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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한 그릇도, 치킨 한 마리도 2만원 육박…뭐가 더 비싼걸까?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6-30 23:00:00 수정 : 2019-06-30 14: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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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가운데 닭고기 시장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여름철 복날이 다가오고 있다.

 

보통 이 무렵 닭고기 시세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공급이 몰리면서 평균가격이 예년보다 낮게 형성된 데다, 7월 중순부터 삼복더위가 시작돼도 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7월 생계유통가격은 1㎏당 1100∼1300원 선으로 지난해 1467원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6월 평균 생계유통가격도 평년 대비 대(大)닭 15.9%, 중닭 10.0%, 소닭 7.7% 각각 낮게 조사됐다. 

 

농업관측본부는 "도계 마릿수가 늘어나는 데다가 생산성도 회복됐기 때문"이라며 "다음 달 상순 가격은 초복 수요로 일시적으로 상승하겠지만, 도계 물량이 많아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6월 닭고기 시세 예년보다 낮은 편

 

일반적으로 닭고기는 여름철 초복과 중복 사이가 연중 최고 성수기다.

 

복날 삼계탕 수요가 급증하는 데다, 휴가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치킨 수요도 늘기 때문.

 

올해 초복은 7월 12일, 중복은 7월 22일이다. 

 

대체로 닭고기 가격은 또 다른 성수기로 꼽히는 연말연시에 올랐다가 봄철에 하강 곡선을 그린 후 여름이 되면 다시 치솟는 추이를 보이곤 한다.

 

하지만 올해는 물량이 많아 가격이 예년만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육가공업계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힘을 못 쓰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초과"라며 "7월이 되면 통상 소비가 늘어나니 이를 예상하고 입식(入植·병아리를 사육 농가에 들이는 것)을 늘린다. 올해는 정상적인 소비 패턴보다 생산이 더 많이 들어가서 가격이 내려가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초복∼중복 사이 최고 성수기에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게 된다면 곤란해질 것"이라며 "이 경우 대개 냉동 상태로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여름 성수기 판매 안된 닭고기, 냉동상태로 보관

 

일단 올봄 중국 등 주변국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창궐하고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닭고기에 집중한 게 오히려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시각이 있다.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입식을 늘리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질렀다는 것이다. 

 

닭은 기온이 낮으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높으면 폐사율이 올라가는 등 날씨에 매우 민감한데 올봄 기상이 좋아 생산성이 높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구나 올해는 매년 골머리를 썩이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는 등 질병 문제도 없었다. 

 

농업관측본부는 7월 전체 도계 마릿수는 사육 마릿수는 물론, 작업 일수까지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8.5% 많은 1억1642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본부는 "표본 농가 조사 결과 이달 현재 닭 생육 상황은 지난해보다 좋은 편으로, 다음 달에도 생산성이 좋으리라고 예측됐다"며 "출하 체중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1.72㎏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복날 삼계탕 소비가 늘어나고, 특히 각 식품회사에서 경쟁적으로 내놓는 가정간편식(HMR) 삼계탕 제품의 보급으로 닭 소비가 증가하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MR 삼계탕 제품 늘어…닭 소비도 증가할까?

 

한편 여름철 삼복더위에 보양식으로 즐겨 먹는 삼계탕 가격이 해가 갈수록 오르면서 서민이 먹기에 부담스러운 음식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A식당은 최근 성수기를 앞두고 삼계탕 가격을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했다.

 

2009년 이 식당의 삼계탕 가격이 1만30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만에 5000원이 오른 셈이다.

 

가장 비싼 A식당을 제외한 서울 시내 삼계탕 맛집들은 대체로 1만5000∼1만6000원대에 기본 삼계탕 가격이 형성돼 있다.

 

최근 부쩍 날씨가 더워지면서 허해진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삼계탕과 같은 보양식 전문식당을 찾는 경우가 많아진 소비자들은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 "삼계탕 가격 너무 올라"…치킨은?

 

얼마나 좋은 재료가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삼계탕 한 그릇이 2만원에 육박하는 건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것.

 

육계협회에 따르면 삼계탕용으로 많이 쓰이는 삼계 45~55호의 생닭 평균 가격은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가격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삼계탕 식당들은 이 같은 가격 차에 대해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 가격에는 각종 부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생닭 가격과 단순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명 브랜드 치킨 한 마리도 2만원이 넘는 시대에 유독 삼계탕 가격만 급등했다고 매도하는 건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삼계탕이든 치킨이든 결국 사먹는 이들이 있어 시장논리에 따라 가격이 설정되는 건 아닐까?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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