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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골목상권' 맛은 기본…소비자들 "'이것'도 중요해"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6-22 06:00:00 수정 : 2019-06-20 14:2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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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맛 제외,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요인은 '식당 주인의 노력' / <백종원의 골목식당> 시청경험 많고, 시청자의 프로그램 호감도 높아 / 시청자 85.9% "실제 골목식당의 문제점 잘 보여줘"…82.6% "가게 운영하는 이들에게 도움되는 프로그램" / 전체 85.2% "골목상권이 살아나기 위해선 자영업자들이 더 노력해야" / 골목상권 침체, 대형마트 때문이라는 인식 적어…과반수 "골목상권 살리기 위한 국가 지원책 필요"

현재 시청자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골목상권과 자영업자의 현실을 비교적 잘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령화와 취업난 속에 자영업자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성공을 맛보는 골목식당은 소수에 불과한 게 우리네 현실이다.

 

하지만 대부분 철저한 준비 후에 창업에 뛰어들기 보다는 그저 막연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실패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않고, 대기업 상권과 경제상황 등 외부 요인으로만 돌리는 자영업자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태도는 무엇보다도 사장의 노력과 손님을 대하는 태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생각과 배치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자영업자들에게 가감 없는 조언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기본적인 자세를 일깨워주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는 게 어찌보면 당연해 보인다.

 

물론 일부 출연자들의 태도, 다소 과한 설정 등 프로그램을 둘러싼 잡음도 존재하지만, 이처럼 애정 어린 시선으로 골목상권 문제에 접근하려는 시도 자체가 드물었기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흔들리는 골목상권, 자영업자들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가맥집. 무너진 한옥 담이 야외 미술품처럼 보인다. 권이선 기자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의 시청경험(89.2%)이 많고, 프로그램 영향력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 12.2%는 방송에 등장한 식당을 실제 방문해 본 경험 있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 및 골목상권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백종원의 골목식당> 프로그램의 시청경험이 많고 백종원 개인에 대한 신뢰도도 상당히 높은 가운데, 골목식당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먼저 전체 응답자의 89.2%가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시청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의 고정 시청자층도 제법 탄탄해 보였다. TV에서 재방송하는 것을 우연하게 시청한 경험(68.9%, 중복응답)이 가장 많았지만, 본 방송시간에 채널을 고정해 놓고 시청한 경험(41.9%)도 상당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네이버, 다음 등 포탈사이트에서 클립 및 하이라이트 영상(23.3%)을 보거나, 다시 보기 형태(21.3%)로 시청한 경험이 뒤를 이었다. 프로그램의 영향력도 높은 편이었다. 프로그램 시청자의 72.1%가 관련 기사 및 뉴스를 접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그만큼 사회적으로 화제를 모으고,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청자 10명 중 1명(12.2%)은 방송에 등장한 식당을 실제 방문한 경험도 있었는데, 이런 적극적인 경험은 만 19~24세(15.1%)·만 25~32세(16.2%) 젊은 층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시청자들 "<백종원의 골목식당> 자영업자의 현실 잘 보여주고, 장사가 안 되는 이유 잘 전달해주는 것 같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대한 시청자의 평가는 상당히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시청자의 66.8%가 프로그램에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성별(남성 68.2%, 여성 65.5%)과 연령(만 19~24세 72.1%, 만 25~32세 65.7%, 만 33~44세 63.5%, 만 45~54세 68.9%, 만 55~59세 69.1%)에 관계 없이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에 호감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자영업자들의 실제 현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61.4%, 중복응답)이었으며, 장사가 안 되는 이유를 정확하게 잘 전달해주고(59.2%), 실질적으로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준다(57%)는 점도 높게 평가되었다.

 

백종원씨가 가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부분이 속 시원하다는 응답(51.3%)도 많았는데, 특히 20대 초반 시청자(74.2%)가 이러한 부분에서 대리만족을 많이 느끼는 모습이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자료사진

 

반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시청자(6.8%)는 소수에 불과했다, 인위적이고 연출된 느낌(50.8%, 중복응답)이라는 이유를 가장 많이 내세웠으며, 매번 비슷한 포맷이라서 식상하고 재미가 없다(41%)는 의견도 많았다. 이와 함께 장사가 잘 안 되는 이유를 자영업자의 능력 및 노력 부족으로만 돌리는 것 같고(27.9%), 백종원이라는 개인을 너무 띄워주는 것 같다(24.6%)는 불편함도 엿볼 수 있었다.

 

프로그램 시청자들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요즘 골목상권이 처한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바라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시청자의 85.9%가 프로그램이 실제 골목식당의 문제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데 공감하는 것으로,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 비슷한 생각이었다. 물론 프로그램이 실제보다는 연출되거나 기획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는 의견(동의 41.3%, 비동의 21%)도 어느 정도 존재했지만, 기본적으로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골목상권의 현실을 제대로 비춰주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자영업자들이 마주한 어려운 현실을 알게 되었다는 시청자(75.9%)도 상당히 많았는데, 특히 중장년층(만 19~24세 70.9%, 만 25~32세 69%, 만 33~44세 71.9%, 만 45~54세 85.8%, 만 55~59세 83.5%)이 자영업자의 어려운 현실에 공감하는 태도를 많이 보였다.

 

물론 자영업자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도 엿볼 수 있었다.

 

가령 장사가 잘 안 되는 식당들의 공통점은 사장들이 자기만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78.7%)이라는 지적이 상당했다. 반면 프로그램이 골목식당의 문제를 지나치게 운영자 및 식당 사장의 문제로 보게 만든다는 주장에는 의견(동의 39.3%, 비동의 34.8%)이 엇갈렸다.

 

◆10명 중 8명 "백종원이라는 사람에 대해 믿음이 간다"

 

프로그램의 ‘방향성’에도 많은 신뢰를 보내는 모습이었다. 시청자 대부분이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실제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고(82.6%), 단순한 예능이 아니라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프로그램(80.2%)이라고 바라보는 것으로, 그만큼 어려운 골목상권에 힘을 주고자 하는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제공하는 TV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67.4%)고 말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방송을 이끌어나가는 ‘백종원’ 개인에 대한 신뢰도도 무척 높은 편이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함. 자료사진

 

시청자 10명 중 8명(78.4%)이 백종원이라는 사람에 대해 믿음이 간다고 응답한 것으로, 젊은 층일수록 그 신뢰도(만 19~24세 83.7%, 만 25~32세 80%, 만 33~44세 78.8%, 만 45~54세 76.9%, 만 55~59세 72.2%)가 높은 특징을 살펴볼 수 있었다. 반면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지나치게 백종원이라는 개인을 미화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바라보는 시각(22.5%)은 많지 않았다.

 

◆장사 잘 되는 골목식당, 그 집만의 특징 있어…안 되는 곳은 일단 맛이 없기 때문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맛을 제외하고 골목상권 식당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식당 주인의 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주변 상권(25.5%, 비중)과 식당 홍보(19.3%)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식당 주인의 노력(55.3%)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바라보는 것이다.

 

골목식당 중에서 장사가 잘 되는 가게의 성공요인을 묻는 질문에도 그 집만의 특징이 뚜렷할 것(55.5%, 중복응답)이라는 의견과 함께 식당 주인의 성격과 손님에 대한 배려가 좋기 때문(53.9%)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이 나왔다.

 

식당만의 매력적인 특징만큼이나 식당 주인이 손님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인이 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젊은 층(만 19~24세 60%, 만 25~32세 55.6%, 만 33~44세 54.4%, 만 45~54세 53.1%, 만 55~59세 45.5%)에서 보다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었다.

 

식당 주인이 열심히 일하고 부지런하기 때문에(43.3%) 장사가 잘 된다고 바라보는 소비자도 상당수였다. 물론 음식의 맛에 비해 저렴한 가격(52.5%)과 뛰어난 ‘맛’(38%)을 성공요인으로 보는 시각도 많았지만, 골목식당의 성공을 위해서는 식당 주인의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반면 골목식당 중에서 장사가 잘 되지 않는 가게는 기본적으로 맛이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70.3%, 중복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와 함께 손님에 대한 배려가 없고(59.9%),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게으른 태도를 보이는(49.4%) 주인의 자세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컸다.

 

골목상권과 관련한 전반적인 인식을 살펴봐도 자영업자들의 노력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5.2%가 골목상권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바라봤으며, 골목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장사를 잘 못하는 개인·자영업자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절반 이상(55.1%)에 달한 것이다.

 

물론 자영업자의 노력만으로 골목식당의 활성화가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소비자 10명 중 9명(87.3%)은 골목상권이 살기 위해서는 골목마다 특징이 있는 상품이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런 생각은 연령에 관계 없이 비슷했다. 자영업자들의 부단한 노력을 바탕으로 각 상점마다 차별화된 매력을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전체 75.6%는 독특한 맛과 경험이 있는 곳이라면 교통이 불편해도 그 식당에 꼭 찾아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대 초반(66.3%)보다는 50대 후반(80.4%) 연령대가 맛과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눈에 띈다. 

 

◆87.3% "골목마다 특징 있는 상품·경험 제공해야"

 

반면 골목상권의 침체 원인을 외부적 요인인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에서 찾는 소비자는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28%만이 골목상권이 살아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인근의 대형마트나 슈퍼가 많기 때문이라는데 동의한 것으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소비자(49%)가 훨씬 많았다. 당연히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 인근 대형마트 진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찬성하는 소비자(29.1%)도 많지 않았다.

 

소비자 과반수(54.9%)는 골목상권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국가적으로 제도 차원의 지원책 육성이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은 만큼 국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골목상권이 살아야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인식(55.3%)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특히 만 45세 이상 중장년층에서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일자리의 증가와 연관 짓는 태도(만 45~54세 62.2%, 만 55~59세 57.1%)를 많이 보였다. 청년들의 열정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강한 모습이었다. 소비자 2명 중 1명(52.8%)이 골목상권이 살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는 청년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골목상권이 살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중장년층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34%)보다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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