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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등급 가르는 ‘비문학’… ‘융합 독서’가 해답

입력 : 2019-07-15 06:00:00 수정 : 2019-07-14 20: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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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대비법 / 2018년 비문학 지문 ‘국어 31번’ 난도 논란 / 최근 모의평가도 오답률 많은 문항 꼽혀 / 인문·과학·예술 등 여러 분야 장문 서술 / 평소 독해력 길러야 주제·의미 파악 쉬워 / 초 3~4학년부터 다양한 글읽기 연습해야 / 핵심 요약 훈련에 꾸준한 독서법 필요

비문학이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등급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비문학 지문 중 만유인력 원리를 추론해 명제의 참·거짓을 판단하는 ‘국어 31번’은 극악의 난도로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렸고, 한 시민단체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국가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평가원은 이후 “국어 31번과 같은 초고난도 문항 출제는 지양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달 시행된 2020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에서도 ‘고난도 비문학’ 기조는 이어졌다. 6월 평가 국어영역에서 오답률이 높았던 문항 중 과반이 비문학 영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에피쿠로스 사상(인문)’ ‘금융감독 정책(사회)’ 등 해당 분야의 전문적인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수준의 고난도 지문이 출제돼 사전 배경지식이 없는 수험생들은 풀어내기 어려웠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교육전문가들은 “경제학·인문학 시험이 아닌 국어시험인데, 지문의 문장 자체를 이해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비문학은 인문·사회·과학·기술·예술 등 교과서에서 주로 다루지 않는 전문 분야 내용을 담고 있어 많은 학생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부분 중 하나다. 또 지문부터 문제까지 장문이 이어져 독해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수능 국어영역 비문학 파트 대비를 위해 긴 글을 빠르게 읽고 명확하게 이해하는 ‘비문학 독서’를 권장하고 있다. 비문학 독서는 교과서 외 다양한 분야의 배경지식을 넓혀주고 글의 논리 구성, 인과관계 등을 효과적으로 체내화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은 “비문학은 지문에 포함된 정보량이 많아 독해 훈련이 잘돼 있지 않으면 단기간에 점수를 높이기에 무리가 있다”며 “고학년 교과 과정으로 진입하는 초등 3∼4학년 때부터 비문학을 꾸준히 읽고 주제와 관련된 핵심 어휘나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독을 피해야 비문학과 친해진다”

어려운 용어 때문에 비문학을 낯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에 전문가들은 “교과 과목이 늘어나면서 읽어야 하는 지문의 양이 많아지는 초등 3∼4학년 때부터 다양한 분야의 정보 글을 읽고 비문학과 친해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중요한 것은 ‘편식’을 피해야 한다. 한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과학·기술·수학·문화·사회·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 도서를 골고루 읽는 것이다. 두루두루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문학이라는 낯선 장르에 익숙해지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정 주제의 책만 편독하는 아이는 다른 분야의 책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며 ‘단계적 독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만약 아이가 한 분야의 정보 책만 읽는다면 다른 분야의 도서를 권하되 최대한 쉬운 책을 골라 주고, 비교적 짧은 호흡의 글이나 그림이 있는 쉬운 정보 책으로 낯선 분야의 두려움을 없애고 독서에 흥미를 느끼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비문학 유형별로 ‘요약 노하우’ 익혀야”

전문가들은 비문학 독해의 기본을 “핵심 어휘·개념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고 중심 문장을 구성할 수 있는 능력”으로 규정했다. 이를 위해선 빠른 시간 내에 글의 맥락을 분석해 핵심을 파악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글의 흐름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종합해 압축하는 ‘요약하기’ 연습이 도움될 수 있다. 요약은 글의 핵심을 짚는 것이 중요한데, 반복되는 단어나 상위어를 생각하며 읽으면 훨씬 수월해진다. 기본적인 요약 요령을 익힌 뒤 정보 글·주장 글의 구조에 따라 핵심 내용을 도출하는 연습을 거치면 글의 내용이 보다 명확하게 들어온다.

오 소장은 구체적인 요약 노하우를 제시했다. 그는 “예를 들면 ‘주장과 근거’의 구조를 가진 지문은 글쓴이가 주장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한두 문장으로 적은 뒤, 제시된 근거를 차례대로 정리해보는 게 좋다”며 “또 ‘정의와 예시’로 구성된 지문은 글에서 ‘A는 B이다’의 구조를 가진 문장을 찾아내 정리한 뒤, 사실·사건 등의 예시를 접속사나 부사를 적절히 활용해 결과를 간결하게 정리해보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급 가를 ‘융합 지문’… 맞춤형 독서법 필요”

수능 국어 비문학 지문 난도가 끝없이 높아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융합 지문’이 지목된다. 융합 지문은 하나의 통일된 주제 아래 다양한 분야 지문을 연관 짓는 지문으로, 초등 중학년 아이들이 바로 이해하기에는 수준이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꾸준한 독서 활동이 도움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가지 주제와 연결된 여러 장르의 책을 읽는 ‘주제 융합 독서’, 다양한 책을 읽고 하나의 통합 주제를 도출해내는 ‘주제 확장 독서’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오 소장은 “가령 ‘전쟁’을 주제로 주제 융합 독서를 한다면, 먼저 ‘천사와 악마가 말하는 세상을 발칵 뒤집은 전쟁’(한솔수북)이라는 정보 책을 읽고 인류 역사에서 중요했던 전쟁의 원인과 결과를 알아본다. 이후 6·25전쟁 당시 피란을 떠나는 어린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 ‘그 여름의 덤디디’(시공주니어)를 읽고 전쟁의 상처와 참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서 후에는 해당 주제와 연계한 ‘전쟁은 꼭 필요한 것인가?’ 등의 주제로 토론하거나, 핵심 내용에 대한 아이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써보는 독후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며 “이런 활동은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관점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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