중 13명이 결선에 올랐다. 모든 참가자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며, 예년처럼 레퍼토리 선정이나 연주 완성도 면에서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음악은 스포츠와 달리 기록이나 점수로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분야이다. 점수표에서 볼 수 있듯이 근소한 차이로 등수가 결정되었기에, 참가자들은 자신의 노력과 발전에 스스로 자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며 오늘 결과에 너무 일희일비하지 않기를 바란다.

 

연주자 역할은 일종의 특수상징인 악보에 생명을 불어넣어 만인이 공감할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전환, 전달하는 행위이다. 특히 피아노는 그 음색이 0.003초에 결정된다고 하는 만큼, 테크닉적인 난이도에 더하여 부분과 전체가 어우러지는 조화와 통찰의 경지가 요구된다. 이는 또한 다양한 해석과 소통의 가능성이 존재함으로써, 그 아름다움이 더욱 풍요로워짐을 의미한다. 힘든 공부의 과정에서 꺼지지 않는 탐구심과 열린 자세로 나날이 성찰과 성장의 기쁨을 얻어가기 바란다.

 

이혜경 중앙대

 

■바이올린 난이도 높은 지정곡 무난히 소화 인상적

 

예선에서 중등부는 바하 무반주곡 두 악장씩을 연주하였는데 참가자 대부분이 내추럴한 톤과 절도 있고 정돈된 보우 테크닉으로 연주한 것이 인상깊었다. 고등부 지정곡인 바하 푸가는 워낙 연주하기도 듣기도 어렵고 힘든 고난도 곡이지만 비교적 무난히 소화했다. 다만 주제 선율을 살리지 못한 과도한 화음 반영과 매끄럽지 못한 보우 거친 움직임들로 일부 출연자들이 결선 진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참가자들 모두가 성심껏 준비하여 뛰어난 역량을 발휘하였지만 화려함보다는 깨끗함, 복잡함보다는 단순함이 더 이끌렸던 무대가 아닌가 싶다. 본선에서는 중·고등부 진출자 모두 본인 선택 자유곡을 마음껏 야심차고 훌륭하게 연주해냈다. 예선 때 가두어두었던 본인만의 깊은 감성과 화려한 테크닉들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수준 높은 음악성과 기량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몇 진출자는 예선 때와는 다른 준비가 덜 된 모습을 보여주어 약간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뛰어난 실력과 연주력으로 본선에 진출한 만큼 등수에 못 들었다 하더라도 각자 지닌 풍부한 감수성과 곡의 완성도로 볼 때 앞으로 우리나라 차세대 음악계를 이끌고 나갈 인재들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중고등부 학생들은 실기만 잘해서도 안 되는 교육적 현실에 직면해 있지만 그럼에도 공부와 실기를 병행해가면서 이러한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무한한 박수를 보낸다. 참가자들 모두 훌륭한 인성과 따뜻한 감성을 지닌 아름다운 연주자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선희 충남대

 

■비올라 다양한 음색 조화롭게 구성 성숙함 느껴

 

올해 예선과 본선은 음악을 이해하고 소리를 만들어 내는 참가자와 음정·박자 위주로 생각하여 연주하는 참가자로 구분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예선에선 중등부와 고등부 예선통과자 모두 무반주곡을 안정된 기본기와 비올라가 가진 풍부한 음색을 각자의 개성으로 표현함을 느낄 수 있었다.

 

본선에 오른 중등부 참가자 경우 곡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고 자신의 연주를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져서 인상적이였다. 아쉬운 점은 연주를 함에 있어서 약간의 실수로 인해 다음 이어질 연주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성숙해질 모습이 기대된다. 고등부 경우 소리의 다양한 변화와 음색의 표현으로 곡을 조화롭게 만들어가는 모습이 성숙되게 느껴졌다. 반면 모든 예선 통과자들한테 기대했던 안정된 기본기나 풍부한 음색을 본선에서 많이 듣지 못해 아쉬움도 있었다. 모든 참가자들이 기본적으로 좋은 기량들을 가지고 있기에 이번 콩쿠르를 계기로 좀더 음악과 어우러질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하고 공유할 연주자가 될 거라 생각된다.

 

이상회 비올리스트

 

■첼로 미묘한 뉘앙스 변화 섬세한 표현 수준급

 

중등부 1위 수상자 한예린은 빼어난 기량, 박진감, 유려한 선율 그리고 탄력적인 리듬 구사력으로 드보르자크 협주곡에 담겨져 있는 음악적 요소들을 성숙하게 표현했다. 공동 2위 수상자 김태연은 생상 협주곡 연주에서 풍부하고 윤택한 음결과 기품 있는 음악성이 돋보인 반면 마침음들 처리를 다소 과장되게 처리해 균형감이 침해됐다. 작곡자가 재단하여 준 음표 길이를 엄수하는 습관을 갖도록 조언한다. 공동 2위 김정은의 드보르자크 협주곡 연주에선 의욕 넘치는 기개를 엿볼 수 있었는데, 강하고 담대한 표현을 하고자 하는 포부와는 달리 현실의 소리는 깨지고 음량은 오히려 위축되는 모순을 불러일으키게 되어 안타까웠다. 몸과 팔에서 긴장을 풀면 원하는 큰 울림이 가능할 것이다.

 

고등부 수상자 조유민과 강예은은 모두 최상의 실력을 갖추었을뿐더러 잘 무르익은 숙성됨이 느껴지는 준비된 연주를 했다. 건강한 비브라토 사용과 활 조절력으로 다양한 음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조유민은 엘가 협주곡 연주에서 악장 간의 특징을 잘 살리는 동시에 곡의 흐름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뉘앙스 변화마저 놓치지 않고 시의적절하게 표현하는 섬세함이 수준급이었다. 슈만 협주곡을 연주한 강예은 역시 무척 세련된 음색으로 감미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로 곡의 도입부를 잘 이끌어갔다. 이 곡은 슈만의 정신장애가 이미 깊어졌을 때 지어진 작품으로서 정신적 불안증상이 그대로 작품에 녹아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윤영숙 서울대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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