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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혁신리더십] 잡노마드 시대와 리더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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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07 00:36:29 수정 : 2019-06-07 00: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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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 1년차 직장인 65% “이직 경험” / 긍정·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 나서야

며칠 전 신문에서 충격적인 기사를 하나 읽게 됐다. 직장인 1322명을 대상으로 ‘연차별 이직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10년차 직장인이 평균 4회 이직 경험이 있으며, 특히 경력 1년차 직장인 중에도 ‘이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무려 64.7%였다는 결과였다. 대졸 신입사원 1년 내 퇴사율이 28%란 또 다른 통계도 존재한다. 이직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낮은 연봉’과 ‘상사에 대한 불만과 불화’가 꼽혔다고 한다.

요즘 젊은 직장인은 선배들처럼 처음 입사한 기업에서 은퇴를 꿈꾸며 일하는 세대가 아니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찾아서 이직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대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들을 ‘잡노마드족’이라 부른다. 가축을 키우기 좋은 곳을 찾아 유목민이 이리저리 떠돌 듯 좋은 직업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 같기 때문이다. 어떤 구직업체가 20∼30대 성인 남녀 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잡노마드에 관한 인식을 묻자 68.6%가 긍정적이라고 대답했으며, 43.6%가 스스로 잡노마드족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야 하는 리더에게 어떤 직원이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이런 상황은 악몽과도 같을 것이다. 그리고 젊은 직원의 높은 이직률은 기업에 점점 감당하기 힘든 미래의 가장 큰 비용이 될 것이다. 그래서 잡노마드 시대는 기업과 리더에게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과연 우리는 잡노마드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는가.

필자가 만난 기업의 많은 리더는 젊은 직장인의 잦은 이직을 보며 속으로 ‘요즘 애들은 참을성이 없어. 조금만 힘들어도 회사 나갈 생각부터 한단 말이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불평과 비난만 한다고 잡노마드라는 거대한 물결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낮은 연봉으로 인한 이직은 회사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자유롭게 참여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조금이라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는 문화가 있다면 잡노마드란 시대적 흐름에 조금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지시와 명령으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에 대한 의미를 공유하고 자율적이고 수평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지금 몸담은 회사를 떠난다는 것이 아쉬워지지 않을까.

무엇보다 요즘 젊은 직장인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일부 대기업에서 시도하는 주 4일 근무제는 직원의 ‘워라밸’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주 4일 근무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에듀윌, 배달의민족 등 중기업도 조금씩 실천하는 추세이고, 2010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는 에네스티란 화장품 제조 기업은 이후 매출이 20%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주 4일 근무가 부담스럽다면 징검다리 연휴 공동연차와 같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을 하나씩 찾아내 구성원에게 ‘우리 회사는 직원의 워라밸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확신과 진정성을 심어주는 것은 어떨까.

잡노마드 시대에는 긍정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동일 연세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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