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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시상지인 노르웨이…北 대화 이끌 '한반도 평화 비전' 나오나

입력 : 2019-06-11 06:00:00 수정 : 2019-06-11 17:4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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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오슬로 선언’ 기대감/ 한반도 비핵화 등 의지 천명 핵심/ 북·미 대화 촉진제 역할도 기대

◆니니스퇴 “한반도 안정이 곧 세계평화… 뭐든지 돕겠다”

 

북유럽 3개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와 공감대를 넓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평화 정책을 적극 지지하면서 필요한 경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양국은 또 내년부터 부산과 핀란드 헬싱키를 오가는 항공노선을 주 3회 추가 운영키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환영식 직후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단독·확대 정상회담에서 “니니스퇴 대통령께서는 한반도의 평화를 향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며 “‘헬싱키 프로세스’로 동서 진영 간 화합을 이끈 핀란드의 지지와 성원은 한반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반도 정세와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정책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다음 달부터 유럽연합(EU) 의장국을 수임하는 핀란드를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유럽 국가의 지속적인 지지를 얻는 데 초점이 맞춰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헬싱키=뉴시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요청에 적극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노력에 대해서 핀란드가 아주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가 성공하면 전세계 평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핀란드가 한국을 위해서 뭐든지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또 “핀란드가 앞으로 EU 이사회 의장국이 되면서 EU가 어떻게 한반도의 평화프로세스를 지지할 수 있는지 많은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하노이 회담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미 많은 진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중단 및 군사적 긴장 완화를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대화의 모멘텀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남북 간,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확신했다.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대통령궁 앞 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헬싱키=뉴시스

북·미 협상이 핀란드에서 진행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니니스퇴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아무런 구체적인 제안이 없다”면서도 “언제나 외교적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미 간 대화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제3국의 주선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며 “혹시 도움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핀란드에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문 대통령과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날 양국 국민의 활발한 교류 확대를 위해 부산(김해공항)과 헬싱키 간 직항 노선을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부산∼헬싱키 노선은 내년 3월부터 주 3회 운항하게 되며 김해공항의 첫 유럽 노선이 된다. 문 대통령은 “국빈방문 계기에 내 고향 부산과 헬싱키가 더욱 가까워지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과 헬싱키를 오가는 노선은 주 7회 운영되고 있으며 탑승률은 9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하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양 정상은 아울러 우수 인재들의 인적교류와 더불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5G 이동통신,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CT(정보통신기술)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핀란드의 해외 인재 유치 정책인 ‘탤런트 부스트’를 통해 우수한 ICT 인력 교류도 확대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오전(현지시간) 핀란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부인 옌니 하우키오 여사와 함께 참석해 국민의례 하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文대통령 ‘오슬로 선언’ 기대감

 

제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1주년을 맞는 12일(현지시간) 북유럽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선언’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3개국 중 한 곳인 노르웨이는 노벨평화상을 시상하는 곳이다. 장소가 가진 상징성에 맞춰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촉진할 것이란 기대가 우리 정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2일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진행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지난 9일 “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절정에 달하던 2017년 내놓은 베를린 선언에서 아무도 믿지 않았던 남북 대화와 한반도 평화 상황을 제시해 대부분 실현했다”며 “이번 강연에서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한반도 평화비전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2017년 7월6일 독일 베를린 방문 연설을 통해 내놓은 ‘베를린 평화구상’을 발표해 주목받은 것처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핀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헬싱키 대통령궁 앞 정원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헬싱키=뉴시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제안 등이 담기면 북한이 대화에 나설 명분을 갖게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열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부터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유화책을 지속해 왔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8일 재선 출사표를 던진다는 점과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등 국제정세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를 계기로 ‘원포인트’ 형식의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면 북·미 대화 또한 재개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전문가들 다수는 오슬로 선언에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와 번영, 신한반도체제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북·미 대화를 추동할 결정적 내용이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더 이상의 합의나 선언이 아니라 가시적 조치들을 원하고 있다”며 “오슬로 선언 자체가 결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평화 애호국의 이미지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여건 조성과 무방하게 우리 정부가 일방 메시지만 주고 북한이 이에 호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반면 대외여건상 이번 선언에 북·미 대화의 물꼬가 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오슬로 선언에 대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남북 정상선언과 6·12 북·미 공동성명의 성실한 이행을 통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천명하는 것이 이번 선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 교수는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대한 북한의 화답, 톱다운 방식을 통한 문제 해결에 공감하는 남·북·미 세 정상의 의중으로 볼 때 궁극적으로는 한반도에 대화 정국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북한 외무성·통전부 조직정비 완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슈 등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달중 · 정선형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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