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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정책 강화했는데… ‘극단주의’·‘혐오’ 기준 모호

입력 : 2019-06-29 13:00:00 수정 : 2019-06-29 12: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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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에서 ‘혐오’나 ‘극단주의’ 색채가 담긴 콘텐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유튜브는 이들 표현이 담긴 콘텐츠나 채널을 구분해 삭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유튜브 자체의 혐오나 폭력성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유튜브, 혐오·극단주의 콘텐츠 제재

 

28일 유튜브에 따르면 앞으로 편향된 이념 등을 옹호하는 콘텐츠나 채널은 삭제나 정지 등의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유튜브가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미국에서 백인 우월주의나 신(新)나치주의 등의 콘텐츠가 유튜브를 통해 확산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다.

 

유튜브는 금지 대상으로 “차별이나 분리, 배척을 정당화하기 위해 특정 집단이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콘텐츠”를 지목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유대인이 비밀리에 세상을 통제하고 있다거나, 여성이 남성보다 지적으로 열등하기 때문에 일부 권리를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 백인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하다는 내용 등을 예로 들었다. 

 

유튜브는 혐오표현에 대한 기준을 직접적으로 위반하지 않았더라도, 반복적이거나 금지선을 건드리는 채널을 광고 프로그램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채널 운영자가 콘텐츠에 따른 광고 수익을 가져갈 수 없다는 뜻으로, 높은 조회수를 얻기 위해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는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튜브가 사용자의 알고리즘을 분석해 제안했던 추천 콘텐츠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른바 ‘경계선 콘텐츠’에 속하는 회색지대의 콘텐츠는 추천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유튜브 정책서 ‘혐오’ 기준 모호

 

하지만 유튜브가 제한하는 혐오표현의 기준이 모호해 적용대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유튜브는 정책상 ‘폭력성’을 금지하고 있는데, 그 내용이 ‘악의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 콘텐츠를 차단하는 등의 제재를 가하고 있다. 여기서 ‘악의적’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유튜브 정책에 실효성이 있을지,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일례로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 구도 쉘리의 계정이 불특정 다수에 의한 악의적 신고로 정지됐다. 한국계 호주인인 구도 쉘리는 ‘먹방’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계정이 정지된 뒤 구도 쉘리는 “악의적 신고 테러로 현재 ‘구도 쉘리’의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게 됐다”며 “문제가 있었다면 실버 버튼을 받을 자격도 되지 않았을 거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과 저작권 경고 받은 거 없이 깨끗한데”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유튜브 관계자는 “개별 콘텐츠에 대해 원인을 설명해주긴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스티븐 크라우더가 성소수자 카를로스 마자의 성적취향과 인종을 조롱했지만, 유튜브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크라우더는 마자의 말과 행동을 과장되게 흉내내는 등의 영상을 올렸는데, 유튜브는 ‘정치적 논쟁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혐오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매체를 통해 전해지며 미국사회에서는 유튜브 정책에 대한 논란이 일었고, 유튜브 CEO 수전 워치스키가 나서 사과까지 했지만 논란의 영상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논란이 거듭되자 유튜브도 자정을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관련 정책을 수십 차례 업데이트하는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지만, 유튜브에 올라오는 콘텐츠의 수가 많고 다양해 논란을 잠재우기 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관계자는 “사용자들의 유튜브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판단된 콘텐츠는 삭제하고 반복적인 위반의 경우 계정을 해지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사진=세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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